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검사로 제 2의 뮤 인생을 시작하다(뮤)
2003.06.04 16:27닷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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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떤 이는 마검사를 만드는데 한 달이 걸렸다는 얘기를 하지만 필자처럼 하루 1~2시간 뮤를 즐기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꿈만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2인 교대로 24시간 게임에 집중할 수 있다면야 그런 일이 가능하겠지만 온라인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게임의 요소를 즐기면서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다. |
게임을 즐기는 목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렙업에 초점을 두고 즐길 경우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필자처럼 하루 1~2 시간 정도씩 즐기는 게이머 입장에서 뮤 이야기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요정으로는 더이상 할 것이 없다 |
▶ 멋진 마검사로 변신하기 위해서라면 |
마검사를 시작하다
요정
렙 200이 넘어서면서 마검사를 키워야겠다는 마음으로 마검사용 아이템을 준비했었다.
전설의 갑옷 등의 흑마법사 방어구와 드라곤 갑옷 등의 흑기사용 장비, 스킬검들
그리고 행운 옵션이 없지만 3 레벨의 지팡이와 그냥 지팡이들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이것들을 창고에만 보관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최대 5개의 창고 캐릭터를 만들어 장비들을
하나둘씩 저장해 놓았다.
요정 렙 200이 되고 나서 220이 되기까지 2달이 걸렸지만 그 동안 모아놓은 장비는 허접 그 자체였다. 흔히들 상점용 아이템(NPC가 젠으로 판매하는 아이템)이라고 하는 것들이지만 그래도 마검사에게 입힐 생각을 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수호(방어 30%향상)와 유니(달리는 효과를 내는 탈 것)를 15정도씩 모았었다. 뮤에서는 5레벨 이상의 부츠를 신어야만 달리기가 가능했기 때문에 길드원 동생에게 사정사정해서 받은 5철부도 소중히 보관을 했다. 필자가 키운 캐릭터가 법사나 기사였다면 마검사 캐릭터에게 입힐 수 있겠지만 요정이기 때문에 입힐 수가 없다(마검사는 법사나 기사 장비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일단 따끈따끈하게 나온 마검사를 데리고 마을입구 떠돌이 상인에게 사과를 구입한뒤 로렌시아에서 제일 약한 거미와 버지를 잡기위해 달려나갔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5레벨 이상의 부츠를 신어야만 달릴 수 있는데 말 그대로 따끈따끈하게 뽑아낸 마검사가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서 인벤 창을 열어 보았다. 혹시 누가 나 모르게 5짜리 신발을 입혀놓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으로 보았지만 방금 마검사를 만들어서 내가 끌고 나왔는데 누가 신발을 신겨 놓았겠는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마검사는 달리기 기능이 자동으로 부여된 캐릭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즉 마검사는 처음부터 달리기가 가능했던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지금까지 모아놓은 유니랑 애지중지 보관해둔 5철부가 머리 속에 빙글 빙글 돌았다. 요정 캐릭에 대해서는 스탯을 어떻게 찍어야 효과적이고 무기나 방어구에 대한 정보까지도 상세히 알고 있지만 마검에 대해서는 내가 뭐 알 턱이 있나? 아쉬움반 기쁨반의 느낌으로 열심히 사냥을 했다(사실 삽질을 했는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어쨌든 약간의 삽질을 하기는 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처럼 모든 것을 비우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검사는 내게 홀가분한 마음을 주었다. 인생지사 꼬이고 얽힌 모든 관계를 이처럼 처음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복잡한 정치, 갈수록 악화되어 가는 거처럼 보이는 경제 등등 사회적인 부분도 툴툴 털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무지 행복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로랜시아에서 몹을 잡다 보니 5렙을 뚝딱 해버렸다. 그리고 창고에 있는 유니를 모두 상점에 팔아버렸다. 상점에 팔고 보니 지금까지 했던 삽질도 초반에는 나름대로 유용하지 않은가!
