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은 없다, 4개 팩션의 치열한 전장 '토탈 워: 워해머 2'
2017.09.25 18:38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전작보다 판타지 색채가 짙어진 '토탈 워: 워해머 2' (사진출처: 개발사 공식 블로그)
지난 2016년에는 실제 역사 속 국가를 통치하고 전쟁을 수행하는 전략게임 '토탈 워' 시리즈에 이단아 같은 작품이 나왔었다. 바로 '토탈 워' 시리즈 최초로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삼은 '토탈 워: 워해머'였다. 유명 미니어처 게임 IP를 바탕으로 한 '워해머'는 '토탈 워' 특유의 전쟁 시스템에 괴물과 마법 등의 판타지 요소를 더하여, 방대한 규모의 판타지 전쟁을 서사시적으로 묘사해낸 것으로 호평을 받았다.
9월 28일 발매를 앞둔 후속작, '토탈 워: 워해머 2'는 판타지 요소가 더 강해진 모습이다. 그래픽, 인터페이스, 게임 방식 등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신화 속 거대한 괴물들이 전장을 휩쓸고, 캠페인 승리 조건으로 대규모 마법 의식 집전이 제시되는 등 전작에 비해서 판타지 색채가 훨씬 배가됐다. 전작이 유럽에 해당하는 '올드 월드'를 무대로 인간 제국 영토 둘러싼 전쟁을 보여준 반면, 이번 작품은 판타지 종족들이 마법적 힘을 놓고 벌어는 전쟁을 다루고 있다.
'워해머 2'는 기본적은 틀은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신규 콘텐츠만 추가한, 스탠드얼론 확장팩에 가까운 구성이다. 만약 전작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면 조금 아쉬울지 모른다. 하지만 전작을 재미있게 했고, 더 많은 판타지 요소를 원했다면, '워해머 2'에 크게 만족할 것이다.
▲ '대형 회오리'를 통제하기 위한 네 종족의 싸움이 게임의 주된 내용이다 (사진출처: 개발사 공식 블로그)
마법 소용돌이를 놓고 각축 벌이는 네 개의 신규 진영
▲ 게임의 목표인 '대형 회오리'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워해머 2'의 이야기는 신비한 섬 '울쑤안'에 위치한 '대형 회오리'를 중심으로 벌어진다. 이 마법적 소용돌이는 악마들의 고향인 '혼돈의 영역'으로부터 이 세계로 흘러 드는 힘을 고대 엘프 마법사들이 응집시켜둔 것이다.
게임은 고대에 예언된 종말의 날이 다가오고, 혼돈의 힘을 소용돌이에 묶어두는 힘이 약해지면서 시작한다. 하이 엘프, 다크 엘프, 리자드맨, 스케이븐 진영은 이 기회를 틈타 '대형 회오리'를 차지하고자 한다. 어떤 진영은 소용돌이 봉인을 강화해 재앙을 막고자 하지만, 소용돌이에 축적된 마법적 힘을 빼앗고 싶어하는 진영도 있다. 이에 네 진영은 '대형 회오리'를 놓고 큰 전쟁을 벌이게 된다.
▲ 다크 엘프의 왕 말레키스는 '대형 회오리'에 축적된 힘을 얻고 싶어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전작과 마찬가지로 각 진영은 고유한 특성, 전략, 자원을 지닌다. 어떤 종족을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게임은 내정과 전투가 완전히 달라진다.
첫 번째 진영 하이 엘프는 신비한 섬 울쑤안에 근거지를 둔 우아하지만 이기적인 종족이다. 게임 속에서도 하이 엘프는 '궁정 암투' 내정 특성을 지닌다. 이들은 퀘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향력 자원을 얻고, 이를 소모해 다른 진영들을 화해시키거나 이간질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무역 협정을 맺은 국가에 첩자를 보내 염탐하여, 동맹이 아니어도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
전투에서 하이 엘프는 뛰어난 기동성과 원거리 공격을 조합하여 싸운다. 이들은 드래곤, 피닉스, 그레이트 이글 등의 비행 괴물과 긴 사거리를 지닌 궁사들을 운용한다. 빠르고 공격력이 강하지만, 전반적으로 방어력은 떨어지는 것이 하이 엘프 유닛의 특징이다.
