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셋째 주 위클리 PC게임
2007.09.17 19:00게임메카 파우스트
※ 본 기사는 지난 주(9월 셋째 주) 금요일 게재되지 못한 위클리 PC통신입니다. 한 주 늦게 게재된 점 독자 여러분의 양해부탁드립니다. |
이번 주 태풍 ‘나리’가 올라왔다. 이름 참 누가 지었는지, 고양이가 생각난다. 비는 다음 주 초까지 계속될 예정.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친구들 좀 보려 했는데, 이거 원 방콕 신세나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만약 집에만 있게 된다면? 대안은 게임이다. 이런 처지에 놓은 사람들을 위해 이번 주도 어김없이 다양한 PC게임들을 준비해봤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A급 게임은 없지만, 그렇다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C급 게임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니 안심할 것. 적당히 1~2주 정도 즐길만한 B급 게임들로 엄선했으니, 다음을 위해 잠깐 무료함을 달랜다고 생각하자.
NHL 08 “아이스링크 위에서 정열하는 불타는 승부욕”
최근 거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EA스포츠 시리즈 중의 하나다. 이제까지의 데이터를 갱신해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이는 아이스하키게임 ‘NHL 08’. 축구, 야구, 농구 다음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점차 팬층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아이스하키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도 등장하고 있으니).
게임은 다이나믹한 컴퓨터AI를 도입, 적극적인 공격과 수비로 게이머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또 현재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아이스하키 기술들도 그대로 구현한 만큼, 경기의 화려함도 느낄 수 있겠다. 그밖에 컴퓨터의 스카웃 능력도 게이머의 코칭의도를 정확히 분석한 만큼, 제한된 예산으로 드림팀을 구성하기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물론 그 범위는 팀들간의 밸런스가 유지되는 상태에 한하겠지만.
게임에는 총 29개의 미국하키리그(AHL) 팀들이 등장한다. 현재 데이터상에서는 미약하지만 다음 시즌에 활약하게 될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 스포츠게임 시리즈에 있어선 EA와 숙적의 관계를 유지하는 2K스포츠의 ‘NHL 2K8’ 또한 거의 동시에 발매되다 보니 이번엔 어느 게임이 승리할 지를 가늠해보는 것도 게임 외적인 재미라 하겠다. 여담으로 미녀들의 수다 루반장의 말에 따르면 캐나다는 아이스하키에 열광한다는데, 추운 기후여서 그런 것일까? 이 게임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려면 연평균기온이 10도 정도 떨어지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익스팬드 랠리 익스트림(Xpand Rally Xtreme) “거칠다! 빠르다! 극한의 레이싱을 맛보자!”
이 게임은 테크랜드의 레이싱게임 ‘익스팬드 랠리’의 후속작이다. 전작제목에 ‘익스트림’이란 용어만 추가했는데, 게임 역시 그 뜻에 맞게 좀 더 격해지고 스피디한 느낌으로 돌아왔다. 울퉁불퉁한 흙과 바위로 이뤄진 노면을 달리는 거친 쾌감, 좁은 협곡을 가르고 얕은 물웅덩이를 통과하는 장면 등 그야말로 랠리의 모든 것을 담았다. 위험천만한 커브를 통과하고, 차체가 전소되어 버릴지 모를 두려움이 커질수록 게임에 대한 흥분은 더욱 커져간다.
게임은 기존 랠리게임들이 갖추지 못한 현장에서의 사실성에 전면도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중국시골길, 몬테 카를로와 코르시카의 협곡마운틴, 영국의 숲속도로 등 게임은 현실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장소를 레이싱 트랙으로 기용했다. 또 노면의 표면은 패스홀, 그루브, 갭, 점프 등 차체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움직임 및 흔들림에 사실성을 더했다.
