모든 것을 게이머가 디자인한다
2006.08.28 19:32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온라인 게임에 관심있는 게이머라면 ‘에버퀘스트’라는 타이틀을 한 번쯤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에버퀘스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라인 게임이다. 그런 에버퀘스트를 만든 핵심 개발자 ‘브레드 맥퀘이드’와 ‘제프 버틀러’가 새로운 온라인 게임을 들고 나타났다. 자유도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에버퀘스트를 탄생시킨 그들답게 ‘게이머의 마음대로’란 수식어를 붙게 만든 게임! 바로 ‘뱅가드 : 사가 오브 히어로즈(이하 뱅가드)’다. 에버퀘스트란 말에 눈이 번쩍 뜨이는 독자가 몇몇 보이므로 바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세계
여행! MMORPG의 로망
MMORPG라고 하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던전을 탐험하고, 강을 건너고, 산을 오르고, 습지를 가로지르며
갖가지 희귀한 몬스터를 퇴치하는 것 말이다. 뱅가드에는 이런 여행의 재미를 주는
요소가 있다.
▲ 이곳이 3대 문명 중 하나인 사막의 대륙 '쿠알리아'. 건축 양식과 환경이 이집트와 비슷하다. |
3대문명의
공존
뱅가드 온라인은 우리에게 친숙한 문명이 공존하는 세계다. 눈과
녹색 평원이 존재하는 서유럽 풍의 ‘세스트라’, 아라비아 풍의 사막과 모래의 대륙
‘쿠알리아’, 동양풍의 ‘카자네스’와 ‘아치펠라고’가 있다. 이 문명들은 각각
다른 대륙에 위치해 있다. 문명에 따라 고유한 퀘스트와 몬스터, 배경을 가지고 있어
같은 게임 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개성 있는 모험이 가능하다.
▲ 파티도 모였으니 출발해 볼까? |
▲ 오늘은 고대 피라미드 탐험이다 |
예를 들어 지구의 중동지역 느낌이 나는 쿠알리아에선 도시나 던전이 피라미드나 스핑크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등장하는 몬스터 역시 아라비아, 이집트 등의 신화나 민담 등으로 전해지는 괴물들이 등장해 고유한 문명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유럽풍 디자인 일색인 대부분의 MMORPG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을 준다.
▲ 각 문명에 어울리는 몬스터들이 등장해 던전탐험의 지겨움이 덜 하다 |
캐러반
시스템
캐러반 시스템은 게이머가 로그아웃
상태에서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파티가 어떤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자신은 급한 일이 있어 잠시 로그아웃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을
자주 즐기는 게이머라면 이런 경우 난감 할 것이다. ?뱅가드에선 그런 난감함을
느낄 필요가 없다. 다른 플레이어에게 ‘리더’를 위임하고 로그아웃하면 다음 로그인
시, 게임 내에 리더가 위치한 자리에서 시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케러반 시스템
덕에 식사시간의 압박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것이다.
▲ 캐러반 시스템 덕에 게이머는 짬나는데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식사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와우와
비슷한 전투 시스템
뱅가드의 전투시스템은 와우와 비슷하다. 파티가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있어 기본적인 요소가 되는 것이다. 개발자에 의하면 몬스터
사냥에 관련된 컨텐츠의 경우 솔로잉-20%, 파티-60%, 레이드-20%로 안배되 있다고
한다.
▲ 뱅가드에서 기본 전투 단위는 '파티'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 사냥 컨텐츠의 60%가 파티 사냥이다. |
클래스의 역할 역시 와우와 비슷한 면을 보인다. 직업의 구성은 우리가 판타지 월드라고 하면 떠 올릴만한 ‘전사’, ‘성기사’, ‘공포의 기사(드레드 나이트)’, ‘마법사’, ‘성직자’, ‘레인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포의 기사는 ‘타운트(도발)’을 사용해 방어력이 약한 마법사나 성직자로부터 몬스터를 때어놓고 성기사는 강화마법으로 파티를 강화시키며 전사와 마법사는 몬스터에게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 있다.
▲ 몬스터도 부대 단위를 이루는 경우가 꽤 있다 |
▲ 각 직업의 역할 역시 와우와 비슷한 면을 보인다. |
집,
탈 것, 아이템 모두 게이머가 만든다
뱅가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스템은 ‘커스터마이즈(설정)’ 시스템이다. 집, 탈 것, 갑옷, 무기 등을
게이머가 원하는 데로 디자인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이런
커스터마이즈 시스템은 게이머에게 몬스터 사냥 외의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할 것이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즈는 곧 다양한 크래프팅 시스템으로 직결 되기 때문이다.
