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 시리즈의 모든 것!
2006.02.11 15:57게임메카 김범준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이하 HOMM)시리즈다. 원래 지난번 소개했던 마이트&매직(이하 MM)시리즈와 함께 다룰 계획이었는데,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필자의 늑장 탓에 이제서야 기사가 완결됐다. MM의 세계관에서 파생돼 나온 HOMM은 판타지와 전략시뮬레이션이란 장르가 합쳐져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자타공인 명작게임이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 예전에 누렸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
마이트&매직과 전략시뮬레이션의
결합
HOMM시리즈 탄생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HOMM 1은 1995년 8월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MM 5편까지 발매해 한창 주가를 올리던 뉴월드컴퓨팅사가
MM의 세계관을 기초로 새로운 게임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아무런 기반없이
이름만을 빌려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뉴월드컴퓨팅사는 1991년에 출시한 ‘왕의
하사품(King’s Bounty)’란 게임을 통해 전략시뮬레이션이란 장르에 처음 발을 들여놨고,
그 노하우와 MM의 세계관을 합쳐 HOMM 1을 탄생시킨 것이다.
1991년에 출시된 MM 3과 1992년의 MM 4, 1993년의 MM 5와 1995년에 출시된 ‘MM: 소드 오브 씬’까지 4개의 작품이 거의 동일한 그래픽과 시스템이라는 것을 비춰보더라도, 제작사가 새로운 게임개발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 결과 HOMM 1은 성공을 거뒀고 제작사는 이것을 MM과 같이 시리즈화 할 것을 결심한다. 실제로 1998년 MM 6를 출시할 때까지 HOMM의 후속편은 매년 출시됐는데, 이 기간동안 등장한 게임으로는 HOMM 1(스트레티직 퀘스트)과 2(석세션 워), 확장팩(프라이스 오브 로열티)이 있다.
화려한 성장, 불행의 전조
시리즈
2편의 확장팩까지 성공을 거두자, 뉴월드컴퓨팅사는 높아진 게이머의 시각에 맞게
기존의 것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후속편 제작을 결심한다. 실제로 HOMM 3는 2편의 확장팩이
출시된 후 2년의 시간이 지난 1999년초에 발매됐는데, 출시후 게이머들의 반응은
매우 격렬했다. 각종 게임언론매체에서는 최고의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이라는 찬사를
보도했고, 게이머들의 머리속에는 ‘HOMM 3=전략시뮬레이션게임의 표준’이라는
공식이 뿌리깊게 각인됐다.
이 당시 HOMM시리즈가 공백을 보일 동안에는 MM시리즈가 연이어 출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마이트&매직’이라는 이름이 게임업계에서 대명사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러한 인기도 3편의 첫번째 확장팩(아마겟돈 블레이드)이 발매될 때까지 뿐이었다. 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 등 차세대기 경쟁에서 밀린 뉴월드컴퓨팅의 유통사 3DO의 사업실패가 MM과 HOMM시리즈의 몰락을 가져왔다.
곤두박질 치는 HOMM, 수많은 타이틀만을
남겨
회사를 되살릴 만한 돈이 급했던 3DO는 3편의 첫번째 확장팩이
발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0년초 2번째 확장팩(쉐도우 오브 데쓰)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게임 어느곳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몇 개의 유닛과 시나리오, 캠페인이 추가되었을 뿐! 새로운
도시와 종족을 추가해 전략을 구체화시킨 첫번째 확장팩과 비교하면 확장팩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듬해에는 ‘히어로즈 3 크로니클즈’란 명칭으로 8개의 게임이
출시됐는데, 동영상과 스토리를 제외하고는 전작과 차이점이 없어 국내외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2002년초 HOMM 4가 발매됐다. 3D쿼터뷰 방식으로 바뀐 화려한 그래픽과 180도 바뀐 게임시스템은 이전 시리즈와 달리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결과는 같은 시기에 발매된 MM 9와 더불어 참담한 실패였다. 새로운 시도로 영웅을 전투에 포함시킨 것은 게임의 밸런싱을 파괴하는데 큰 몫을 차지했고, 최적화 실패, 기존 시리즈에서 제공해 온 멀티플레이기능이 빠졌다.
3DO는 같은해 처절한 심정으로 4편의 첫번째 확장팩(게더링 스톰)과 플래티넘 에디션(1, 2, 3편의 원본과 확장팩을 모두 포함)을 발매하지만, 그로부터 회사를 회생시키깅는 역부족. 이에 MM과 HOMM시리즈의 창시자 뉴월드컴퓨팅은 3DO와 함께 2003년초 발매한 4편의 두번째 확장팩(윈드 오브 워)을 마지막으로 게임업계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다크메시아와 HOMM5,
시리즈의 부활!?
명맥이 끊긴 줄로만 알았던 MM과 HOMM이 Ubi소프트에
의해 2006년 화려하게 부활한다. 2003년 회사가 부도나기 직전 3DO는 Ubi소프트에게
이 두 시리즈의 판권을 100만 달러에 팔았는데, Ubi소프트의 안정적인 지원아래 시리즈는
3년만에 다시 부활하는 셈이다.
