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삐앙과 유쾌한 친구들(테일즈위버)
2003.01.18 12:23이혁준
영문도 모른 채 워프존에 몸을 날려 스타게이트를 통과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한 후 내가 도착한곳은 크라이덴
평원 섹션 5! 주위를 둘러보면 거기가 거기같은데 나오는 놈은 도달드덕과 포켓몬스터... 도날드 덕? 포켓몬스터?
[수정아씨] 저 놈들 보기보다 무서워요! 책가방 매고 달랑 부엌칼 하나 든 오리가 뭐가 무섭다는 건지...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안다고 생각한 난 한 어떤 루시안 칼츠가 오리가 휘두른 식칼에 무려 30데미지나 입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음.. 짧은건 짧은거야! --; [예삐앙] 헉헉! 수정아씨 같이가여! 죽지 않으려 애를 쓰며 열심히 가이드 선생님을 쫓아가던 중 난 기상천외한 몹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놈들은 아름다움이란 단어를 땅에다 묻고 왔는지 하나같이 엽기 그 자체였고 보는 순간 ‘때려주고 싶어’ 라고 말할 정도로 얄밉고 황당한 외모를 하고 있었다. [예삐앙] 맞으면 난 한방이겠다! [수정아씨] 조심하세여!
그 중에서 나의 눈길을 끈 놈들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가칭 레드싹스(레드 폭스가 아님)! 놈들은 빨간 털을 뒤집어 쓰고 썬글라스를 낀 채 건방진 자세로 손톱을 갈고 있었으니... 어쭈? 당장 안경 안벗어? 난 안경을 벗기려고 다가갔다. 그 때, [수정아씨] 저 놈들 낭만고양이보다 무서워여! [예삐앙] 히~익~!! [수정아씨] 느끼하져? [예삐앙] ㅡㅡ;
순간 지난번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고 함부로 덤볐다 연속 따귀세례를 당해 죽을뻔했던 악몽이 떠올랐다. 오메~ 무서운거!! 이번엔 따귀가 아니라 어퍼컷일테지! 난 내 귀여운 얼굴에 피멍이 들걸 생각하니 끔찍했다. [수정아씨] 조심하세여! [예삐앙] 요리조리(냉무)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 우리가 도착한 곳은 그 이름도 유명한 클라드 마을! [수정아씨] 다왔다! 들어가서 워프찍고 가요! 들어가자마자 옆에 있던 아가씨가 ‘너 뭐하러 왔냐’ 라고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반갑게(?) 우릴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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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번화가 그 자체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기상천외하다는 표현은 비단 몹에 국한된 표현만은 아닐 듯
싶었다. 엥! 뭐야 저건? 아까 보았던 발키리 아가씨를 비롯, 박스바니와 빨간머리앤 차림을 한 이들이 어디서 주워왔는지 산더미만큼
많은 딸기 시럽과 젤리를 들고 떨이로 팔려고 흥정을 하러 다니고 있었다. 딸기시럽 100개 팜! 허브젤리 100개 사요 하나에 40원~ 헤드기어 팜 2만원~ 수정아씨는 무척 지쳐 보였다.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도 모를 코흘리게 어린애를 데리고 테일즈 이곳저곳을 왔다갔다하며 설명해주고 살려주고 가르쳐주느라 그야말로 녹초(?)가 다 되어 있었다. 흐흑~~ 나 때문에 그 귀여운 얼굴이... 덕분에 나는 편하게 여행했지만... ㅡㅡ; 정말 미안했다. [예삐앙] 마을엔 첨 와봐여! [수정아씨] 님 워프 찍어두세여! 일루! [예삐앙] 워프여! [수정아씨] &^^ 워프를 찍는다.
[예삐앙] 이젠 대강 알 수 있을 것 같아여! 그보다 그 동안 넘 고마웠어여! 수정아씨! 또 만날 수 있을까여! [수정아씨] 전 밤에만 들어와요 한 12시쯤(ㅡㅡ:) [예삐앙] ^^그럼 그 때 들어오면 만나 뵐 수 있겠네염! [수정아씨] 아마도! 그럼 담에 뵈여! [예삐앙] 넵! 수정님 안녕히 주무세여!
이렇게해서 테일즈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나의 첫 여행이자 퀘스트에 있어 가장 큰 조력자였던 ‘수정아씨’는 테일즈를 떠나 꿈나라로 가게 되었고 난 다시 혼자가 되었다. 흐흐 이젠 혼자 살아가야 되는군!--;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하지? 앞이 캄캄했다. 그 동안 가이드 뒤만 졸졸 쫓아다니느라 실상 혼자서 돌아다녀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건 마치 엄마가 남대문 시장에서 잠깐 어디 갔다 온다며 담배가계에 날 맡긴 채 어디론가 가버려 영영 돌아오지 않을 때 밀려오는 불안감이라고나 할까? ㅠㅜ 어쩌지? 음...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어쩌면 내 머리는 이다지도 단순한지!^0^ 뭐! 어떻게든 되겠지! 죽기야 하겠어! 흠흠... 하며 서둘러 생각을 접어버리는 나였으니... |
어쨌든 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클라드는 탄광마을답게 여기저기 폐광이 널려 있었고 근처에 굴삭할
때 쓰는 기구들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불만(?)투성이었고 낯선 이방인들의 방문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음...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런 푸대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장사에 정신이 팔린 이들은 오로지
흥정하느라 정신없었다. ‘턱시도 23만에 팔아여!’ ‘46파타팜, 삐애로1/2/2팝니다!’ ‘본맬팔아여! 15에페파라여 실드소드 팔아여!’ ‘혹시 크룩파시나염!’
