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함께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게임 속 ‘절친’ TOP5
2017.05.25 10:06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두 대통령의 서로 다른 ‘친구’가 화제입니다. 지난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해 ‘친구’ 최순실과 마주했고,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아 ‘친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도했죠. 둘 다 친구를 위해서 무엇이든 할 만큼 우정이 깊었지만 그 결과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친구는 가족, 연인과 함께 인간관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어떤 친구를 사귀고 또한 스스로 어떤 친구가 되느냐에 따라 저마다 삶의 궤적이 달라지죠. 그렇다면 과연 모험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게임 속 주인공은 어떤 뜨거운 우정을 간직했을까요? 보고 있으면 부러워지는 게임 속 친구 다섯을 모았습니다.
친구는 가족, 연인과 함께 인간관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어떤 친구를 사귀고 또한 스스로 어떤 친구가 되느냐에 따라 저마다 삶의 궤적이 달라지죠. 그렇다면 과연 모험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게임 속 주인공은 어떤 뜨거운 우정을 간직했을까요? 보고 있으면 부러워지는 게임 속 친구 다섯을 모았습니다.
5위 ‘소닉’과 ‘테일즈’ (소닉 더 헤지혹)
▲ 꼬리 둘 달린 여우 '테일즈'와 날쌘돌이 '소닉'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Dr.에그맨’의 음모를 저지하느라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고슴도치 ‘소닉’, 그의 곁에는 언제나 귀여운 여우 ‘테일즈’가 있습니다. 소심하고 온순한 ‘테일즈’가 위험을 무릅쓰고 여행을 계속하는 이유는 순전히 ‘소닉’을 돕기 위해서죠. ‘테일즈’에게 있어 ‘소닉’은 슬픔으로 얼룩질뻔한 유년 시절을 지켜준 소중한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테일즈’는 태어날 때부터 꼬리가 두 개 달린 돌연변이에요. 지금이야 프로펠러마냥 뱅글뱅글 돌리며 하늘을 나는 등 쓰임새가 많지만, 어릴 적에는 그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괄시와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죠. 특유의 소심한 성격도 이즈음 형성된 겁니다. 자칫 마음의 문이 영영 닫힐뻔한 음울한 시기였지만 다행히 ‘소닉’을 만나며 용기를 얻게 됩니다.
‘소닉’의 넘치는 자신감을 본받아 이윽고 ‘테일즈’도 두 갈래 꼬리를 장애가 아닌 자랑거리로 삼았습니다. 덕분에 ‘소닉 더 헤지혹 2’부터는 달려선 도달할 수 없는 험지까지 ‘소닉’을 날라주거나 숨겨진 아이템을 얻는데 큰 도움을 주죠. 기계를 다루는 재능도 남달라서 ‘Dr.에그맨’을 저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서로에게 없어선 안될 친구군요.
4위 ‘선택 받은 불사다’와 ‘솔라’ (다크소울)
▲ 위엄 넘치는 태양의 기사 '솔라'와 '선택 받은 불사자'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꿈도 희망도 없는 하드코어 RPG ‘다크소울’에도 등 뒤를 맡길만한 든든한 친구가 하나쯤은 있어야겠죠. 자신만의 태양을 찾고자 숱한 모험을 헤쳐온 ‘태양의 기사 솔라’가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갑작스레 사명을 부여 받고 괴물이 득시글거리는 고성으로 보내진 ‘선택 받은 불사자’를 다독이고, 흔쾌히 힘까지 빌려주는 참된 용사에요.
당초 ‘선택 받은 불사자’와 ‘솔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괴물들과 사투로 너덜너덜해진 ‘불사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친절을 베풀며 점차 우정이 싹튼 것이죠. 어딘지 어설픈 차림새에 “태양 만세!”라며 두 팔을 쭉 뻗는 모습이 영~ 못미덥지만, 그런 반응조차 이해한다며 호탕하게 웃는 대범함까지 갖췄습니다.
이후부터 여기저기 그려진 소환진을 통해 ‘솔라’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못한 초반부터 가세하는데다, 상당수 보스전에서 제약 없이 소환이 가능하여 자연스레 우정이 깊어지죠. 특유의 사이비스러운 언행도 삭막하고 음울한 게임에서 그나마 미소 지을만한 요소에요. 과연 ‘태양의 기사’라는 이명처럼 한 줄기 햇살 같은 친구입니다.
3위 ‘배트맨’과 ‘슈퍼맨’ (인저스티스)
▲ 친구에서 적이 된 두 영웅 '슈퍼맨'과 '배트맨'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두 영웅 ‘배트맨’과 ‘슈퍼맨’은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끈끈한 유대감으로 묶여있습니다. 일설에는 둘의 어머니 이름이 우연찮게 같은 것이 우정의 비결이라는데요. 어쨌든 평소에는 각자 구역을 수호하다가도 상대가 위험에 처했다 싶으면 부리나케 날아가 도움을 주곤 합니다. 이외에 다른 영웅들도 많지만 이 둘만큼 돈독하진 않아요.
