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기 맞은 도쿄게임쇼, 해외 업체 관심도 시들
2017.09.25 19:02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TGS 2017이 4일 간의 여정을 마쳤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일본 ‘도쿄게임쇼 2017(이하 TGS 2017)’이 지난 9월 24일, 4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TGS를 방문한 관람객은 작년보다 다소 줄어든 25만 명이다.예년의 방문객 수준은 유지는 했으나 성장은 정체된 상황이다. 좀더 세부적인 통계를 들여다보면 ‘세계 3대 게임쇼’라는 수식어가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해외 업체들의 관심이 줄고 있다.
'TGS 2017'에서 공개한 올해 총 관람객 수는 254,311명이다. 이는 ‘역대급’ 방문 기록을 경신했던 작년보다 6% 정도 줄어든 수치다. 총 관람객으로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일반 게이머에게 문을 여는 퍼블릭 데이 방문객은 196,235명으로 4% 줄어들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언론, 게임 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데이 방문객 수는 이틀 간 58,076명으로 작년보다 10%나 줄어들었다. 즉, TGS 2017에 주목하는 해외 게임매체나 업계의 관심이 전과 같지 않다는 의미다.
▲ 퍼블릭 데이 관람객은 많았지만, 비즈니스 데이가 크게 줄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경향은 행사에 참여한 게임사 목록에서도 알 수 있다. 작년 TGS 2016에는 총 614개 회사가 행사에 참여했고, 그 중에서 해외 업체는 345개였다. 그 중에서 워게이밍과 2K는 대형 부스를 세우고 자사 게임 홍보에 앞장섰다. 그러나 올해 행사에 참여한 해외 게임사는 317개로 줄어들었다. 대형 부스 역시 ‘토탈 워: 아레나’와 함께 찾아온 워게이밍만 세웠다. 여기에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워’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시연대 없이 부스 모델이나 캐릭터 조각상을 세워두는 수준의 홍보에 그쳤다.
▲ '섀도우 오브 워'는 눈도장만 찍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해외 관심이 떨어진 상황에서 휴대기 플랫폼 부진이 이어지며 볼거리가 더욱 줄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휴대용 콘솔인 PS비타와 닌텐도 3DS는 모두 첫 출시 후 6, 7년이 지나며 노후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 E3부터 신형 휴대기가 나오길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소니나 닌텐도가 새 기기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영향으로 휴대기를 위한 신작이 크게 줄었다. 2016년 48개가 출전했던 PS비타 타이틀은 20개로 줄었고, 닌텐도 3DS 타이틀역시 36개에서 9개로 감소했다. 사실상 휴대용 콘솔 신작은 ‘멸종’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아울러 2017년 전세계 게이머를 사로잡은 닌텐도 부재도 아쉽다. 닌텐도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슈퍼 마리오 오딧세이’ 등 훌륭한 퍼스트 파티 타이틀로 E3와 게임스컴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에도 TGS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샨테: 하프 지니 히어로’ 같은 스위치 타이틀 몇 개가 전시되었지만, 눈을 확 끄는 스위치 정보는 없었다.
▲ 게임스컴에선 대형 부스를 차린 닌텐도, 허나 TGS에서는 볼 수 없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면 TGS가 해외의 관심이 점점 떨어지는 ‘내수게임쇼’가 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게임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게임쇼가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모바일이니 VR이니하며 계속 유행이 바뀌고 있는데, 게임쇼는 이러한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글로벌 게임쇼를 목표로 한 '지스타'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부분이다. ‘지스타’ 역시 최근 급변하는 게임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체를 겪고 있다. 특히 TGS와 마찬가지로 해외 게임사 참여가 저조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개막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스타'가 글로벌 게임쇼로 거듭나고 싶다면 TGS를 반면교사로 삼아 돌파구를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만약 '몬스터 헌터'가 없었더라면...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