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 노하우로 만든, 세기말 생존 TPS '뉴본'
2018.06.18 20:50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지난해 말 첫 공개된 '뉴본' (사진제공: 솔트랩)
지난해 말, 독특한 게임이 하나 공개됐다. 언리얼엔진4로 제작되는 생존 게임 ‘뉴본(Newborn)’이다. 콘솔 게임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서바이벌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아바’와 ‘메트로 컨플릭트’ 등을 개발한 레드덕 출신 개발자들이 주축이라는 점 등 여러 모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오는 7월, 2년 넘는 개발을 거친 ‘뉴본’이 세상에 데뷔한다. 마침내 실체를 드러낸 ‘뉴본’은 RPG에 TPS를 혼합한 복합 장르 게임이었다. 사실 이 얘기를 듣자마자 ‘TPS’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국내 서비스 된 모바일게임 중에서 FPS나 TPS 중 성공한 작품이 있었던가? 자동사냥과 같은 편의 시스템에 익숙해진 국내 유저들에게 터치스크린으로 이동과 조준, 사격까지 해야 하는 슈팅 장르는 외면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뉴본’ 개발사 솔트랩도 그 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과연 모바일 슈팅 장르의 높은 피로도와 진입장벽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 이 점이야말로 ‘뉴본’의 핵심 고민이었다. 그리고 솔트랩은 나름대로의 답을 찾았다.
▲ 이동과 조준, 사격을 한 화면에서 조작하면서 피로도를 낮추는 방법이란? (사진제공: 솔트랩)
유저 적응의 핵심은 다양한 조작을 통한 단계적 학습
‘뉴본’은 RPG와 TPS를 섞은 복합 장르다. 정확히는 RPG의 성장과 수집, 모험 요소를 따르되, 전투 자체는 TPS로 진행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RPG는 TPS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보조적 역할을 한다. 캐릭터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그 과정을 좀 더 즐겁게 만든다. 게임의 핵심은 TPS, 즉 슈팅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모바일 슈팅 게임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PC나 콘솔과 같은 수준의 게임성을 넣자니 모바일에서의 조작이 어렵다. 그렇다고 게임성을 단순화하자니 ‘손맛’이 떨어지고 게임이 획일화된다. 많은 게임들이 이 ‘중간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내 유저들의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렇다면 ‘뉴본’이 찾은 해답은 무엇일까? 솔트랩은 다양한 조작 모드를 통한 단계적 학습법을 제시했다. 다양한 조작 모드란, 피로도 높은 슈팅만 반복하는 것을 막아 1~2시간 혹은 그 이상도 게임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일례로 ‘스캐빈징’이라는 요소가 있다. 게임 진행에 필요한 각종 아이템이나 재료를 수집하는 RPG 모드로, 자동 이동과 자동 사냥이 지원된다. 유저는 이를 지켜보며 아이템 사용이나 상태 관리만 해 주면 된다. 치열한 게임 도중에 충분한 오아시스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수집 모드를 통해 RPG적 요소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피로도를 감소시킨다 (사진제공: 솔트랩)
TPS 전투도 여러 가지가 지원된다. 핵심이 되는 이동을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자유로운 전후좌우 이동이 가능한 4방향 모드, 좌우 이동만 하면 되는 2방향 모드, 터치를 통해 원하는 지점으로 이동하는 포인트 모드가 그것이다. 특히 2방향 모드와 포인트 모드는 조작이 쉽기 때문에 피로도를 감소시키면서도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돕는 핵심 기능이다. 이들 조작법은 PvE 캠페인 모드에서 주로 사용돼, 높은 컨트롤 실력 없이도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솔트랩 김세웅 대표는 “캠페인 모드에서 포인트 이동과 좌우 이동을 번갈아 하며 천천히 유저를 학습시킨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자유로운 이동과 사격이 가능한 4방향 모드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PvE에서 콘솔 게임 하듯 게임을 즐기다, 조작에 익숙해지면 4방향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PvP로 넘어가는 구조다”라고 ‘뉴본’의 유저 적응 레벨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솔트랩 부사장을 맡고 있는 정연택 ‘뉴본’ PD는 이러한 방식이 기존 게임과 비교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PD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같은 게임들은 장시간 플레이하면 피로도가 높다”라며 “그런 면에서 ‘뉴본’은 4방향 모드 PvP부터 손쉽게 플레이 할 수 있는 PvE, 자동사냥이 가능한 스캐빈징 모드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 길게 플레이 할 때 부담감이 적다”라며 모바일 슈팅 게임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장담했다.