그런데 만화에 기반한 대전격투게임 ‘인저스티스’에선 이들의 우정이 커다란 시련을 맞이합니다. ‘배트맨’의 호적수 ‘조커’가 ‘슈퍼맨’과 연인 사이인 ‘로이스’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그가 사는 도시를 폐허로 만들어버렸어요. 심지어 ‘로이스’는 임신 중이었고, 이에 광분한 ‘슈퍼맨’은 ‘배트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커’를 단박에 죽여버립니다.
두 영웅은 이제껏 비록 악당일지라도 사사로이 목숨을 빼앗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크나큰 비극을 겪은 ‘슈퍼맨’은 더 이상 미적지근한 대응을 납득할 수가 없었죠. 그는 절대적인 통제 하에 평화를 이룩하겠노라 선포했고, 차마 친구의 타락을 지켜볼 수 없었던 ‘배트맨’은 반군을 조직하기에 이릅니다. 친구란 최고의 우방인 동시에 가끔은 최악의 적이기도 하죠.
2위 ‘마커스’와 ‘도미닉’ (기어즈 오브 워)
▲ 함께 사선을 넘나드는 전우 '마커스'와 '도미닉'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흉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사선을 넘으며 다진 전우애야말로 우정 중에 우정이라 할 수 있죠. ‘마커스’와 ‘도미닉’은 인류가 두 파로 갈려 싸웠던 거대한 ‘펜듈럼’ 전쟁에서 몇 번씩이나 서로의 목숨을 구하며 친형제에 버금가는 관계로 발전했어요. 종전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괴생명체 ‘로커스트’가 침략했을 때도 함께 최전방에서 활약했습니다.
‘기어즈 오브 워’ 기념비적인 첫 장면도 이 두 친구를 비추며 시작되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전선을 이탈한 죄로 옥살이를 하던 ‘마커스’를 ‘도미닉’이 꺼내주며 새로운 전설의 막이 오릅니다. 다만 뜨거운 우정과는 별개로 ‘도미닉’ AI가 재활용도 안될 쓰레기라 보고 있으면 짜증이 절로나요. 오죽하면 게이머들이 뇌가 없는 것 같다고 ‘뇌미닉’이라 부르겠습니까.
이래저래 저급한 AI로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도미닉’이 믿을 수 있는 전우인 것은 분명합니다. 언제나 몸을 사리지 않고 ‘마커스’를 엄호하며 온갖 궂은 일을 척척 해내니까요. ‘마커스’ 또한 ‘도미닉’이 눈앞에서 아내를 잃는 등 견디기 힘든 순간마다 투박한 손으로 친구를 감싸주며 고통을 함께 나눕니다. 이들은 이미 서로를 위해 죽을 준비까지 되어있죠.
1위 ‘짐 레이너’와 ‘타이커스’ (스타크래프트)
▲ 왕년에 생사고락을 함께 한 '타이커스'와 '짐 레이너'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인터넷에 떠도는 글귀 중 “친구를 의심하며 지내기보단 차라리 신뢰하다 배신당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가 있죠.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에서 ‘짐 레이너’와 ‘타이커스 핀들레이’가 보여준 우정이 딱 그런 모양새입니다. 둘은 ‘저그’나 ‘프로토스’같은 외계종족이 쳐들어오기 한참 전에 함께 군 복무도 하고 나아가 범죄에 발을 담그기도 했던 막역한 사이죠.
본편 시점에서 ‘짐 레이너’는 인류의 운명을 짊어진 특공대 사령관이지만, 젊을 적에는 사회의 양지와 음지를 넘나들며 안 해본 일이 없었어요. ‘타이커스’와는 십 수년 전 군대에서 처음 만났는데 훗날 상사의 음해로 어쩔 수 없이 탈영할 때도 함께했습니다. 이후 둘이서 의적 행세를 하다가 결국 덜미를 잡혔으나 ‘타이커스’의 희생으로 ‘짐’은 도망치는데 성공합니다.
즉 ‘타이커스’ 아니었다면 오늘날 사령관 ‘짐’도 존재치 못했다는 것. 둘이 재회했을 때 감정이 복받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흉악범이 그렇게 쉽게 풀려날 리가 없죠. 사실 그는 ‘짐’을 감시하기 위해 사악한 황제가 보낸 첩자였어요. 그럼에도 ‘짐’은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고 ‘타이커스’ 또한 친구를 배신하지 못해 차라리 그 손에 죽는 길을 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