▲ 고결해 보이지만 실은 냉혹한 음모가들인 하이 엘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다양한 비행 괴물과 기병대로 구성된 하이 엘프의 군대 (사진출처: 개발사 공식 블로그)
두 번째 진영 다크 엘프는 잔인하고 사악한 성품의 해적들이다. 다크 엘프의 특징은 '노예제도'다. 이들은 전투에서 승리할 때마다 생존자 일부를 사로잡아 노예로 삼는다. 노예는 소모성 자원으로 사용되며, 각 도시에 배치할 경우 공공질서를 악화시키는 대신 수입을 늘릴 수 있다. 또한 노예를 인신공양 하여 국가 전체가 특별한 효과를 얻는 '의례'를 집전할 수도 있다. 다크 엘프는 이처럼 다양하게 사용되는 노예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야 한다.
전투에도 다크 엘프의 잔인한 특성은 잘 반영됐다. 다크 엘프 고유 특성 '살인 기량'은 전투 중 충분한 적 유닛을 쓰러뜨릴 시 모든 아군의 공격력과 사기가 증가하는 효과를 지닌다. 또한 이들은 사로잡아 길들인 블랙 드래곤, 히드라, 하피 같은 괴물을 유닛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 노예를 희생해 치를 수 있는 다크 엘프 의례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다크 엘프는 전투에서 워 히드라 등의 길들인 괴물들을 앞세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세 번째 진영 리자드맨은 고대의 창조주 '올드 원'들이 세상에 남겨둔 수호자 종족이다. 이들의 내정 특성으로 흙점 거미줄이라는 마술을 사용하여 거점 도시들의 지맥을 연결시킬 수 있는데, 서로 연결된 도시가 많을수록 건설 속도, 인구 증가, 수익이 증가한다. 반면 거점 도시를 잃으면 연결이 약해지면서 불이익이 생긴다. 따라서 리자드맨은 수호자 종족이라는 설정에 맞게 철저히 거점도시들을 사수하며 천천히 확장해나가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전투에서 리자드맨은 가장 뛰어난 마법사 캐릭터, 공격력과 방어력이 모두 출중한 보병, 다양한 거대 괴수를 운용한다. 그러나 부대의 전반적인 속도가 느리며, 부대 유지비가 비싸 다수를 운용하기는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즉 일반적으로 소수정예의 방어적 전투를 주로 하게 되는 셈이다.
▲ 인접한 도시가 모두 파괴됐거나 적에게 빼앗긴 상태면 연결이 약해지며 불이익이 생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소수정예의 리자드맨은 튼튼한 보병과 거대한 공룡을 중심으로 싸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마지막 진영 스케이븐은 외계에서 온 워프스톤이라는 광물의 힘에 오염된 쥐 인간이다. 이들은 쥐라는 특성에 맞게 신진대사가 굉장히 빠른데, 이 설정을 반영해 게임에서는 '식량' 자원을 갖고 있다. 식량은 전투에서 포로를 잡거나 목장을 지어 충당할 수 있고, 인구에 따라 감소한다. 식량 생산이 많으면 도시 건설에 보너스를 받고, 전투에서 땅굴을 파 기습공격을 하는 '아래로부터의 위협'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식량이 부족하면 내정이 급속도로 불안정해진다.
▲ 쥐답게 무시무시한 머릿수로 적을 압도하는 스케이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한 명이 이기면 나머지는 모두 패배한다, 배틀로얄식 승리조건
▲ 울쑤안 중심부에 위치한 '대형 회오리'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전작 '워해머'는 진영마다 승리 조건이 달랐고, '워리어 오브 카오스'를 제외하면 반드시 다른 모든 진영과 싸울 필요는 없었다. 그렇기에 후반에 이르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고, 게임이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워해머 2'는 공통의 목표 '대형 회오리'로 인해, 모든 종족이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다. 한 종족이 이기면 다른 모든 종족이 패배하는 배틀로얄 방식의 구성인 셈이다.