응? 대체 이게 다 뭐란 말인가? 여기가 마을인지 아님 노점상인지 구분이 안갔다. 네가 뭐 시장구경하러 온줄 아나? 그 때였다. 님 헤드기어 안 사실래여? 헤드기어가 뭐져? --; (투구를 썼다 벗는다) 오옷! 저건 지난번에 보았던 발키리 투구!! 멋진데... 항상 발키리를 동경해왔던 난 왠지 멋있고 강해보여 꼭 하나 정도는 사두고 싶었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얼만데여? 2만! 2.2..2... 만원!!! 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세어 보았다. 땡그랑 한푼, 두푼 총 재산은 657원!!ㅠㅜ 난 거두절미하고 딱 잘라말했다! 돈이 부족하네염! 얼마있는데여! 600원이여! ㅡㅡ;; 뭐냐? 라며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어렵지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돈이 턱없이 부족했던 난 결국 자존심과 체면 따위는 다 하늘로 집어 던지고 아무나 붙잡고 심오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방어구나 무기를 떨구는 몹은 없을까여? 돈도 없구 주워 쓰려구여!’ '그런건 없어요’ '그럼 돈많이 주는 몹은요? ‘그런건 보지 못했음! --;
엉? 정말! 그러면 어떻게 무기사고 갑옷사지? 라고 계속 물어보자 ‘돈 되는건 다 주워여! 그래서 갖다 팔아여! 라고 대답하는게 아닌가? 다 줍는다! 그러면 멋진 마법사가 되려면 12만원어치 딸기시럽과 허브젤리를 주워야 한다는 말인가? 으윽~ ㅠ_ㅠ 난 순간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언제 모아 언제 사서 언제 멋부려보나! 흐흑~~ |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마을에서 나온 난 한숨만 푹 내쉬었다. ‘뭐! 돈 되는건 다 주으라고?’ 그래가지고
어느 세월에... 안되겠다! 은행이라도 털자! 그러나 테일즈 위버에 은행은 아직까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에잇! 열받는다! 오늘
나한테 걸리는 놈은 뼈도 못추린다! 하며 난 화풀이로 주위에 있는 엽기돼지(본명 베이빙)를 괴롭히기로 했다. 운이 없다고 생각해라!
꽥!~
내가 발을 디딘 곳은 다름아닌 셀바스 평원, 크라이덴 평원과 비슷한 곳으로 클라드 마을을 지난 곳에 있었다. 곳곳에는 아까 보았던 엽기 돼지가 붕붕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열렙하는라 여전히 정신이 없었다. 셀바스 평원 북쪽으로 내려가던 중 난 목검을 쥐고 허공을 향해 붕붕 휘두르고 있는 한 보리스 진네만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단순한 목검이 아니었다. 데... 데미지가 무려 35~40!! 진검도 아닌 목검주제에! 게다가 X자를 그리며 이리저리 휘두르는 이상한 공격은 마치 바람의 검심의 주인공 켄신의 비천어검류를 떠올리게 했다. [예삐앙] 오옷! [???] 휙휙휙!! ^^
그 때 갑자기 목검소년으로부터 파티요청이 들어왔다. 난 그렇지 않아도 심심하던 참에 잘됐다 싶어 사정없이 수락을 눌렀다! [아기다하카]님 제가 몇 레벨인지 맞춰보셈? [예삐앙]?! 음... 아까 보여줬던 쌍칼의 위력을 보면 분명 10은 넘을 것임에 ,틀림없었다.. 난 심사숙고(?)한 끝에 멋대로 말해 버렸다. [예삐앙] 6? [아기다하카] --; [예삐앙] 그럼 10!! [아기다하카] 제가 어디를 봐서 10으로^^ 파티 모아여(잠수해도 됨!)
나도 참 한심하지! 아니 자기 렙이나 올릴것이지 그런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면서도 난 열심히 있는 숫자 없는 숫자 자 동원해 말하고 있었으니...(바보--;) 그러나 꿀벌에게 둘러싸였을 때 작열하는 폭죽의 위력은 그가 결코 풋내기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음... 멋진건 인정하지!