▶과거의 영광은... |
▶ 다 불살라 버리자... |
길드에 재 가입하다
그러나
그런 홀가분함도 잠시... 스탯을 찍어야 할 때 고민스러웠다. 힘을 찍어서 공격력을
키울 것인가? 민(민첩)에 찍어서 방어력을 키울 것인가? 에너지에 찍어서 마나통을
키울 것인가? 6렙이 되고 나서 길드 형에게 귓말을 보냈다. 지금까지 귓말을 안보낸
것이 아니라 못보냈기 때문에 초반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6랩까지는 만들어야 했다(6렙이
되어야 귓말 보내기 기능이 되고 길드에 가입할 수 있다).
닷넷 : 형~
인텔
: 어~그래! 마검 뽑았냐?
닷넷 : 네… 형님 덕분임다.
인텔
: 그래 축하한다. ^^&
닷넷 : 근데 힘 찍어야
해요? 민과 에너지는 어케 찍어요?
인텔 : 우선 힘과
민 찍어서 장비 착용해야지…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힘과 민첩 중에 어디에 찍어서 어떤 장비를 착용할지… 그리고 앞으로 몇 스탯을 찍어야 어떤 장비를 착용할 수 있는지 따져보면서 렙업하는 재미가 그 어느 재미 못지않다. 스킬 검을 들고 스킬 써가며 잡으면 또 순식간에 렙업이 되기 때문에 렙업하는 맛이 아주 좋다.
길드에 다시 가입하자 길마인 인텔 형은 마검 장비 맞추라고 내게 9정령 풀행셋을 주셨다. 이 아이템이면 60축(축복의 보석)에 해당하는 아이템이고 60축이면 웬만한 지존 장비를 사고도 남는 가치가 있다. 사실 내가 게임을 지속한 이유가 인텔 형 때문이다. 회사 일에 집중한다고 아이템 모두 처분하고 뮤를 그만 두었다가 다시 시작할 때도 인텔 형이 요정 장비를 다 챙겨 주셨다. 인텔 형과의 인연은 작년 뮤를 시작하고 2개월 후 즉, 딱 1년 전이었다. 게임상에 만나서 형 아우로 친하게 지내오면서 직접 만나고 더욱 가까워진 분이다.
사실 뮤에서 가장 파티에 중요한 캐릭터는 에너지 요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바로 인텔 형님은 에너지 요정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주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장비 중에 드라곤 장비는 기사용이고 힘과 민을 동시에 찍어야 착용이 되고 전설의 장비는 흑마법사용 장비인데 힘만 찍어도 되는 아이템이다. 그래서 우선은 힘에만 스탯을 부여해서 전설의 장비를 착용했다. 하나둘 착용하다 보니 15렙이 되고 나서 필자가 모아두었던 장비의 70%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애지중지 모아온 장비가 마검사 나오고 3시간 렙업만에 쓸모가 없어져 버린 셈이 되었지만 이것이 다 온라인게임에서 만든 인연의 힘이 아니겠는가(^^;).
마검사 공격력 높이기
기사용 장비와 법사용 장비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특혜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법사를 키워보지 않았기 때문에 법사의 특징을
자세히 모른다. 그래서인지 마검사도 기사처럼 키우게 되었다. 어차피 100레벨까지는
기사형으로 키우고 그 이후에는 에너지를 높여서 법사형 마검사로 키우는 것이 추세라고
하니깐 나도 그렇게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마검사를 32레벨까지 키우고 나니 마을간 이동이 가능해졌다. 법사, 기사, 요정의 경우 렙 50이 되어야만 이동이 되지만 마검사는 32렙에 이동이 된다. 이 또한 마검사를 키우면서 얻는 쾌감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데비아스 사냥터에서 본격적인 사냥을 하고 싶지만 방어와 공격력 모두 약해서 쉽지가 않았다. 45레벨이 되었지만 필자가 준비해둔 장비를 모두 착용해도 방어력은 139, 72~118 밖에 되지 않았다. 준비해 놓은 검은 양손 착용 검인데 아직 힘과 민이 모자라서 착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NPC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검중에서 제일 만만한 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블레이드검 두개를 착용해도 공격력은 비실비실했다(T.T).
