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간 '콜 오브 듀티: WW2', 전우애 전한다
2017.11.03 17:12게임메카 이새벽 기자
▲ 다시 한 번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콜 오브 듀티: WW2'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FPS '콜 오브 듀티'는 특유의 사실적이고도 긴박감 넘치는 전투 묘사로 큰 인기를 얻으며 명작 프랜차이즈 반열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콜 오브 듀티'는 소재가 점점 미래전쟁으로 넘어가며 분위기와 게임성에 있어 큰 변화를 겪어왔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팬들의 반발에 부딪치게 됐다. 2016년에 발매된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는 지나친 미래적 분위기와 과도한 속도감 등으로 비판 받으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출시된 프랜차이즈 최신작, '콜 오브 듀티: WW2'는 시리즈 뿌리로 되돌아갔다. 다시 한 번 2차 세계대전이라는 무대를 선택한 것이다. 게임 스토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뛰는 영웅담 대신 전쟁의 참화에 휘말린 개인을 다룬 드라마로 바뀌었다. 게임 시스템도 첨단 장비를 활용한 빠르고 세련된 액션보다는, 느리고 투박하지만 전우애를 느낄 수 있는 팀 플레이 위주로 재편됐다. 심지어 코믹했던 좀비 모드조차 진지한 공포물 협동전으로 돌아왔다.
다시 한 번 노르망디로, 전쟁의 참혹함 다룬 싱글 플레이 스토리
▲ 병사들의 개인사도 자주 묘사된다 (사진제공: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콜 오브 듀티: WW2' 제작에 참여한 조 살루드 AD는 "우리의 목표는 ‘콜 오브 듀티’를 시리즈의 뿌리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시대 배경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재미까지 예전 모습으로 회귀시켰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러한 특징은 싱글 플레이 모드의 스토리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이번 주인공 레드 대니얼스는 자기가 살아온 마을밖에 모르는 '촌놈'이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징집되어 전세계를 휩쓴 거대한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기에 대니얼스 이야기는 영웅 개인이 자신의 역량과 결단으로 전쟁을 해결했던 '인피니트 워페어' 등의 전작과 달리, 어둡고 잔혹한 전쟁에 희생되는 개인들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 전장에 내몰린 사람들의 전우애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연출 (사진제공: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싱글 플레이 모드는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부터 시작된다. 대니얼스는 어마어마한 사상자를 낸 이 전투에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도하고, 자신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적과 맞서 싸우며 영웅심, 동지애, 상실감, 공포 등 여러 감정적 체험을 하게 된다. 살루드 AD는 2차 대전의 피해와 비극을 사실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애썼고, 이를 위해 역사학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실제 2차 대전 폐허를 방문해 영감을 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게임 시스템에도 반영되어있다. '콜 오브 듀티: WW2'는 최근 많은 FPS들이 채택하고 있는 '자동 회복'이 없다.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근의 NPC 위생병 분대원을 찾아 치료용 팩을 받아야 한다. 또한 분대원은 직접 전투 외에도 숨어있는 적의 위치를 파악해 플레이어에게 알리는 도움을 주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동료를 엄호하거나, 쓰러진 동료를 안전한 곳으로 끌고 가는 등 도움을 줄 때는 추가 경험치가 보상으로 제공된다.
▲ 과연 대니얼스와 동료들은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진제공: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이처럼 '콜 오브 듀티: WW2'는 스토리와 게임 시스템 양면에서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뛰어난 영웅 개인의 활약이 아니라, 분대 전체가 함께 싸우는 느낌을 묘사하고자 한 것이다.
다섯 '사단'과 '전쟁 모드', 팀워크가 생명이다
▲ 멀티 플레이 모드 로비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동료애라는 주제는 멀티 플레이에도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시리즈 전통대로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다섯 병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병과는 게임 내에서 '사단'이라고 불리며, 각 '사단'은 장단점이 분명해 다른 '사단'과 합동하지 않으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각 사단은 고유 '사단 스킬'과 '사단 훈련'을 갖고 있다. 또한 사단은 저마다 특화 및 전용 무기가 있고, 이를 사용할 시 '사단 스킬'에 따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특정 사단을 플레이 할 때마다 경험치가 쌓이며 사단 레벨이 오르고, 그에 따라 다양한 '사단 스킬'과 '사단 훈련'이 해금된다.
