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의 삼국지 9 가격, 나는 이렇게 본다
2003.03.15 12:40원병우
전략게임의 터줏대감인 삼국지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삼국지 9까지 출시되었다.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을 살피러 게임게시판들을 돌아다니면서 보니 삼국지 9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나 소감문보다는 게임의 가격에 관한 불만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게임과의 비교, 패키지의 구성물로 볼 때 7만원대라는 가격은 너무 비싸다”라는 것이 대다수 게이머들의 반응이었으며 “이대로 두면 코에이의 가격정책이 고착될 가능성이 있으니 불매운동을 하자”, “차라리 복사해서 쓰자” 등등의 의견도 많았다.
사실 7만원대라는 가격은 현재 우리나라의 다른 게임소프트웨어에 비해서 2배정도 비싼 가격이다. 물론 예전에 링스 골프가 용산에서 14만 원대에 판매된 적도 있었고 플라이트시뮬레이터가 8만 원대에 판매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소수의 매니아를 위한 게임이었고 삼국지 시리즈처럼 저변이 넓고 사용층을 많이 확보한 게임은 분명히 아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에이의 가격정책에 불매운동을 전개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격분(?)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자본주의이고 그것이 기업의 가격정책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삼국지 시리즈가 물이나 전기, 쌀 같은 필수소비재이거나 아니면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같이 특정 소비계층에게 없으면 생활에 크게 불편한 정도가 된다면 물론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적절한 가격으로 조정하는 일이 필요하겠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게임은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 사치재이고 기호품일 뿐이다. 많은 돈을 들여서 제작한 게임을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에게 판매하느냐 아니면 가격을 낮춰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박리다매 형식으로 판매하느냐 하는 것은 제작사와 유통사의 시장 분석과 예측에 의한 마케팅 전략일 따름이지 그것을 가지고 가격을 낮춰라 뭐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영화관람료의 예를 들면서 삼국지의 가격을 이렇게 방관하게 되면, 삼국지 9이 평년작 정도의 수확(?)만 올린다고 해도 곧 다른 유통사들도 가격을 크게 올릴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지금 시장상황에서만 한정시켜 놓고 본다면 삼국지 9의 가격은 분명히 ‘자폭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는 다 산다는 이른바 매니아들에게도 “이걸 꼭 사야 하나”라는 말이 나오게 할 정도라면 오히려 높은 가격 정책으로 인한 실패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지 다른 유통사들에게 새로운 가격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에 대한 것도 적절한 당위성이 없는 것 같고 그다지 실효성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비싸니까 복사해서 쓰자”라는 의견은 워낙 상식 밖이므로 이것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비싼 가격 정책이 불법복사를 부추기고 PC게임시장을 더욱 더 고사시킨다고도 하는데 맞는 말도 있고 틀리는 말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서 깊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코에이코리아의 입장은 이렇다. 일본 코에이가 전통적으로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코에이코리아는 일본 코에이 본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서 일본에서 삼국지 9이 12,800엔에 팔리고 있으니 단순하게 환율만 비교해도 13만원 정도, 체감물가를 고려하더라도 60~70%의 가격인 7~8만원 정도에 소매가가 책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총판에 넘기는 도매가를 제외한다면 오픈 프라이스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소매점에서 얼마의 가격을 받고 팔든 간에 자신들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코에이 측에서도 게이머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으며 차후에는 가격을 좀더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맞는 말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외제차를 들여와서 팔려고 하는데 소비자들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가격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원래 비싼 차니까 어쩔 수 없다고 버티는 중이고 소비자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다른 자동차는 외국보다 싸게 나오는데 어째서 너네만 비싸게 받느냐는 이야기다.
이것저것 사족을 붙이느라 이야기가 장황하게 나가는데 결론은 간단하다. 7만원이든 70만원이든 내가 지금까지도 비쌌던(!) 삼국지 시리즈를 구입해서 그만큼의 재미를 뽑아냈고 이후의 삼국지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구입하는 것이고 아니면 다른 ‘저렴한’ 다른 게임을 찾아서 즐기면 그만이다. 지금이야말로 팔리지 않아서 그렇지 가까운 게임매장에 나가면 이런 저런 게임으로 차고도 넘치는 시장이 아닌가? 코에이 측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5~6년 전까지라면 모를까, 지금의 한국 PC게임시장에서 삼국지 시리즈는 메인 스트림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서태지와 god, 이수영 등이 인기를 얻는 가요시장에서 신카나리아 28집, 김세레나 9집 앨범이 일본에서 녹음했으니 10만원 받겠다고 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보인다는 말이다(나는 가요계에 대한 지식이 미천하다. 예를 들다보니 이렇게 됐는데 무슨 말 하려는지는 아시리라 믿는다).
다만 한가지, 코에이 코리아에서도 자신들의 가격 정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구입한 이른바 ‘충성도 높은 매니아’ 계층에는 무엇인가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시리즈를 정품으로 구입해 정품 등록을 한 사용자에게는 다음 작품에 대한 할인 쿠폰을 발송한다든지 했다면 이런 식으로 코에이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섭섭한 감정은 들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코에이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다른 게임 2~3개를 살 수 있는 돈을 매번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내가 좋아서 사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너무 부담이 크지 않은가.