각각 다른 제작사에 맡겨져 개발되는 이 두 작품(다크메시아: 아케인스튜디오, HOMM5: 나이발인터랙티브)은 출시되기 전부터 PC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엘더스크롤 4와의 승부가 주목되는 다크메시아와 문명4에게 빼앗긴 전략시뮬레이션의 왕좌를 되찾으려는 HOMM5! 2006년 이 두 게임이 PC게임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얼마전 1월말, HOMM5의 오픈베타가 시작됐다. 7만명의 한정된 인원만을 선발하는 베타신청은 선착순으로 진행됐는데, 1주일도 안돼 게임의 모든 베타신청이 마감돼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게다가 베타키를 구하지 못한 회원들의 거듭된 요청으로 지난 9일부터 파일플래닛을 통해 추가로 베타신청을 받고 있을 정도. 게임의 베타판은 2개의 맵이 등장하고, 멀티플레이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지만 게임의 완성도 만큼은 팬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그럼 이제 시리즈별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HOMM:
A Strategic Quest, 1995/8)
HOMM이 시리즈로 나오는데 큰 역할을
한 게임이다. 이 게임의 성공으로 HOMM시리즈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그렇게 복잡한 시스템을 지니고 있진 않았다. 4개의 종족(나이트,
바바리안, 소서리스, 워록)과 6종류의 유닛, 8개의 캠페인 시나리오가 시스템의 전부!
아이템과 자원, 마을을 탐험하는 것은 물론, 기초적인 공격과 방어, 보조마법 등
HOMM시리즈의 전통을 만든 게임이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2(HOMM2:
The Succession Wars, 1996/10)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2 확장팩(HOMM2:
The Price of Loyalty, 1997)
HOMM1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자 시리즈로
발매하게 된 HOMM 두 번째 작품이다. 게임은 전작에 등장했던 4개 종족 외에 새롭게
2개 종족(위저드, 네크로맨서)이 추가됐다. 또 종족별 유닛의 수를 6개에서 7개로
늘렸으며, 새롭게 유닛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채용해 좀 더 다양한 판타지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게 했다. HOMM1과 비교해 그래픽이 비약적으로 좋아진 HOMM2. 게임은 선의
왕 롤랜드와 악의 왕 아치발드 형제간의 다툼을 소재로 한다.
늘어난 유닛 뿐만 아니라 HOMM2는 기존의 마법과 스킬시스템을 발전시켰다. 마법은 5단계로 60개 이상 사용할 수 있으며, 스킬은 14개 종류로 초, 중, 고급으로 나뉘어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게 구성됐다. 캠페인은 아치발드와 롤랜드 두 가지 다른 진영의 시나리오를 수록했으며, 이후 등장한 확장팩(프라이스 오브 로열티)에는 4개의 캠페인을 더 추가해 시리즈의 볼륨을 비약적으로 확대시켰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3(HOMM3:
The Restoration of Erathia 1999/2)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3 확장팩1(HOMM3:
Armageddon's Blade)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3 확장팩2(HOMM3: The Shadow
of Death, 2000/3)
시리즈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이 HOMM3이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캠페인 구조와 전작보다 더욱 방대해진 스토리에 있다.
캠페인은 에라시아의 부활을 위해 싸우는 캐서린 여왕과 이에 반기를 든 지하세력,
이 두 세력의 다툼을 지켜보는 주변국의 얘기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확장팩(아마겟돈
블레이드)은 절대무기 ‘아마겟돈 블레이드’를 둘러싼 싸움을, 두번째 확장팩(쉐도우
오브 데스)은 왕위계승전쟁이 끝난 후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HOMM3는 유닛과 마법, 스킬구성에 있어서도 전작인 HOMM2와는 180도 다른 구성을 보였다. 등장하는 마을만 해도 9가지(캐슬, 램파트, 타워, 인페르노, 던전, 네크로폴리스, 스트롱홀드, 포트리스, 컨플럭스)이며, 각 마을종족에 중간계 유닛들을 더해 총 10종류로 종족을 구분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닛은 7레벨로 구분됐지만 영웅의 수가 대폭 증가, 종족마다 최소 15명 이상의 영웅들이 등장해 스토리를 풍성하게 구성했다.
