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와 같이, '북두의 권'에 '용과 같이'를 끼얹었다
2017.09.21 21:22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북두와 같이' TGS 2017 트레일러 (영상출처: '용과 같이' 공식 유튜브)
“너는 이미 죽어있다”
소싯적 만화나 애니메이션 좀 봤다 하는 사람에게 이 대사는 매우 익숙할 것이다.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를 배경으로, 북두신권의 계승자 ‘켄시로’가 악인을 처단하는 이야기는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특히 상대방의 비공(인체의 급소)를 찔러 말 그대로 ‘폭사’시키는 필살기 ‘북두백렬권’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쉬는 ‘북두의 권’ 게임 신작이 나온다. 그것도 무려 세가 '용과 같이' 시리즈와 콜라보레이션 한 작품이다. 야쿠자의 거친 삶을 그려내던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처음으로 외부 IP에 도전하는 '북두와 같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도 일본과 같은 2월 22일 한국어판이 동시 발매될 예정이다. 과연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그리는 ‘북두의 권’은 어떤 모습일까? 게임메카는 ‘도쿄게임쇼 2017’ 현장에서 게임 제작을 맡은 사토 다이스케 프로듀서를 만나 게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북두와 같이' 개발을 맡은 사토 다이스케 프로듀서 (사진출처: 게임메카)
우선 ‘북두와 같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길 바란다.
사토 PD: 간단히 설명하면 하라 테츠오 선생의 만화 ‘북두의 권’과 세가 ‘용과 같이’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북두의 권' 세계관을 바탕으로, ‘용과 같이’ 요소를 추가한 액션 어드벤처게임이다.
용과 같이 스튜디오 최초의 외부 IP 작품이다. ‘북두의 권’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토 PD: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지난 12년 간 계속해서 ‘용과 같이’ 시리즈를 만들어 왔다. 그러던 중 시대극인 ‘용과 같이 켄잔’, 좀비물인 ‘용과 같이 오브 더 데드’ 등, 색다른 장르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를 넘어선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 작품을 찾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북두의 권’이라는 작품은 남자들의 뜨거운 싸움과 사랑을 테마로 한다는 점에서 ‘용과 같이’와 겹치는 점이 많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 악과 맞서는 '켄시로'의 활극과 '용과 같이'가 어울린다고 (사진제공: 세가)
‘북두의 권’ 세계관 위에 ‘용과 같이’를 더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게임 진행은 역시 ‘용과 같이’와 유사한가?
사토 PD: 전체적인 게임 스타일은 ‘용과 같이’와 같다고 생각해도 된다. 물론 ‘북두의 권’ 세계관에 맞춰 바뀐 점은 있다.
이전 공개된 영상에서 ‘켄시로’가 바텐더를 하는 등, ‘용과 같이’처럼 다양한 미니게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나 ‘용과 같이’답게 만들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사토 PD: 게임 핵심인 전투는 조금 다르다. ‘북두의 권’ 답게 ‘비공 액션’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용과 같이’보다 조금 더 테크니컬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용과 같이’처럼 다양한 미니게임을 추가했는데, ‘북두의 권’ 만의 독특한 세계관에 맞춘 것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켄시로 클리닉’이다. 설정상 북두신권은 비공을 찔러 사람을 공격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병을 낫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게임 내에서도 ‘켄시로’가 사람들을 치유하는 미니게임을 넣었다. ‘북두의 권’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 '용과 같이'처럼 다양한 미니게임이 담긴다 (사진제공: 세가)
전투가 좀 더 테크니컬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사토 PD: 게임이 아직 제작 중이기 때문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금 구상하는 전투는 ‘용과 같이’처럼 PS4의 △, □ 버튼으로 다채로운 콤보를 펼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적의 빈틈을 찌르거나 자세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 여기에 ○버튼으로 비공 공격, 즉 북두신권 기술을 사용한다. 일반 공격으로도 어떻게든 적을 쓰러트릴 수 있지만, 비공 공격을 제 때 쓰면 전투가 훨씬 쉬워진다.
비공 공격은 그간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필살기처럼 나오던 ‘히트액션’을 대체하는 것인가?
사토 PD: 그렇지 않다. 히트액션은 ‘오의’라는 기술로 나온다. 비공 공격은 일반 공격과 섞어서 보다 테크니컬한 콤보를 펼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 전작의 히트액션은 '오의'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사진제공: 세가)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된다고 들었다. 원작과 스토리가 얼마나 다른지 알려달라.