“다른 게임과의 비교, 패키지의 구성물로 볼 때 7만원대라는 가격은 너무 비싸다”라는 것이 대다수 게이머들의 반응이었으며 “이대로 두면 코에이의 가격정책이 고착될 가능성이 있으니 불매운동을 하자”, “차라리 복사해서 쓰자” 등등의 의견도 많았다.
사실 7만원대라는 가격은 현재 우리나라의 다른 게임소프트웨어에 비해서 2배정도 비싼 가격이다. 물론 예전에 링스 골프가 용산에서 14만 원대에 판매된 적도 있었고 플라이트시뮬레이터가 8만 원대에 판매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소수의 매니아를 위한 게임이었고 삼국지 시리즈처럼 저변이 넓고 사용층을 많이 확보한 게임은 분명히 아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에이의 가격정책에 불매운동을 전개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격분(?)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자본주의이고 그것이 기업의 가격정책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삼국지 시리즈가 물이나 전기, 쌀 같은 필수소비재이거나 아니면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같이 특정 소비계층에게 없으면 생활에 크게 불편한 정도가 된다면 물론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적절한 가격으로 조정하는 일이 필요하겠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게임은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 사치재이고 기호품일 뿐이다. 많은 돈을 들여서 제작한 게임을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에게 판매하느냐 아니면 가격을 낮춰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박리다매 형식으로 판매하느냐 하는 것은 제작사와 유통사의 시장 분석과 예측에 의한 마케팅 전략일 따름이지 그것을 가지고 가격을 낮춰라 뭐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영화관람료의 예를 들면서 삼국지의 가격을 이렇게 방관하게 되면, 삼국지 9이 평년작 정도의 수확(?)만 올린다고 해도 곧 다른 유통사들도 가격을 크게 올릴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지금 시장상황에서만 한정시켜 놓고 본다면 삼국지 9의 가격은 분명히 ‘자폭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는 다 산다는 이른바 매니아들에게도 “이걸 꼭 사야 하나”라는 말이 나오게 할 정도라면 오히려 높은 가격 정책으로 인한 실패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지 다른 유통사들에게 새로운 가격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에 대한 것도 적절한 당위성이 없는 것 같고 그다지 실효성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비싸니까 복사해서 쓰자”라는 의견은 워낙 상식 밖이므로 이것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비싼 가격 정책이 불법복사를 부추기고 PC게임시장을 더욱 더 고사시킨다고도 하는데 맞는 말도 있고 틀리는 말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서 깊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코에이코리아의 입장은 이렇다. 일본 코에이가 전통적으로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코에이코리아는 일본 코에이 본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서 일본에서 삼국지 9이 12,800엔에 팔리고 있으니 단순하게 환율만 비교해도 13만원 정도, 체감물가를 고려하더라도 60~70%의 가격인 7~8만원 정도에 소매가가 책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총판에 넘기는 도매가를 제외한다면 오픈 프라이스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소매점에서 얼마의 가격을 받고 팔든 간에 자신들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코에이 측에서도 게이머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으며 차후에는 가격을 좀더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맞는 말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외제차를 들여와서 팔려고 하는데 소비자들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가격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원래 비싼 차니까 어쩔 수 없다고 버티는 중이고 소비자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다른 자동차는 외국보다 싸게 나오는데 어째서 너네만 비싸게 받느냐는 이야기다.
이것저것 사족을 붙이느라 이야기가 장황하게 나가는데 결론은 간단하다. 7만원이든 70만원이든 내가 지금까지도 비쌌던(!) 삼국지 시리즈를 구입해서 그만큼의 재미를 뽑아냈고 이후의 삼국지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구입하는 것이고 아니면 다른 ‘저렴한’ 다른 게임을 찾아서 즐기면 그만이다. 지금이야말로 팔리지 않아서 그렇지 가까운 게임매장에 나가면 이런 저런 게임으로 차고도 넘치는 시장이 아닌가? 코에이 측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5~6년 전까지라면 모를까, 지금의 한국 PC게임시장에서 삼국지 시리즈는 메인 스트림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자면 서태지와 god, 이수영 등이 인기를 얻는 가요시장에서 신카나리아 28집, 김세레나 9집 앨범이 일본에서 녹음했으니 10만원 받겠다고 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보인다는 말이다(나는 가요계에 대한 지식이 미천하다. 예를 들다보니 이렇게 됐는데 무슨 말 하려는지는 아시리라 믿는다).
다만 한가지, 코에이 코리아에서도 자신들의 가격 정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구입한 이른바 ‘충성도 높은 매니아’ 계층에는 무엇인가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시리즈를 정품으로 구입해 정품 등록을 한 사용자에게는 다음 작품에 대한 할인 쿠폰을 발송한다든지 했다면 이런 식으로 코에이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섭섭한 감정은 들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코에이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다른 게임 2~3개를 살 수 있는 돈을 매번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내가 좋아서 사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너무 부담이 크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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