▶부실한 방어력과 공격력 |
다행히 같은 길드에 있었던 찐하형은 필자보다 한달전에 마검을 뽑았고 드라곤 세트를 착용할 때까지 착용했었던 법사용 방어구를 빌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 방어력은 조금 더 향상이 되었지만 문제는 검이었다. 길드말로 길드원에게 저렙용 칼을 구할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모두들 고렙들이라서 특히나 대부분 요정이나 법사들 마검이기 때문에 기사용 장비는 구하기 힘들었다.
닷넷 : 아따~ 공격력이 떨어져서 못해먹겠네 ㅜㅜ
인텔 :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한 손에는 공속 높은 스킬 칼을 들어봐~
닷넷 : 그럼 어케되는데요?
인텔
: 지팡이의 공격력이 적용될게다
이 이야기를 듯는 순간 한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꺼져가는 촛불을 옮겨 붙일 수 있는 그런 희망이 말이다. 그렇다! 그렇다면 지팡이를 들어보자 그리고 어차피 법사형으로 가려면 좋은 지팡이를 구해야지라는 생각에 장섭(시장이 열리는 서버 보통 Non-PVP 서버)에 가서 지팡이를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팡이를 구할 보석(축, 영)이 없었기 때문에 전에 키우던 요정 캐릭터가 착용하고 있던 7수호12옵셋을 팔아서 20축을 마련했다. 그리고 부지행운12옵을 15축에 구입을 해서 7부지12옵행으로 만들어서 착용을 했다.
그리고 후다닥 한손에는 7부지를 들고 또 한손에는 스킬 검을 들고나서 그리고 공격력을 체크해 보았다. 헉! 그러나 공격력이 더 낮아진 것이 아닌가? 공격력이 67~109였다. 블레이드 두개를 들었을 때(72~118)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ㅜㅜ). 마치 불씨를 옮기려던 촛불 심지에 재채기를 한 셈이 아닌가.
닷넷 : 형님~ 어찌 글케 감쪽같이 거짓말을 하신당가요?
인텔 : …
닷넷
: 한쪽 지팡이 들고 한쪽 칼 들었는디 더 낮아졌당게요
인텔 : …
▶공격력이 더 낮아져버리다니... |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었더니 50이나 공격력이 높아졌다 |
인텔 형이 대답이 없어서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를 넘어버렸다. 시장 서버(장섭)에서 물건 팔고 물건 사는 동안 2시간이 훌쩍 지나버렸고 그 와중에 형님은 주무시나보다. 제발 컴퓨터 켜놓고 잠들지 말란 말이다~. 흐미…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이거 공격력이 높아진다고 했는데 21축 1영을 써서 기껏 만든 7부활의 지팡이(7부지)가 당장 쓸모가 없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부지는 해당이 안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창고에 있는 부지보다 낮은 전지(전설의지팡이)를 착용해 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공격력은 똑같게 나왔다. 이게 어찌 된 걸까?