마법시스템은 기존의 레벨개념에서 4개의 속성(물, 불, 대지, 바람)레벨개념으로 재구성됐으며, 스킬에서는 새로운 부가기술(Addition Abilities) 시스템을 채용해 유닛의 능력치 및 마법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편, HOMM시리즈에서 즐길 수 있었던 멀티플레이는 HOMM3에 이르러 전세계를 무대로 히어로즈 팬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히어로즈 3 크로니클즈(Heroes 3 Chronicles,
2001)
1. 워로드 오브 웨이스트랜드(Warlord
of the Wasteland)
2. 컨퀘스트 오브 언더월드(Conquest of the Underworld)
3. 마스터
오브 엘리먼트(Masters of the Elements)
4. 리볼트 오브 비스트마스터(Revolt
of the Beastmasters)
5. 더 월드 트리(The World Tree)
6. 더
피어리 문(The Fiery Moon)
7. 크래쉬 오브 드래곤(The Clash of Dragons)
8. 소드
오브 프로스트(The Sword of Frost)
히어로즈 3 크로니클즈는 히어로즈 시리즈의 명성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악명을 떨친 HOMM3의 외전격 작품이다. 실제로 게임들은 HOMM3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몇 개의 캠페인미션만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싱글, 멀티플레이, 에디팅 기능은 삭제된 채 출시돼 게이머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MM, HOMM 시리즈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스토리를 보강해 진정한 팬이라면 꼭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8개 게임은 모두 바바리안의 영웅 터넘(Turnum)의 시점으로 히어로즈 세계의 흥망사를 다뤘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 4(HOMM4,
2002/03)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 4 확장팩1(HOMM4: The Gathering Storm,
2002/9)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 4 확장팩2(HOMM4: Winds of War, 2003/2)
HOMM4는
3D쿼터뷰 방식과 함께 게임그래픽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게임이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마을 수가 6개(아카데미, 어사일럼, 헤이번, 네크로폴리스, 프리저브,
스트롱홀드)로 줄고, 유닛레벨도 4레벨로 축소돼 볼륨이 작아진 느낌이 강했다. 한편
마법과 스킬시스템은 전작보다 더욱 복잡해졌는데, 마법은 등장한 마을에 따라 6계열(질서,
혼돈, 생명, 자연, 죽음, 소환)로 재구성됐으며, 스킬과 함께 5단계(초급, 중급,
고급, 마스터, 그랜드마스터)로 나뉘어 게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HOMM4에서는 새롭게 영웅을 전투에 참여시킬 수 있었는데, 마을 고유의 특성에 따라 고용할 수 있는 영웅에 제한을 두는 등의 새로운 시도도 이뤄졌다. 죽음계열의 네크로폴리스 마을에서는 생명계열의 영웅을 고용할 수 없었으며, 전사의 도시 스트롱홀드에서는 마법과 관련한 유닛과 빌딩을 일체 생산할 수 없었다. 하지만 HOMM4는 웬만한 4레벨 유닛의 능력을 뛰어넘는 영웅의 전투참여로 인해 게임의 밸런싱이 파괴됐다는 큰 오명을 남기기도 한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HOMM4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멀티플레이가 있다. 원본이 발매된지 반년이 지나서야 패치파일로 즐길 수 있게 된 HOMM4의 멀티플레이는 아직도 즐기고 있는 게이머가 많을 정도. 임의로 밸런싱을 맞추기 위해 게이머들이 정한 룰에 따라야만 하지만 그래도 재미만큼은 확실했다. 한편 HOMM4에는 두개의 확장팩이 발매됐는데 1편(게더링 스톰)은 대마법사 헥시스를 저지하기 위한 다섯 영웅의 이야기를, 2편(윈드 오브 워)은 카논대륙에서 펼쳐지는 5개 국가의 패권싸움을 소재로 다뤘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 5(HOMM5,
2006)
HOMM5는 Ubi소프트에 의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HOMM시리즈
최신작이다. 유닛, 마법, 마을, 빌딩, 업그레이드 등 전체적인 시스템은 HOMM3를
따라가고 있는데, 그에 맞게 영웅 시스템을 빼서 HOMM4에서 무너진 게임밸런싱을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OMM5에는 총 6개 마을(헤이븐, 인페르노,
네크로폴리스, 아카데미, 던전, 실번)이 등장하며, 마을별로 7레벨의 유닛들이 등장한다.
게임의 스토리는 데몬들의 침략으로부터 대륙을 지켜내기 위한 영웅들의 영웅담을 소재로 한다. 본래 이 세계에는 예로부터 데몬들의 침략이 자주 일어났는데, 역사적으로 두 차례의 큰 전쟁이 있었다. 첫번째 전쟁은 대마법사 7번째 용(Seventh Dragon)이, 두번째 전쟁은 그리핀 제국이 주변국들과 연합해 데몬들의 침략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 후 데몬들이 다시 이 대륙을 침략, 그리핀 제국의 왕 니콜라이가 선친이 했던 것처럼 군사를 일으킨다는 내용이 HOMM5의 주된 스토리다.
한편 제작사가 공개한 대략적인 게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게임의 캠페인은 총 6개로 각각의 스토리가 연계되도록 구성되며, 멀티플레이, 맵에디팅 기능을 지원한다. 또 멀티플레이에서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핫시트(하나의 컴퓨터로 여러 게이머가 돌아가며 플레이하는 것)를 지원하는데, 이것은 게임의 베타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 기존 시리즈의 음악을 제작했던 랍 킹(Rob King)씨가 게임제작에 참여, HOMM5에서도 감미로운 선율을 기대해 볼 만 하겠다. 발매가 연기돼 오는 3월에 즐길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이번 베타테스트를 토대로 더 좋은 작품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또 게이머 중 한 명으로써, 이번 작품을 통해 HOMM시리즈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다시금 장수타이틀로 부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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