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포켓몬이 더 귀엽다 '포켓몬 퀘스트'
2018.06.05 18:22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포켓몬 퀘스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포켓몬 코리아 공식 유튜브)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줄곧 휴대기기로만 발매됐었다. 하필 휴대기기인 이유를 고르자면 통신을 이용한 교환과 배틀 시스템을 살리기 위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언제 어디서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만인의 게임을 모토로 하는 탓이 더 컸다. 실제로 '포켓몬스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IP가 됐다.
하지만,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존속해온 22년 동안 모바일에서는 '포켓몬스터'를 만날 수 없어 아쉬워한 팬들이 적지 않았다. 모바일도 엄연한 하나의 게임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는 요즘에도 '포켓몬스터' 게임 개발사인 게임프리크는 '포켓몬스터' 모바일게임을 출시하지 않았다. 물론 나이언틱에서 제작한 외전격 게임 '포켓몬 GO'가 AR 게임 붐을 일으키며 놀라운 성공을 거뒀지만, 팬들은 여전히 게임프리크가 제작한 본가 '포켓몬스터'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길 원했었다.
지난 5월 30일, 포켓몬 신작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모바일 및 닌텐도 스위치 게임 '포켓몬 퀘스트'는 그런 갈증을 한방에 해소해줬다. 6월 말 모바일로 출시되기 전 스위치로 선출시 된 '포켓몬 퀘스트'는 초반 게임을 접했을 때 느껴지는 시각적 이질감만 극복하면 꾸준히 즐길 수 있을 만큼 볼륨도 크고 난이도도 잘 조정돼 있으며, 네모난 포켓몬과 새로운 조작법 등은 기존 '포켓몬스터'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 '포켓몬 퀘스트'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네모네모한 세상의 네모네모한 포켓몬
일단 '포켓몬 퀘스트'는 시작부터 기존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관련 없는 독립적인 작품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10살짜리 소년, 소녀가 스타팅 포켓몬을 골라서 여행을 떠난다는 기존 시리즈의 클리쉐와 달리 유저는 모든 것이 네모난 '네모루루섬'으로 들어가 네모난 포켓몬 '폭셀'과 함께 보물을 찾아 탐험을 떠나게 된다.
▲ 이번 작품의 무대가 되는 네모루루섬의 전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유저는 네모루루섬의 보물을 찾아 탐험을 떠나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포켓몬을 몬스터볼로 포획하거나 야생의 포켓몬과 급작스러운 만남도 없다. 유저는 베이스캠프 근처에서 뛰놀던 피카츄와 이브이,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풀 중 하나를 골라 '동료'로서 같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원작에서 레벨업을 통해 진화하는 포켓몬은 똑같이 레벨업을 통해 진화한다. 또한 통신교환이나 진화의 돌로 진화하는 모든 포켓몬이 레벨로 진화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 5마리의 1세대 스타팅 포켓몬 중에서 한 마리를 골라 동료로 만들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모든 포켓몬은 레벨업을 통해 진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 내 유저가 탐험할 수 있는 지역은 총 12개이며, 각 지역별로 4개에서 5개의 스테이지가 있다. 유저는 각 스테이지 내부의 포켓몬들을 처치하고 보스 포켓몬을 처치해 나가며 포켓몬을 강화해주는 아이템과 요리재료를 모아야 한다. 전투를 통해 얻은 요리재료는 새로운 포켓몬을 얻는 데 사용된다. 베이스캠프에서 요리를 만들면 냄새를 맡고 포켓몬이 찾아오는 시스템인데, 어떤 재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찾아오는 포켓몬의 타입이나 색깔이 달라진다.
▲ 스테이지를 탐험하기 전에는 항상 요리를 미리 만들어 놓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테이지를 돌고오면 요리가 완성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포켓몬이 요리 냄새를 맡고 베이스캠프로 찾아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테이지에 돌입하면 자동으로 적을 찾아 공격하는 포켓몬을 볼 수 있다. 유저는 타이밍에 맞춰 스킬을 눌러주거나 팀을 흩어지게 해 전선을 가다듬기만 하면 된다. 그마저도 귀찮으면 자동전투 모드를 시행할 수도 있다. 보유한 동료 포켓몬 중 세 마리를 골라 팀을 꾸려 전투에 참가시킬 수 있으며, 공격방식에 따라 근거리형과 원거리형으로 나뉜다. 이 공격 방식에 따라 진형도 달라진다.