형님이 뻥칠 분이 아니란 걸 다시금 상기한 뒤에 다른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헉! 역시 인텔 형의 말이 옳았다. 지팡이를 왼손이 아닌 오른손에 착용해야만 지팡이의 공격력이 적용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공격력은 122~161이 되어 무려 50의 공격력이 향상되었다. 보통 7레벨의 무기와 9짜리의 무기의 공격력 차이가 6이 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것은 엄청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오른손에 지팡이를 드느냐, 오른손에 검을 드느냐에 따라 이처럼 공격력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데비아스를 휘 젖고 다니다
이제
방어력도 어느 정도 갖추어졌고 공격력도 기대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전에는 피를
빨면서 잡아야 했던 설인도 이제는 껌이다. 설인대장의 경우 가끔씩 피를 빨아야
하지만 그래도 5번의 칼질로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요정을 키울 당시에도
데비아스 사냥터를 즐겨 찾곤 했다. 왜냐면 자리라는 개념이 적용 안되는 곳이 바로
‘데비아스’이기 때문이다. 사실 45렙에는 던전에서 렙업하는 것이 제일 빠르다.
몹이 지속적으로 리젠되므로 바로 바로 사냥이 가능하기 때문이지만 던전은 자리다툼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게다가 오토를 켜놓는 유저들이 많아서 자리 잡기도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
▶널널한 데비아스 |
1년 전, 여기 데비아스를 요정으로 사냥할 때는 유저들이 데비아스에 넘쳤었다. 몹보다도 게이머들이 더 많았었다. 조금만 사냥하다뵤면 어느새 법사가 악령을 돌리거나 기사가 강력한 공격력으로 내가 잡던 몹을 잡아버려서 경험치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후 지금의 데비아스는 널널했다. 그만큼 초보 게이머가 줄고 그만큼 고레벨 게이머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가능했다.
어쨌든 지금 레벨에서는 데비아스에서 렙업이 되니까 지금 당장은 좋겠지만 앞으로 렙업을 하게되면 던전이나 로타(로스트타워)에서 사냥을 해야 할 텐데 그놈의 자리싸움에 말려들 ?생각을 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걱정은 그때 가서 늦지 않을테니 지금은 현재에 만족하며 살자는 생각을 하는 순간 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팅~~~”
서버 다운으로 튕기는 소리냐고?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행운이라 할 수 있는 보석 떨어지는 소리다. 딱 보아하니 ‘축복의 보석’이었다. 마검사 캐릭터로는 처음 먹어보는 보석이었다. 역시 걱정은 나중에 하는 것이 행운을 불러오는 것인가 보다. 스샷을 찍다가 스틸을 당할지 모른다는 소심함에 먼저 축석을 먹은 뒤에 스샷을 찍었다.
▶46렙이 되어서야 처음 먹은 축석 |
필자가 데비아스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유로움이다. 던전에서 사냥하다보면 한 곳에서 자리잡고 몇시간을 죽쳐야 하는 단조로움이 있지만 데비아스에서는 돌아다니면서 사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더운 날씨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보면 은근히 시원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데비아스에서도 몹이 지속적으로 리젠되는 곳이 있다. 바로 퀸존의 입구이다. 보통은 데비아스에서 자리라는 개념이 없다고 게이머들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스틸을 당하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스틸을 범행하곤 한다.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겠는가? 바로 필자가 퀸존 입구에 자리 잡고 사냥을 하고 있는데 어떤 기사가 요정과 함께 다니면서 옆에서 스틸을 했기 때문이다.
닷넷 : 기사님~ 여기 자리인데요.
기사
: 데비아스에 자리가 어디 있다고 그러세요?
닷넷
: 저기... 여기는...
요정 : 마검이나 뽑았으면서
몰상식한 사람이네...
닷넷 : 몹이 리젠 되는 장소라서
그래요 --;
기사 : 그런게 어딨어요?
사냥 도중에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그냥 말없이 계속 사냥하려던 찰나 아이스퀸(데비아스에서 제일 쎈 몹)이 나타났다. 필자의 방어구로는 상대가 안되기 때문에 도망가려고 하는 순간 아이스퀸이 날린 얼음 조각에 그만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이렇게 죽을 줄 알았더라면 그냥 자리니 뭐니 말하지 말걸… ㅜㅜ ?당분간 아이스퀸은 상대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고 말았다.
▶데비아스에 자리 개념이 있는 곳 - 퀸존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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