보병부대는 모든 면에서 무난한 클래스다. 보병의 '사단 스킬'인 착검 돌격은 M1 개런드 소총에 대검을 장착하고 적을 찌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보병은 백병전에서 다른 병과에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사단 훈련'은 무기에 장착할 수 있는 부품의 최대 개수를 증가시켜, 보다 효율성 높은 활용이 가능하게 해준다.
공수부대는 높은 기동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클래스다. 이들의 '사단 스킬'은 소염기로, 기관단총 발사 시 생기는 불꽃과 소음을 줄여주는 대신 사정거리를 감소시킨다. 공수부대의 '사단 훈련'은 질주 거리와 속도를 증가시키고, 등반 속도를 높여주는 '패스파인더'다.
기갑부대는 모든 클래스 중 가장 뛰어난 화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화력, 사거리, 연사속도가 모두 우수한 기관총, 그리고 막강한 위력의 로켓 런처를 비롯한 여러 중화기로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이들의 '사단 스킬'은 기관총을 거치해 명중률과 집탄률을 높이는 것으로, 거점 방어에 특히 효과적이다. 또한 '사단 훈련'인 '탱커'는 달리고 있을 때의 폭발물 투척 범위와 속도를 높여준다.
▲ 산악부대의 '사단 스킬'과 '사단 훈련'을 비롯한 특성들이 설명된 화면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산악부대는 은신과 저격에 초점을 맞춘 저격수 클래스다. 저격소총을 주무기로 하는 이들은 '사단 스킬'인 '샤프슈터'를 이용해 저격조준이 가능하며, '사단 훈련'인 '스카웃'은 먼 곳의 적도 화면에 표시해주거 미니 맵 범위를 확대시켜준다.
마지막 원정부대는 돌격병이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움직여 적에게 근접한 후 산탄총으로 단거리 전투를 벌인다. '사단 스킬'인 '소이탄'을 쓰면 사격 시 적에게 불을 붙여 확실한 처리가 가능하고, '사단 훈련'인 '새퍼'는 소지 탄약 개수를 증가시키고 폭발 피해를 덜 입게 해준다.
여기에 전에 없던 새로운 모드도 추가됐다.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주어진 목표를 공략하며 대결을 벌이는 '전쟁 모드'다. '전쟁 모드'에서 두 팀은 전략적 거점들을 놓고 순차적으로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게 된다. 거점을 놓고 벌이는 쟁탈전인 특성상 여러 사람이 함께 활동해야 하고, 자신의 '사단'에 따라 팀워크를 맞추는 것이 필수다. 또한 '전쟁 모드'는 팀워크가 유도되는 모드 전용 맵들도 갖추고 있다.
▲ 전략적으로 여러 거점들을 확보해야 하는 '전쟁 모드'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제 코믹함은 없다, 진지하고 무서워진 '나치 좀비' 모드
▲ 공포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나치 좀비의 모습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이제는 시리즈 전통이 된 좀비 모드도 여전하다. 좀비 모드는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를 시작으로 나오기 시작한 번외 게임 모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컬트와 생체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나치 좀비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다루었다. 다만,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좀비 모드'의 좀비들은 점점 황당하고 코믹하게 묘사된 감이 있었다. 특히 '인피니트 워페어'는 주인공들이 저주받은 영화 속 세계를 떠돌며 좀비들과 싸운다는 엽기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그러나 이번 '콜 오브 듀티: WW2'의 좀비 모드는 진지하다 못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4인 협동전 모드로 진행되는 이번 '나치 좀비' 모드의 내용은 이러하다. 2차 세계대전 말 연합군의 특수부대는 나치가 빼돌린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 어느 산 속 소도시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은 한 미치광이 나치 과학자가 고대유물에서 끌어낸 흑마술의 힘으로 인체실험을 해 만들어낸 좀비 군대가 양성하고 있는 실험장이었다.
여기서 네 명의 플레이어는 특수부대원 역할을 맡아 사방에서 나타나는 좀비 군대에 맞서며 문화유산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 좀비의 모습이 정말 끔찍하기 그지 없다. 흑마술의 힘으로 인체실험을 했다는 설정 때문인지 좀비들은 온 몸에 핀바이스를 박아놨거나 수술자국 투성이며, 온 몸이 기괴하게 뒤틀린 모습이다. 공포영화 시리즈에서 뛰어나온 듯한 모습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처럼 '콜 오브 듀티: WW2'의 좀비 모드는 발랄한 분위기에서 좀비들을 학살하던 전작과는 달리, 진지하고 섬뜩한 좀비물의 공포를 보여줄 듯하다.
▲ 전작에서는 느낄 수 없던 공포를 보여줄 '나치 좀비' 모드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