하우징
시스템
말 그대로 집을 짓는 시스템이다. 대다수의 온라인 게임에서
게이머는 ‘정착’할 수 없는 방랑자일 뿐 이다. 당신이 아무리 많은 게임머니를
가지고 있더라도 당신의 캐릭터는 게임 내에선 맘 편히 발 뻗을 조그마한 공간조차
없는 ‘홈리스’에 불과하다. 하지만 뱅가드에선 게이머가 자금이 충분하다면 자신만의
공간인 ‘집(하우스)’를 소유할 수 있다.
▲ 뱅가드는 집의 모양과 크기 구조를 게이머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
뱅가드의 하우징 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집을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에 있다. 즉, 집의 모양과 크기, 구조, 건축 양식 등 세세한 부분을 모두 게이머가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인테리어(집안의 가구, 생필품, 음식 등)도 모두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채울 수 있다.
▲ 가난하다면 나무집이 될 것이고 부자라면 석조집이 될 것이다 |
이 하우징 시스템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자신의 업적을 장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게임 내에서 악명 높은 드래곤을 사냥했다 치자. 당신은 그 드래곤의 머리를 박제시켜 당신의 집에 진열해 놓을 수 있다. 당신의 집을 방문하는 다른 게이머는 집을 둘러보고 당신의 업적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 내부 인테리어 역시 게이머가 직접 구성할 수 있다. 몬스터 전리품도 빼 놓을 수 없은 인테리어 품목 중 하나다. |
친구나 동료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가상 세계의 로망 중 하나가 아닐까? (울티마 온라인처럼 부동산 중계업자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②마운트
시스템
뱅가드에서 마운트 시스템(탈 것)은 조건만 갖추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탈 수 있다. 이 탈 것의 범주에는 말, 유니콘, 다양한 육식 동물(곰,
호랑이 같은), 배(Ship), 그리폰, 심지어 드래곤까지 들어간다. 드래곤이나 그리폰
같은 특별한 탈 것은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특별한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자신이 직접
테이밍해 얻을 수 있다.
▲ 그 흔한 말 조차도 크기, 색, 모양이 다르다. 제작 기술만 있다면 마구, 마갑도 게이머가 직접 디자인해 만들 수 있다 |
캐릭터가 게임 내 월드를 여행하는데 있어 이동 속도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역을 이동하는데 속도가 느리거나 너무 빠르면 그것만큼 답답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뱅가드에선 단순히 뛰기, 걷기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탈 것의 속도를 세세하게 게이머가 직접 조절할 수 있다.
▲ 탈 것인 '그리폰'. 이 녀석을 타면 하늘을 날 수 있다 |
한 가지 독특한 것은 배(Ship) 인데 배는 제작 아이템을 이용해 게이머가 직접 만들 수 있다. 배를 만들기 위해선 ‘목수’와 ‘대장장이’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배의 모양, 크기. 재질, 내부 구조까지 모두 게이머가 원하는데로 만들 수 있다. 이 기술만 있다면 자신만의 호화 유람선(?)도 꿈이 아니다!
▲ 이 녀석도 탈 수 있으려나 |
▲ 기술만 있다면 직접 자기 배도 만들 수 있다 |
③크래프팅
시스템
크래프팅 시스템의 특징은 게임 내의 경제시스템이유저들에
의해 구성된다는 것이다. 게이머가 목수, 대장장이, 무두장이, 탈 것을 길들이는
테이머 등 모험자라는 직업 외에 다양한 직업으로 게임 내에서 활약할 수 있다. 단순히
몬스터 사냥과 레벨업만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이머에 의해 구성되는 게임
내 경제는 즐길 거리가 많은, 풍성한 컨텐츠를 가진 게임으로 만들어 준다.
▲ 크래프팅 시스템은 게임 내의 경제를 게이머들이 직접 구성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즉, 몬스터 사냥?외의 컨텐츠가 증가하는 것이다 |
와우의
사냥 시스템 + 울티마의 경제 시스템
필자는 기사를 작성하면서 크래프팅
시스템과 하우징 시스템, 마운트 시스템에선 울티마의 향기를 느꼈다. 사냥 부분에선
와우의 향기가 났다. 출근길 지하철에 가보면 알겠지만 좋은 향기가 나는 향수가
섞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향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뱅가드는 아직 클로즈베타
테스트조차 하지 않은 ‘실험 중인 향수’다. 부디 뱅가드가 게이머들에게 좋은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명품 향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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