게임은 전작보다 더 개선된 데미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것은 단순히 작은 바위 등에 의해 차량에 가해진 충격에 그치지 않고, 산을 오를 때 스팀이 발생하는 등 열적인 요소도 고려했다는 것. 이런 피해들은 레이싱 내내 고스란히 누적돼 핸들링을 어렵게 하거나 경주로에서 차량을 이탈시키게 하는 등의 치명적인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일단 다른 점들은 다 제쳐두고라도, 게임은 그래픽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레이싱게임에서 밋밋함을 느꼇던 게이머라면, 이 게임을 통해 화려한 스피드를 맛보길 권하는 바다.
리콰이틀(Requital) “부모를 죽인 원수들을 찾아 피로써 복수한다!”
전형적인 에픽판타지의 느낌이 드는 배경과 순박한 표정의 주인공이 인상적인 3D RPG다. 게임의 제목은 신과 악마에 의한 보답 및 복수의 의미를 지니는데, 이로써 게임의 스토리 또한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단히 게임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게임의 주인공은 울프하운드(Wolfhound)로 사전적인 의미로 이리사냥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의 부모는 죽었고, 자신은 조직의 최후생존자로 노예가 됐다는 설정(왜 그렇게 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가 마음속으로 복수를 다짐했을 때, 그의 숨겨진 능력이 발현된다는 다소 황당한 주인공탄생비화도 갖고 있다. 부모를 죽인 원수들이 사용했던 무기와 손에 있는 기이한 마크를 기억해 온 주인공이 그들을 찾아 피로 종결되는 죽음의 복수를 행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다(하지만 주인공 얼굴이 너무 순박하다고). 그 과정에서 적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퀘스트도 수행하고, 스킬을 성장, 무기 및 갑옷이 자신에게 맞도록 숙련시켜 나간다.
게임에는 원수들 외에도 언데드 계열의 몬스터들이 등장한다(판타지라 당연한 건가). 그밖에도 제작사는 싱글플레이, 3인칭 시점, 검과 마법, 미신을 믿는 고대세계를 배경으로 한 전투형RPG라는 점을 게임의 특징으로 꼽고 있다. 역시 전형적인 RPG라는 것인가? 화려한 그래픽에 광범위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오블리비언’류의 RPG와는 비교되지만, B급 수준의 평범한 RPG를 찾는다면 이 게임이 무난할 듯 싶다. 게임의 발매월이 9월로 잡혀있으니, 조만간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유 아 엠티(You Are Empty) “비어있어. 뭐가? 도시가? 정신이? 그건 너라는데…”
이 게임은 ‘사일런트힐’과 같이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호러FPS게임이다. 이미 2년 전 발매된 게임이지만 최근 디지털 배포판으로 관심이 다시 회자된 바 있고, 아직까지 제대로 소개된 바도 없어 뜬금없지만 금주의 게임으로 선정했다. 게임은 최근 북한좀비논란에 휩싸인 FPS게임 ‘인스팅트’와 제작사가 같다. 아무래도 그 게임에 출현한 좀비들은 이 게임의 영향을 받은 모양. 간호사좀비, 좀비견 등 타게임에서 봐왔던 친숙한 좀비들이 출현하며, 폐허가 된 배경과 괴기스런 신음소리 등 호러게임이 갖춰야할 요건은 다 갖췄다.
게임은 1950년대 소련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강화시키기 위한 수퍼휴먼 프로젝트가 잘못되고, 좀비들이 거리에 출현하게 된 것. 이로 인해 도시 대부분의 시민들이 죽고, 좀비가 되어 살아있는 생명체를 향해 공격을 가해온다. 적들은 주로 떼를 지어 쉴새없이 등장한다. 이쯤되면 호러라기 보다는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와 같은 슈팅액션게임의 느낌이다. 권총과 샷건을 사용해 좀비 한 놈을 제거하면, 그 자리에 또 다른 놈이 따라붙고, 이러한 전개가 계속 반복된다.