▲ 야생포켓몬을 발견하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동료 포켓몬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초반엔 당황할 수도 있지만 금방 극복 가능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모든 것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네모난 세상에서 네모난 포켓몬이 나오고 몬스터볼도 없이 포켓몬을 동료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질지도 모른다. 거기에 모든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는 데다가 무료게임답게 과금 시스템까지 버젓이 존재해 흔히 보던 양산형 모바일게임은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켓몬 퀘스트'는 포켓몬 본연의 매력과 잘 살리면서도 나름의 게임성을 잘 구축하고 있는 작품이다.
우선 전투시스템이 매우 독창적이다. 포켓몬은 저마다 가진 스킬과 능력이 천차만별이다. 본가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개체치까지 존재해 완전히 같은 능력을 지닌 포켓몬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똑같은 전력의 적들과 대적할 때도 포켓몬 구성이나 진형을 바꿀 때마다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스테이지 내 지형과 적 출연 지역도 랜덤하게 정해지기 때문에 같은 스테이지에서도 매번 새로운 전투를 마주할 수 있다.
▲ 모든 스테이지는 몇 번의 웨이브를 클리어 하면 보스가 나타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원작에서 볼 수 있었던 기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난이도도 절묘하다. 모든 스테이지는 클리어에 필요한 능력치가 기재돼 있는데, 타입 상성 유불리와 컨트롤에 따라 능력치 차이를 극복할 수도, 반대로 극복 당할 수도 있다. 파티 능력치와 스테이지 요구 능력치가 비슷하면 간신히 클리어가 가능하거나 한 끗 차로 패배할 만큼 능력치 표기는 정확한 편이다. 또한 자동전투만 믿고 컨트롤을 등한시하면 적재적소에 스킬을 사용하지 못해 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내내 계속해서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 거의 모든 스테이지를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며 겨우겨우 클리어 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콘텐츠 간 유기성도 훌륭하다. 클리어를 위해 빠른 속도로 전투력을 올리기 위해선 P스톤을 이용한 능력치 상승과 특훈을 활용한 레벨업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 특히, 특훈을 위해선 여러 동료 포켓몬을 모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요리가 필요하다. 요리를 하기 위해선 메인퀘스트를 깨거나 전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등 모든 콘텐츠가 서로 잘 맞물려서 돌아간다. 때문에 유저는 플레이하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계속 뭔가를 컨트롤하고 기대하게 된다.
▲ 특훈을 위해서 포켓몬을 수집해야 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P스톤을 모아 능력치를 올려야 하는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를 위해선 전투를 통해 요리 재료와 P스톤을 수집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포켓몬이 지닌 모바일게임으로서의 가능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대 포켓몬만 구현돼 있으며, 상성에 대한 고증이 온전히 돼 있지 않다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땅타입 공격인 구멍 파기로 비행 타입 포켓몬을 공격할 수 있다던가, 땅 타입 포켓몬에게도 전기 타입 공격이 통하는 부분들은 원작 팬이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피로도 시스템이 있어 무제한으로 게임을 즐길 수 없다던가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 또한 단점으로 볼 수 있다.
▲ 1세대 포켓몬 151마리만 구현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포켓몬 퀘스트'는 해당 단점들을 상쇄할 만큼 깊이 있는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스테이지와 지역 수가 다양해 최종 보스 '뮤츠'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도감 완성을 위해 쉬지 않고 요리를 만들어야 하고, 원하는 기술과 능력치를 지닌 포켓몬을 얻기 위해서 아이템 수집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 괴이한 디자인의 석상을 모아 베이스캠프를 꾸밀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종합적으로 봤을 때 '포켓몬 퀘스트'는 '포켓몬스터'가 지닌 모바일게임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게임이다. 수집욕을 자극하는 귀여운 캐릭터는 여전했으며, 캐주얼함과 깊이를 모두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좀 더 많은 포켓몬 관련 모바일게임이 출시되길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 조심스럽게 다른 포켓몬 관련 모바일게임을 기대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