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1억6,000만 원, 일반인 출전 가능한 '스타1' 리그 열린다
2018.06.15 15:03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 간담회 현장 (사진제공: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를 일으킨 첫 종목이다. 30대 이상에게는 어린 시절 함께 한 추억의 종목이기도 하다. 그 열기는 게임 출시 후 20년이 넘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전성기 때만큼 아니지만 아프리카TV에서 꾸준히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열고 있으며 지난 5월에 열린 ‘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 5’ 결승전에는 관중 1,400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선수 부족이다. 기존에 활약하던 선수들은 군 입대 등이 겹치며 떠나고, 뉴페이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지 않으며 선수층이 얇아진다는 것은 팬과 종목 양쪽에 좋지 않다. 팬 입장에서는 ‘그 밥에 그 나물이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고, 선수가 없어지면 ‘스타크래프트’도 e스포츠 생명을 이어가기 어렵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블리자드가 나섰다. 기존 선수들은 물론 일반 유저, 해외 선수와 게이머까지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모든 사람이 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리그를 주최하는 것이다. 블리자드가 직접 여는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KSL)’이 그 주인공이다.
블리자드는 6월 15일에 서울 삼성동 블리자드 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간담회를 통해 직접 여는 새 리그 ‘KSL’을 첫 공개했다.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KSL’은 블리자드가 직접 주최하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다.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국내부터 해외까지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게이머는 모두 이 대회에 도전할 수 있다.
▲ KSL 로고, 태극기와 함께 스타리그에서 두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종종 사용했던 붉은색과 푸른색을 테마로 썼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올해 총 상금은 1억 6,000만 원이며 트위치에서 PC와 모바일을 통해 독점 생중계한다. 주요 일정도 함께 소개됐다. 6월 15일부터 24일까지 참가신청을 받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 예선을 통과한 16인이 7월 19일에 시작되는 본선에 출전한다. 결승전은 9월 8일에 열린다.
16강은 4개 조 중 상위 2인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듀얼 토너먼트로 진행되고, 8강부터 결승까지는 싱글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8강은 5전 3선승제, 4강과 결승은 7전 4선승제로 진행된다. 이후 첫 시즌에서 4위 안에 든 선수들은 다음 시즌 16강 시드를 받고, 남은 12명은 예선을 통해 다시 선발한다.
▲ 오는 6월부터 참가 모집을 시작하는 KSL 시즌 1 일정 (사진: 게임메카 촬영)
20년이나 된 게임 대회를 왜 이제 와서 여느냐?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블리자드가 직접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열겠다고 나섰을까? ‘스타크래프트’는 20년이 넘은 게임이며, e스포츠 리그 역시 블리자드 없이 자생적으로 발생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블리자드가 직접 대회를 열겠다고 하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국기봉 e스포츠 팀장은 지난 20년을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의 20년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기봉 팀장은 “스타크래프트가 20년 동안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e스포츠다”라며 “그래서 앞으로의 20년에도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사랑해달라는 의미로 생각해달라”라고 말했다. 꼭 20년 동안 대회를 이어가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오래 ‘스타리그’를 유지하고 싶다는 의지다.
대회를 준비하며 블리자드가 가장 고려한 부분은 새로운 선수와 팬들을 유입시키는 것이다. 프로는 물론 모든 게이머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 문턱을 낮춘 것도 그 이유다. 국기봉 팀장은 “올해 초 ‘스타크래프트’ 중고등학생 대회가 열렸다. 중학생과 고등학생만 나올 수 있는 대회였는데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지닌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 기회는 해외 선수들에게도 열려 있다. 국기봉 팀장은 “트위치로 방송하면 해외에서 더 많은 시청자가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럽이나 미국 일대에도 숨은 실력자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다. 트위치를 통해 ‘KSL’을 글로벌에 잘 알려지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해외 선수들 역시 본선에 출전하고 싶다면 국내에 와서 경기를 해야 한다.
대회 구성 자체에도 ‘숨은 스타 플레이어 발굴하기’라는 목표가 반영되어 있다. 경기 전과 후에 각각 대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프리뷰와 리뷰 프로그램을 붙이는 것이다. 국기봉 팀장은 “이러한 것도 새로운 선수들이 스타로 나아갈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현재 활동하는 선수는 더 유명해지고, 새로운 선수도 빠르게 인지도를 쌓는 것이다. 이를 통해 KSL이 ‘스타 선수로 가는 길’이 된다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 경기 방송 앞과 뒤에 프리뷰와 리뷰가 붙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밸런스 패치도, 옵저버도, 일정도, 선수와 소통하겠다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1.22 패치에도 선수 의견이 반영되어 있다 (영상제공: 블리자드)
이와 함께 고려한 것은 선수와의 소통이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선수 및 e스포츠 관계자와 비공식 간담회를 여러 번 가지며 의견을 조율해왔다고 밝혔다. 국기봉 팀장은 “리마스터나 대회를 준비하며 선수들이 요청한 부분은 게임을 바꾸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리마스터 역시 게임성을 그대로 놔두되 그래픽만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만약 선수들과 팬들이 밸런스 패치를 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온다면 이 역시 고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간담회 후 진행된 질의응답시간에 국기봉 팀장이 가장 많이 말한 것 중 하나도 ‘선수와 팬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겠다’라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밸런스 패치는 물론 세부적인 일정 조정, 올스타전과 같은 이벤트 매치 개최 여부, 선수를 대상으로 한 소양교육 진행 방식, 대회에서 사용되는 맵 등 내용 전반을 선수와 팬들의 의견을 반영해 맞춰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타리그는 블리자드가 여는 것도 있지만 아프리카TV가 개최하는 대회도 있다. 두 대회 일정이 겹친다면 선수들도 팬들도 이를 소화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국기봉 팀장은 “과거에는 선수들에게 대회가 전부였다면, 지금은 선수도 하고 방송도 한다. 너무 많은 리그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와도 최대한 일정을 조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스케줄을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 선수들과 팬들을 위한 이해와 배려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 블리자드는 ASL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리그가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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