각 종족은 저마다 '대형 회오리'의 봉인을 풀고 힘을 취하거나, 반대로 봉인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한 의식을 치러야 한다. 의식을 치르는 데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각각의 도시는 의식에 필요한 제물과 재료를 나타내는 의식 자원을 조금씩 생산하는데, 이 의식 자원을 일정 수 이상 확보하면 전세계적인 의식을 거행할 수 있게 된다. 의식은 총 다섯 단계가 존재하고, 먼저 다섯 번째 의식을 치르는 종족이 게임에서 승리한다.
▲ 일정 턴 동안 지정된 세 도시를 지키지 못하면 의식에 실패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의식 자원을 모았다고 바로 의식이 거행되는 것은 아니다. 의식은 세 개의 도시에서 15턴 동안 진행된다. 그런데 15번째 턴이 끝나기 전에 의식을 거행하던 도시가 하나라도 빼앗기거나 파괴되면 의식은 실패하고, 일정 턴이 지난 후에 다시 의식을 시작해야 한다. 단 의식이 시작되면 모든 진영이 방해나 공격을 시작하므로, 방어 측은 무슨 수를 써서든 의식 장소로 선정된 세 개 도시를 15턴 동안 사수해야 한다.
반대로 누군가 의식을 시작하면 다른 진영들은 필사적으로 방해에 나서야 한다. 공격 측은 직접 침공하는 것 외에도 이번에 새로 추가된 요소 '개입군'을 파견할 수 있다. 한 진영이라도 의식을 시작하면 화면 상단에 '개입군 파견' 메뉴가 활성화되는데, 여기서 일정 금액을 내면 상대 의식 거행 도시 근처에 바로 용병 동맹군이 생성된다. '개입군'은 얼마나 비용을 지불하는지에 따라서 규모가 달라지며, 직접 움직일 수는 없지만 목표 도시를 설정해줄 수는 있다.
이처럼 한 진영이 승리하면 다른 진영들은 자동으로 패배하는 시스템 덕에 '워해머 2'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치열해진다. 초반에는 의식 자원을 모으기 바쁘지만, 의식 거행이 시작되는 후반에는 시스템적으로 모든 진영이 서로를 방해하기 위해 반드시 전쟁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를 방해하고 먼저 의식을 완료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사진출처: 개발사 공식 블로그)
기대 컸던 대규모 커스텀 모드 '모탈 엠파이어즈', 출시 직후에는 즐길 수 없다
▲ '모탈 엠파이어즈'는 발매 직후 플레이 할 수 없다 (사진출처: 개발사 공식 블로그)
'워해머 2'는 기본적으로 '대형 회오리'를 놓고 벌어지는 네 종족의 전쟁을 다룬 스탠드얼론 게임이다. 다만 전작을 구매한 플레이어는 '올드 월드'와 '워해머 2'의 지역을 합친 대규모 맵에서 커스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제작사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가 예전 '메가 캠페인'으로 소개했던 이 모드의 정식 명칭은 '모탈 엠파이어즈'다. '모탈 엠파이어즈'에서는 '워해머'와 '워해머 2'의 무대가 하나의 맵으로 통합되며, 두 작품의 진영, 캐릭터, 이벤트 등이 모두 등장한다. 게임 규모가 두 배 가까이 확장되는 셈이다.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에 따르면 '모탈 엠파이어즈'에 등장하는 리더 캐릭터의 수는 총 35명이며, 진영은 총 117개가 등장한다.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모탈 엠파이어즈'에 단순히 두 작품을 짜깁기 한 것 이상의 콘텐츠가 등장한다고 전했다. '워해머'와 '워해머 2'는 게임 목표나 시스템에 있어 다른 면이 많으므로, '모탈 엠파이어즈'는 고유한 승리 조건과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모탈 엠파이어즈'는 '워해머 2' 출시 직후 바로 즐길 수는 없다.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출시 후 근시일 내에 무료 다운로드 콘텐츠 형태로 '모탈 엠파이어즈'를 배포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모탈 엠파이어즈' 공개 직후에는 '워해머' 진영 중 마지막 DLC로 추가된 '노스카'가 등장하지 않지만, 조만간 업데이트를 통해 정상적으로 '노스카'를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전작의 마지막 DLC 진영인 노스카는 추가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한다 (사진출처: 개발사 공식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