우리는 셀바스 평원의 한 구석진 곳에서 열심히 꿀을 모으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비롯, ‘파티모아여(잠수해도 됨)’이라 외치며 동료를 모집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한 보리스 소년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한 마디 하길, [자료실] 님들아! 저렙 1이에염! 불쌍하져! ㅠㅜ 그런데 이거 재밌거든요! 응! 알고 봤더니 한 파티가 아닌가(어느사이에)? [자료실] 저 좀 나갔다 올께여! 추방시키지 마세여! [아기다하카] 전 여기 죽 있을 거에여!
걱정마라! 여기서 한발짝도 꼼짝 안할테니... 라며 열심히 얼음조각을 주머니에서 꺼내 꿀벌에게 던지던 나에게도 레벨업의 기회가 온 것이다. ‘뾰로롱! (레벨업 표시 등장!)’ [아기다하카] ㅊㅋ! 님! 자동업? 아님 수동업이에요? [예삐앙]?? 응? 자동업? 그게 뭔데! 자동업이라면 자동으로 렙업되는 것을 말하는 건가? |
몸이 튼튼해야 좋은 무기도 다룰 수 있다는 그의 조언대로 난 자동레벨업을 선택했다. 음... 확실히 강해진 것 같군! 바위라도 쳐볼까?하고 생각한 찰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쏴아~ [아기다하카] 내 차라리 비를 맞느니 마나를 쓰고 말지... ㅡㅡ; 파티모아여(잠수해도 됨!) 왜 쓰는데? 잘 나오지도 않는거 아꼈다 팔지? 그런데 비를 맞으면 피달고 마나가 줄어든다나 뭐래나? 난 잠깐 추워져 정신집중이 안되는 줄 알았더니 문제는 그게 아니였던 것이다.
아! 어디 구멍난 우산이라도 없나? 그러나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우산은커녕 신문지도 보이지 않았다. 애취~ 이러다 감기 걸리겠네! 그러면서도 우린 열심히 동료를 모았다. 그 때 다른 보리스 진네만이 호기심에 찬 눈동자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뭘봐? 그 때... [전설의마법의검] 돈마니 나오는데 어디져? (어느사이에 동료가 되어있다). [아기다하카] 그런데 없어여!ㅡㅡ;; [전설의마법의검] 있다고 들었는데... 엉! 나와 같은 질문이네! 물어본다한들 아무도 ‘아! 그건 일루‘라 말해줄리 없다고 대신 알려주려 했던 찰나 난 갑자기 화면 오른쪽 상단에 망치가 열심히 여의봉을 두드리는 생소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엇! 저게 뭐지?
[아기다하카] 수리하셔야겠네염! [예삐앙] 수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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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마법의검] 나두 가봐야 되는뎅... [아기다하카] 예삐앙님이랑 같이가여! 이렇게 해서 우린 클라드 마을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수리는 부탁한 순간 번개불에 꽁볶아 먹듯 눈깜짝할 사이에 끝났고 우린 남은 콩을 씹으며 파티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을을 나섰다. 그 때 [전설의마법의검] 먼저가는 사람1등! 하며 손살같이 튀어나가는게 아닌가?
뭐? 1등? 누가 그런거 한대? 하며 투덜거렸지만 난 어느새 전력질주하느라 숨도 제대로 못쉬고 있었다. 헉헉~!~ 질까보냐? 우우 경쟁심에 피가 끓어오른 난 엽기 돼지와 꿀벌을 지나쳐 반칙으로 앞선 전설의 검을 필사적으로 쫓아갔다. 그리고 드디어! 따돌리는데 성공! 그를 제치고 1등이 된 난 묘한 쾌감마저 느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한데... 엉? 이럴수가 이길이 아니네!ㅡㅡ; 앞만보고 뛰느라 옆샛길을 지나쳐 그만 엉뚱한데로 가버린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오! 이런 황당한 경우가! 난 머리를 쥐어박으며 왔던길로 되돌아갔다.
[예삐앙] 앗싸! [전설의마법의검] 헉! 푸하하하하하하! [예삐앙] 웃지마셈 ㅡㅡ; [전설의마법의검] 웃긴거 보여줄께! 잠시 후 하얀 오로라가 온몸을 감싸더니 칼을 휘두르는게 아닌가? 그러나 놀랍게도 데미지는 0! 한번보고 두 번봐도 여전히 0이었다. 그러면서 하는말 [전설의마법의검] 주거랏! ㅡㅡ;; 엽기공격~!!
한사람은 폭죽을 터뜨리며 자신의 렙을 맞춰보라고 하질않나 또한 추방시키지 말라고 애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다른이는 갑자기 경주를 하자고 하더니 데미지가 0인 칼을 휘두르며 주거라고 하질 않나! 참 유쾌한(?) 진네만들이었다. 간헐적으로 여태까지 많은 파티를 맺어 왔지만 이번처럼 재밌는 파티는 처음이었다. 음.. 참 별난 놈들이야! 그러고 보니 난 혼자가 아니었다. 주위에는 이렇게 유쾌한 친구들이 어느새 하나 둘씩 모여들었고 난 그들과 이미 하나가 되어 있었다. 음...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어지는데...ㅡㅡ; 나도 추방시키지 말라고 말해야 하나?^^; 그들과의 만남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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