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비트, 포스트 오디션 장르의 본격적인 등장
2008.02.20 11:51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러브비트, 포스트 오디션 장르의 본격적인 등장
▲ 리듬액션게임? 아바타 댄스게임! '포스트오디션'을 표방하고 나온 '파티 댄스게임' 러브비트 |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하고 크레이지다이아몬드에서 개발한 댄스게임 ‘러브비트’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포스트 오디션’이다. 러브비트는 오디션의 단점을 보완하고 오디션의 장점을 계승, 발전시켜나간, ‘진화된 오디션’을 지향하고 있다.
이 말은 듣기에 따라, 이 게임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될 수도 있고 상찬이 될 수도 있는 말이다. 러브비트의 설명에 등장하는 오디션에 대한 평가가 먼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이 게임에 대한 인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게임인 동시에 장르 내 경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하나의 게임이 독주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이 프리스타일과 오디션이다. 각각 (프리스타일) 농구와 댄스(혹은 리듬액션)장르로 대표되는 이 두 게임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와 티쓰리엔터테인먼트를 단숨에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올렸다.
재미있는 사실은 프리스타일 등장 이후에 이 같은 농구 게임이 성공한 적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디션 이후에 온라인 댄스게임이 등장하여 성공한 적이 없다는 부분이다. 스페셜포스의 성공 이후에 서든어택이 등장하여 전자의 인기를 앞지른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서든어택 이후에 FPS게임 장르의 경쟁은 최고조에 이르며, 이십여 개 이상의 게임이 개발되고 서비스되는 상황이다.
▲ 오디션도 처음부터 쉽게 성공한 것은 아니다. 엠파스의 사업철수로 고비를 맞았다 예당온라인을 만나 부활했다. |
그렇다면, 오디션의 성공 이후에 온라인 댄스게임의 시장 상황은 어떨까? 농구게임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디션의 성공 이후에도 다양한 댄스 게임이 시장에 등장했다. 이미 오디션을 시작으로 온라인 댄스게임은 캐릭터가 등장하여 춤을 추는 게임을 일컫게 되었다. 오락실에서 친숙해진 리듬액션 장르와는 분명히 다르다. 스포츠게임보다 댄스게임의 개발이 쉬운 것일까?
문제는 오디션 이후에도 다양한 댄스게임이 등장하였으나, 어느 게임도 ‘현상유지’ 이상의 성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디션의 성공, 그리고 온라인 댄스게임 장르의 침체
지난해에는 8등신 캐릭터가 등장하는 온에어 온라인과 독특한 분위기의 아스트로레인저가 온라인 댄스게임 시장의 차세대 주자를 외치며 등장한 바 있다. 이외에도 그루브파티, 팝스테이지 등이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일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정식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 온에어온라인(위) 아스트로레인저(아래) 나름의 특징을 가졌으나, 오디션의 인기를 뛰어넘기는 어려웠다. |
각각의 게임들은 오디션과 차별화되는 개성을 무기로 시장에 등장했다. 온에어 온라인은 8등신의 늘씬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실제 가수들과 똑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었고, 아스트로레인저는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이른바 ‘변신히어로’를 컨셉으로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그루브파티는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비보이가 메인 이미지였고, 팝스테이지는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곡을 특징으로 부각시켰다.
게임을 ‘완성도’와 ‘참신함’으로 평가하자면, 완성도를 떠나 각각의 게임들의 개성 자체는 오디션과 구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게임 |
개발사 |
유통 |
특징 |
오디션 |
티쓰리엔터테인먼트 |
예당온라인 |
풍부한 음원, 다양한 게임모드, 커뮤니티 |
온에어 온라인 |
지엔피엔터테인먼트 |
다날 |
리얼 모션캡춰, 8등신 캐릭터 |
아스트로레인저 |
비스킷소프트(이젠) |
삼성전자 |
독특한 그래픽과 컨셉, 변신액션 |
그루브파티 |
지엔이엔터테인먼트 |
한빛소프트 |
비보이(브레이크)댄스, 힙합뮤직 |
팝스테이지 |
엠게임 |
엠게임 |
오리지널 음악, 캐릭터, 쉬운 조작 |
댄스피버 |
SNP엔터테인먼트 |
게임러쉬 |
쉬운 조작, SM 연예인 등장, 뮤직비디오 |
무브업 |
GF게임, 락소프트 |
소리바다 |
|
러브비트 |
크레이지다이아몬드 |
엔씨소프트 |
|
▲ 온에어온라인과 아스트로레인저가 지난해 오픈했고, 나머지는 개발중이거나 클베 단계
그렇다면, 이들의 성공에는 무엇이 부족했을까? 물론, 오디션은 상대적으로 서비스 역사가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기본모드와 프리스타일 모드 이외에도 이십여가지의 게임모드를 통해 난이도 조정도 용이하다. 실제로 여러 댄스게임들이 대중가요를 비롯한 음원 부족, 다양한 게임모드 등의 콘텐츠 부족, 난이도 조정 실패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단순히 게임으로서의 완성도와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유저들의 시선을 받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오디션의 성공요인은 이들과 얼마나 차이 있는 것일까.
이제 러브비트로 돌아가서, 이 게임이 내세우고 있는 장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오디션이 추구하는 게임적인 즐거움이든, 대중적인 성공이든, ‘포스트 오디션’으로서 러브비트가 추구하는 바는 오디션의 성공모델을 철저히 벤치마킹하고 있다.