한편, 무기는 총기뿐만이 아니라 스패너와 같은 둔기류를 사용해 적들을 제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한 타격감은 별로 기대하지 못할 수준.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도 화면이 붉게 물드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 밖에 게임은 어드벤처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주변에서 얻는 아이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게임은 스탈린 조각상이나 거대기념비 등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구조물들이 등장해 당대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 라디오를 통해 이념적인 노래나 당대에 유행한 락음악까지 흘러나와 게이머를 게임속에 완전히 몰입시킨다. 적당한 공포와 퍼즐이 조합되어 있는 게임. A급 게임의 흉내는 내고 있지만, A급이 될 수 없는 게임. 매니아적인 B급 호러게임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게임이다.
갤럭틱 어썰트: 프리즈너 오브 파워(Galactic Assault: Prisoner of Power) “행성 패권은 어디에?”
게임은 사락쉬(Saraksh)행성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교전을 펼치는 4종족(Land of Fathers, Khonties, Barbarians, Island Empire)의 이야기를 담은 RTS게임이다. 게임은 해외SF소설 ‘Inhabited Island’의 세계관을 기초로 제작됐는데, 이전까지는 ‘인해비티드 아일랜드: 배틀필드’란 명칭으로 알려져 왔다. 아무래도 해외에선 ‘갤럭틱’이란 용어를 사용한 게임들이 유명세를 탔으니, 그것을 조금이나마 이용하려고 게임명을 바꾼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게임은 현실적인 전장시스템을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 꼽고 있다. 병장기의 위장(camouflage), 전운(fog of war), 응사(return fire), 지뢰부설(mine laying), 축성방어(fortification) 및 지상과 공중의 70여개 전쟁유닛들이 그것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들은 각각 고유한 기술을 보유, 서로 다른 장갑과 운송, 비행유닛들을 전장에 투입시킨다. 전장은 광범위한 3D배경으로 제작됐는데, 낮과 밤은 물론, 날씨에도 영향을 받게끔 디자인됐다. 그밖에 진보된 테크트리, 유닛업그레이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제작사의 말과 다르게 스크린샷과 동영상을 통해 눈으로 보여지는 비주얼적인 측면은 다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이러한 점들이 얼마나 잘 표현됐는지는 실제로 게임을 해봐야 알 수 있을 듯. 게임은 지난 14일 해외발매를 시작했으니, RTS에 관심있는 이라면 한번 즐겨보길 바란다.
프리즌 타이쿤 3: 락다운(Prison Tycoon 3: Lockdown) “오로지 복종만이 살 길이다.”
죄수들을 관리, 감독한다는 자극적인 내용의 시뮬레이션게임 ‘프리즌 타이쿤’시리즈 최신작이다. 게임은 부제로 감금(Lockdown)이란 단어를 사용했는데, 뭔가 전작보다 더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느낌이 전해온다. 게임의 시스템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이머는 보안수준이 낮은 교도소의 관리소장으로 시작하는데, 죄수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해 교도소의 보안수준을 높이고 규모를 점차 키워나가야 한다.
게임은 크게 보안수준, 비상식량, 여가활동기회 등을 죄수관리 요소로 조절하고 있다. 죄수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순전히 게이머의 몫. 풍부한 식량과 여가로 죄수들을 편하게 할 수도, 경찰봉을 사용해 강압적인 정책을 펼 수도 있다. 한편, 관리대상은 죄수 뿐만이 아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믿을만한 교도관을 고용하는 것부터 진압무기, 감독견, 타인의 눈과 귀까지 모두 신경써야 한다.
죄수들이 탈옥과 금지된 행위를 하는지 체크하고, 그에 따라 식량, 독방행 여부, 작업수위 등을 조절하자. 작업의 경우 합법적인 수위를 ?벗어나면 불만이 커지는데, 그것이 폭발하면 폭동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이처럼 게임은 사회에서 당근과 채찍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것에 너무 심취하면 인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먼저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로하는 것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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