사토 PD: 원작의 캐릭터 설정이나 시간에 따른 사건은 어느 정도 게임에 반영된다. 하지만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원작과 같은 부분은 도입부, ‘켄시로’가 악당 ‘신’과 싸우는 장면 밖에 없다. 이후로는 ‘북두와 같이’ 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켄시로’는 사랑하는 여인 ‘유리아’가 살아있다는 소문을 듣고 기적의 마을 ‘에덴’을 찾아가게 된다. 이후 '에덴'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에덴’은 희귀한 자원인 물이 풍부하고 이를 통해 전력 발전을 하는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한 곳이다. 따라서 다양한 세력이 ‘에덴’을 빼앗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에덴’ 사람들은 거대한 벽을 세우고 외부인을 경계한다. ‘켄시로’ 역시 처음에는 마을에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데, 이것이 게임에서 만나게 될 첫 번째 시련이다.
게임을 진행하며 에덴이 어떻게 이렇게 풍족함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그 진실에 대해서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인기 캐릭터 레이, 토키, 사우저 등도 등장하고, 하라 테츠오 선생이 디자인한 오리지널 캐릭터도 나온다.
원작 캐릭터 설정이 유지된다면 ‘켄시로’의 스승 ‘토키’는 게임에서도 병을 앓고 있나?
사토PD: 안타깝지만 ‘토키’는 이번에도 아프다.
주인공 ‘켄시로’ 성우가 ‘용과 같이’ 시리즈 주인공 키류 카즈마와 같은 쿠로다 타카야다. '켄시로'의 이미지가 키류와 겹쳐 보일 수도 있는데, 성우를 바꾸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토 PD: 일부러 바꾸지 않았다.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만드는 만큼, 게임에서 ‘용과 같이’다운 느낌이 함께 나길 바랐기 때문이다. 모든 캐릭터는 원작자인 하라 테츠오 선생의 허락을 맡아 성우를 정했다.
▲ 초회 특전으로 '키류 카즈마' 스킨까지 제공된다 (사진제공: 세가)
게임에 ‘용과 같이’다움을 더했다고 했다. ‘용과 같이’에서는 ‘클럽 세가’라는 시설이 있어 세가에서 발매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북두와 같이’에서는 어떤가?
사토 PD: 버기를 타고 ‘에덴’ 바깥의 황야를 탐색할 수 있다. 그 곳에서 갖가지 유용한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성장에 필요하다거나,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 등이 있다. 또한, 과거의 게임이 묻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게임을 ‘에덴’에 가져가면 과거 세가 하드로 나왔던 ‘북두의 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용과 같이 6'에 도입된 최신 기술 ‘드래곤 엔진’을 사용하지 않았다. ‘드래곤 엔진’을 사용하면 좀 더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일 수 있는데,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사토 PD: ‘북두와 같이’ 프로젝트 자체는 ‘용과 같이 6’가 나오기 전에 시작됐다. 당시는 6편 제작에 쓰인 ‘드래곤 엔진’을 한창 만들어 가는 도중이었다. 엔진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북두와 같이’ 제작에 쓰기에는 부적합했다. 이에 이미 완성되고 안정된 엔진으로 ‘북두와 같이’ 개발에 착수했다. ‘용과 같이 극’ 제작에 쓰인 엔진이다.
앞으로도 용과 같이 스튜디오에서 게임으로 만들고 싶은 IP가 있다면 알려달라.
사토 PD: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아까 말한 것처럼 ‘북두의 권’은 ‘용과 같이’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기에 게임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렇다고 유명한 IP를 닥치는 대로 만들 생각은 전혀 없다.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고, 팬들이 게임으로 만나고 싶어 한다면 제작할 용의는 있다.
▲ 유명하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만들 생각은 없다는 사토 PD (사진출처: 게임메카)
프로듀서로서 게이머들이 ‘북두와 같이’에서 주목하길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토 PD: 지금까지 이런 ‘켄시로’는 본 적 없다는 것이다. ‘북두와 같이’에는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할 수 있는 코미디한 요소를 가득 넣었다. 원작 팬이라면 색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국어판이 일본과 함께 발매된다.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를 전해달라.
사토 PD: 솔직히 한국에서 ‘북두의 권’이 얼마나 인지도 있는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라 자부한다. 만약 지금까지 용과 같이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게임을 좋아했다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임이 발매되는 2월 22일까지 기다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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