▲ 러브비트는 귀여운 얼굴, 8등신의 늘씬한 체형, 화려한 이펙트와 커뮤니티를 특성으로 내놓았다. |
러브비트의 ‘실용적’ 접근, 쉬운 입력방식과 커뮤니티 강화
러브비트의 조작은 4개의 방향키와 스페이스 바로 이루어진다. 한 박자의 리듬을 쪼개어 입력하는 방식으로, 화면에 등장한 방향키를 순서대로 입력하고 타임바에 맞춰 스페이스바를 입력하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박자 안에 등장하는 모든 방향키를 누르고 스페이스바를 판정 라인에 맞춰 입력하는 오디션과 유사해 보인다.
단, 노래가 가진 리듬이나 캐릭터의 동작이 일치하지 않은 오디션과 달리 러브비트에 등장하는 키노트(방향키)는 음악이나 게이머의 리듬과 대체로 일치한다. 여기에 ‘피버게이지’를 채우면 점수가 2배가 되어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피버타임 시스템이 있어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주고 있다.
▲ 노말모드, 커플모드, 팀전 스크린샷 , 상하좌우 방향키를 차례대로 입력하고 스페이스바로 마무리! |
이는 서비스사에 설명에 따르면 음악의 리듬을 살리면서 동시에 ‘채팅에 용이한’ 입력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커뮤니티 형성을 위하여 디자인된 게임방식이다. 오디션의 대중적인 흥행에 있어 부각되는 부분이었던 ‘커뮤니티’와 리듬액션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다.
이외에도 8등신에 해당하는 캐릭터의 다양한 커스트마이징(8등신이지만 리얼한 느낌보다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과 화려한 특수효과를 선보이고 있다. 비교적 저사양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진 캐릭터 자체의 완성도는 빼어나다.
특히 러브비트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마치 3D 싸이월드처럼 구현된 마이룸 시스템이다. 3D 캐릭터가 자신의 방에 입장하여 가구 등 인테리어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으며, 외부와 연동되는 방명록(메시지 남기기) 등의 커뮤니티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다른 캐릭터를 자신의 룸에 초대하거나 다른 캐릭터의 룸으로 방문할 수 있으며, 미니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유저들의 커뮤니티를 형성시키고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로, 러브비트 측에서는 ‘성공의 열쇠’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 '댄스게임을 매개로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러브비트의 마이룸은 실제 3D 룸으로 구현되어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움직일 수 있다. 다른 유저와 함께 내 마이룸의 배경음악을 들을 수 있고, 단축키로 제작된 소셜액션(감정표현)도 가능하다. |
온라인 댄스게임의 넘을 수 없는 벽, 음원?
러브비트가 채팅하기에 용이하고, 재미있는 댄스게임을 만들었어도(여기에 커뮤니티 시스템까지) 넘어야 할 난관은 남아있다. 오히려, 이 난관이 제일 큰 문제다.
바로, ‘음원’ 문제다. 이미 많은 게임들이 ‘음원’ 문제에서 발목을 잡혀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게임에 대한 본질적인 재미보다는 댄스게임에 가장 중요한 ‘사운드’에 대한 결정권이 외부에 있다는 사실은 장르 자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오디션의 흥행을 두고 칼날을 세웠던 저작권협회나 디지털 음원시장, 음반제작사의 움직임은 게임에 큰 위협요소가 되었다.
오디션 등 댄스게임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라이트유저들은 게임 자체의 즐거움 이상으로 게임에서 제공되는 음악에 큰 기대를 건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댄스게임을 비롯하여 온라인 게임업체에 자사의 음원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기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에어 온라인’의 경우 약 30여곡이 삭제되었고, 이는 전체의 약 20%가 넘는 분량이다.
특정 음악을 듣기 위하여 댄스 게임에 접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저가 원하는 음악을 찾았을 경우 없는 상황은 서비스에 제약이 된다. 더욱이 우리나라 유저의 경우 자체 제작된 오리지널 음악보다 대중가요에 대한 선호도가 보다 강하다.
현재 오디션은 음반제작사인 모회사 예당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음원을 제공받고 있다. 러브비트 측은 이에 대한 별도의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치마킹, 댄스 게임 장르 부흥 가능할까?
▲ 소리바다가 가진 디지털음원과 SM온라인이 가진 온라인사업, SM엔터테인먼트가 가진 연예사업 등의 지원을 받을 댄스게임 무브업. 마찬가지로 화려한 댄스와 커뮤니티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다. |
포스트 오디션을 내세우며, 오디션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나은 게임을 추구하는 게임으로 등장한 러브비트. 소리바다와 SM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서비스하기로 결정한 댄스게임 무브업도 이와 비슷한 형태다. 각각 나름대로 음원 문제를 해결하고, 커뮤니티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며 오디션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러브비트는 오디션과 구별되는 강렬한 개성보다는 게임의 시스템적인 안정성, 커뮤니티의 다양성 등 실용적인 접근을 선택했다. 앞서 성공한 게임의 장점을 벤치마킹하여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여 더 나은 모델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누구도 서든어택을 ‘제 2의 스페셜포스’라고 부르지 않는다. 성공의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것은 재미있는 게임을 바라는 유저들에게 달려있다.
러브비트의 알파테스트는 오는 2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약 일주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 튜토리얼 모드와 함께 총 6개의 게임모드 (노말모드/팀전모드/랜덤모드/폭탄전/커플전/미팅모드)와 음원 100여 곡 (게임플레이 30곡, 마이룸 70곡 등)이 준비되어 있다.
▲ 엔씨소프트의 지원을 받은 러브비트의 결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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