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인가 퇴보인가
2007.06.22 19:04게임메카 아미
윌 라이트 없는 심시티?
EA는 지난 주
‘심시티’시리즈 최신작 ‘심시티 소사이어티즈(Simcity Societies 이하 소사이어티즈)’가
개발 중이며, 올해 연말에 발매된다 밝혔다. 그런데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심시티’의
신작이 발표된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번 작품은 원작 개발사 맥시스(원작 개발자인
윌 라이트가 설립한 개발사)가 아닌, 전혀 다른 개발사에서 만들어진 다는 소문이었다.
그리고 루머로만 치부되던 그 소문이 사실로 밝혀졌다.
현재 맥시스 개발진은 ‘스포어(Spore)’와 ‘심즈’ 시리즈의 제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소사이어티즈’에 힘을 쏟을 여력은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20년이 다 되어 가도록 ‘심시티=맥시스’, ‘맥시스=심시티’라는 당연해 보이는 명제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현재 해외에선 이를 두고 ‘심시티’ 시리즈의 고전팬들은 물론, 평소 ‘심시티’에 관심을 두지 않던 유저들까지도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맥시스 로고가 나오지 않는 ‘심시티’가 주게 될 충격파가 상당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 ‘소사이어티즈’는 틸티드 밀이라는 개발사에서 연말 발매를 목표로 제작을 하고 있다.
▲ 공식 홈페이지의 모습. 공개된 것이 거의 없다 |
고전 심시티 시리즈는 사라지는가?
틸티드
밀(Tilted Mill)은 ‘시저 4(Caesar 4)’, ‘칠드런 오브 더 나일(Children of the
Nile)’ 등 주로 전략 시뮬레이션과 전략성이 가미된 RPG 게임을 만든 개발사다.
이를 보면 ‘소사이어티즈’를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과 기획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팬들의 걱정은 틸티드 밀이 얼마나 게임을 잘 만드느냐 보다 그저 맥시스가 심시티 신작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 그 자체다. 행여 ‘커맨드 앤 퀀커’ 시리즈를 개발했던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게임 타이틀에 의해 더욱 가중된다. ‘소사이어티즈’는 기존 시리즈와 달리 1, 2, 3의 숫자 넘버링도 아니고, 2000이나 3000과 같이 시리즈 순서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제목도 아닌, ‘소사이어티즈(Societies)’라는 전혀 새로운 제목을 달고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게임 플레이 방식 역시 기존 작품들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를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언뜻 느껴지는 분위기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
현재 외국의 유명 웹진이나 유저 커뮤니티 등에서 주로 올라오고 있는 예상에 따르면 ‘소사이어티즈’는 지금까지 틸티드 밀이 만들었던 게임들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의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번 신작은 ‘시저4’와 같은 게임처럼 틸티드 밀의 전형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이며, 도시건설은 기존‘심시티’시리즈의 형식적인 부분만을 차용해서 만드는 형태의 게임이 될 것이란 내용이다.
살기 좋은 도시보다 만들고 싶은 도시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에 의하면 틸티드 밀은‘소사이어티즈’를 기존 시리즈보다 더 다양하고,
더 간단하게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소사이어티즈’는 6가지의 사회 에너지(social energy)를 바탕으로 플레이어가 원하는 자신만의 도시를 만드는 게임이다. 기본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예상해 보면 먼저 지금까지의 ‘심시티’시리즈가 시뮬레이터에 가까운 형태였다면, 이번 신작은 데코레이션(꾸미기)에 가까운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시리즈에서는 유저가 자기 취향에 맞는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기본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큰 목표가 존재했다. 즉, 범죄율이 높아지면 경찰서를 짓고 불이 나면 소방서를 건설하는 것처럼 우리가 실생활에서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을 이용해 자신만의 도시를 ‘설계’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하지만 ‘소사이어티즈’에선 이런 틀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기존 작품에선 게임의 궁극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 건설’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지만 신작에서는 이런 정해진 목표에서 탈피해 도시 건설에 대한 목표를 유저 자신이 선택해 그에 알맞게 플레이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기존의 ‘심시티4’에서 어떤 유저가 시민들의 요구 이상으로 교육 시설을 많이 지어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으로 만들고자 시도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고 해도 거주하고 있는 시민의 수에 따라 이 시설들은 이용할 만큼만 이용되고, 나머지 여분은 그저 텅 비어있을 뿐이다. 즉, 과도하게 시설을 건설하면 예산이 낭비될 뿐 그 외에 사회적으로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사이어티즈’에선 유저가 지어가는 건물이나 시설에 따라 도시의 분위기가 변하게 된다. 학교를 많이 지으면 교육도시에 알맞은 분위기가, 경찰서 같은 정부시설을 많이 지으면 행정도시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 건물의 색이나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시민들의 행동양식까지도 도시의 성질에 따라 변화한다. 즉,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를 유저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 정답이 없는 게임 방식이 예상된다.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
이에 맞추어 도시의 개념도 변화될 예정에 있다. 기존 작품들, 특히 ‘심시티 4’에서는 거대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이었지만, ‘소사이어티즈’에서는 도시의 곳곳을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다룰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현재 공개된 스크린샷을 봐도, 기존 작품들에서 제공하던 높은 조망시점은 보이지 않고, 건물이나 도시 요소들을 유저가 상당히 가까운 거리를 관찰할 수 있다. 만들어진 도시의 특징에 따라 변화하는 시민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소사이어티즈’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공개된 정보가 워낙 적어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소사이어티즈’는 기존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완전히 새로운 컨셉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 또한 윌 라이트가 개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도 하나의 불안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윌 라이트가 생각하는 ‘심시티’와 현재 발표된 ‘소사이어티즈’의 이미지가 너무 달라 윌 라이트가 의도적으로 개발에서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심시티’의 새로운 시도가 성공으로 귀결되길 원한다면, 새로운 시도도 중요하지만 맥시스 스타일의 ‘심시티’에 익숙해진 기존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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