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카르마2` 개발자 일지 - 1화 동상이몽 마초맨?
2008.07.03 11:10드래곤플라이 K2 김상화
안녕하세요. 저는 드래곤플라이에서 ‘카르마2’ 개발을 맡고 있는 K2팀의 개발팀장 김상화입니다. 저는 ‘카르마2’의 게임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8주에 걸쳐 ‘카르마2’를 개발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예전 일들을 기억에 의존해서 작성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약간은 과장되거나 사실과 아주 매우 약간(?) 다를 수 있으니 관계자 분들은 많은 양해 부탁 드리며, ‘카르마2’ 개발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2008년 어지간히 추웠던 1월의 어느 날. 퓨처포트의 회의실에서 개발총괄이사 CS(드래곤플라이), 프로듀서 JH(퓨처포트) 그리고 아트디렉터 SB(블루사이드)와 함께 ‘카르마2’의 컨셉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개발자 노트 컨셉회의는 매우 중요한 회의입니다. 왜냐하면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떤
느낌인지 개발자 모두가 공유한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을 해야, 하나의 통일된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그림 퍼즐 맞추기처럼 말이죠. 컨셉회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게임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충분한 회의를 거쳐 모두가 100% 이해한 상황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야만 합니다. |
JH: ‘카르마2’에 대해 생각하고 계시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은데… 생각하고 계신 컨셉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CS: 네, ‘카르마2’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독일의 패망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은 1955년쯤을 묘사했으면 합니다. 기나긴 전쟁으로 전쟁머신이 된 조금은 삭막하고 거친 군인들이 등장하죠.
(거친 군인이라.. 음, ‘스페셜포스’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겠군. ‘스페셜포스’의 그래픽은 솔직히 좀 별로였지만 나름대로 각 나라 특수부대만의 개성을 강조하고 깔끔한, 머 그런 컨셉이었지. 이번에는 전쟁머신이라.. 그렇다면 전쟁에 찌든, 장비가 많이 녹슬고 옷도 헤진 머 그런 느낌이겠군.)
JH: 아 그렇군요. 제가 2차 대전 쪽은 잘 알지를 못해서요. 대략 어떤 느낌인지 바로 파악은 안되네요(아트디렉터 BS를 보며). 혹시 준비해오신 자료가 있나요?
SB: 네.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이 될 거 같은데요.
(아트디렉터 SB님께서 가져오신 노트북의 어떤 폴더를 여시며 수 많은 사진들을 한 장씩 보여주신다. 오오오! 꽤 많다.)
수 많은 각각의 폴더 안에는 다양한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오래된 사진임을 뽐내는 듯한 빛 바랜 흑백사진부터 모형사진까지, 각종 설계도들뿐만 아니라 건물은 건물별로, 탱크는 탱크별로 비행기는 비행기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CS: 오~ 좋은 사진들이 많네요(솔직히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 -_-;;). 어, 잠깐 잠깐.
SB: 이거요?
CS: 아뇨, 이전꺼요.
SB: 아, 이거요? 이 사진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해서 아부라카타부라한 사진으로 좌우지장지지한 거죠.
CS: 이 사진 한 장이 많은 걸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독일 팔슈름예거의 $#@!^빠라빠라바바밤입니다.
(우쒸, 분명 우리말인디... 살짝 프로듀서 JH님의 얼굴을 보니,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신 것 같다.)
대략 정리하자면 ‘대체 뭔 소리여…… OTL‘
사진에는 상당히 큰 도시였을 것으로 예상되는 높은 건물들이 외벽만 남은 채 모두 부숴져 있었고, 망가진 탱크들이 사진의 여백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진들을 보면서 CS님과 SB님은 한참 동안을 이야기하셨습니다. 탱크 이야기도 나오고, 무기 이야기도 나오고, 수 많은 모델명들이 나왔는데 모델명까지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두 분 모두 2차 세계대전 마니아인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S: 아부라카타부라하고 좌우지장지지한 겁니다. 결국 등장 캐릭터들은 ‘스페셜포스’처럼 깔끔한 이미지가 아닌, 전쟁에 찌든 군인의 모습이고 마초적인 느낌인거죠.
SB: 네,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겠습니다.
(우잉?! 대체 뭘 알겠다는 것이지? 마초적인 느낌이라? 마초적인 느낌이라면 마초맨? 마초맨이라면 레스링선수인데… 뭐 수염도 많고 좀 지저분하긴 하지만 군인의 이미지는 아닌 것 같은데..
‘마초맨’이라... 마초? 마초맨? 아마추어맨?? 설마 대마초??!!) 아니 아니, 이건 아니지.. |
불연듯 '마초맨' 가사가 떠 오른다.
마초맨(Machoman) 노래: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 내 육체를 느끼고 싶어.
베이비~ 육체 내
육체를
봐봐. 베이비~ 내 몸에 관심있지 않니? |
결국 ‘마초’라는 단어를 검색하고 나서야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거 였군화! |
- 1화 '동상이몽 마초맨'편 끝 -
이상이 '카르마2' 컨셉 회의에서 발생한 '동상이몽 마초맨’ 에피소드 입니다. 다음 회에서는 '기확자의 꿈'으로 맵을 설계하던 당시 매일밤 같은 꿈에 시달리는 게임 기획자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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