▲ '단계별 학습법'을 제시한 솔트랩 정세웅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바’와 ‘메트로컨플릭트’ 노하우 녹아든 게임
위에서 설명했듯, 솔트랩은 레드덕에서 ‘아바’와 ‘메트로 컨플릭트’ 등을 개발한 핵심 개발진이 메인이 돼 설립한 회사다. 자연스레 이들 게임에서 얻은 노하우가 깊게 배여 있다.
첫 번째 노하우는 고증이다. 이들의 전작 ‘아바’는 국산 FPS 중에서 총기류 고증이 잘 된 게임으로 손에 꼽는 작품이다. 이러한 특색은 ‘뉴본’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초반에 공개될 40여 종의 총기는 저마다 특색 있는 타격감을 지니고 있으며, 튜닝과 성장에 따라 ‘손맛’이 미묘하게 변화한다. 총기와 파츠 디자인 역시 현실감을 살림과 동시에 포스트 아포칼립스 특유의 상상력을 십분 적용했다.
솔트랩 김세웅 대표는 “AK나 M4 등은 둔탁하고 무거운 타격감을 주지만, 반대로 가볍고 경쾌한 타격감을 주는 무기도 있다. 스나이퍼 라이플의 경우 한 방의 위력이 있다”라며 총기 별로 세세하게 조절된 타격감을 강조했다.
▲ 무기에 따라 타격감이 시시각각 변한다 (사진제공: 솔트랩)
또 다른 개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사양이다. ‘뉴본’은 얼핏 보기에도 상당한 수준 그래픽을 자랑한다. 자연스레 고사양 스마트폰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대답은 뜻밖이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갤럭시 S6(30프레임으로 낮출 경우 S5까지 가능), iOS에서는 아이폰 5S까지 지원한다는 것. 최적화가 어지간히 잘 되지 않고서는 힘든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정연택 PD는 “’아바’와 ‘메트로 컨플릭트’로 쌓은 언리얼 엔진 노하우가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팀 메인 팀장의 경우 언리얼 엔진만 10년 이상 다뤘고, 개발진 역시 ‘메트로 컨플릭트’ 메인 멤버들이다. 국내에 언리얼 엔진을 이 정도 퀄리티로 다룰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아바'와 '메트로 컨플릭트' 개발 노하우가 '뉴본'에 녹아 있음을 설명하는 정연택 PD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게임에 윤기 불어넣어
‘뉴본’은 핵으로 인해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를 다룬다. 혜성 충돌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다량의 핵이 투하되었지만, 그 핵으로 인해 지구는 멸망 상황에 처했다. 미처 냉동캡슐에 들어가지 못 한 이들은 괴물/좀비화 됐으며, 냉동캡슐에서 새롭게 깨어난 이른바 ‘뉴본’ 들은 이들과 맞서 싸우며 생존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세계관은 자칫 목표 없이 전투만 하게 되는 슈팅 게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먼저, 생존을 콘셉트로 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 생존 게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출혈이나 상태 이상, 배고픔 등 다양한 스탯이 존재하는 것은 물론, 여기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탐험을 해야 한다는 RPG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 PvP 모드에서는 가운데 좀비를 놓고서도 플레이어간 전투가 벌어진다 (사진제공: 솔트랩)
PvP에서도 이러한 생존 세계관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뉴본’은 현재 두 가지 PvP 모드를 준비하고 있다. PvE와 PvP가 섞인 ‘레드존’은 좀비로 가득한 마을 내에서 한정된 자원을 두고 다수의 유저가 서로 겨루는 콘텐츠이며, 서바이벌 PvP 모드인 ‘에어드롭’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구호품을 차지하기 위한 생존자 간 전투를 다룬다. 이러한 PvP는 스토리라인을 가진 캠페인 모드와 함께 어우러져 ‘뉴본’ 세계관에 깊이 몰입하도록 만든다.
‘뉴본’은 오는 7월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며,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서비스 예정이었던 당초 계획과 달리 솔트랩 자체 서비스가 결정됐다. 솔트랩 김세웅 대표는 “’뉴본’은 슈팅과 RPG가 섞인 다소 독특한 장르로, 어찌보면 모험과도 같다”라며 “중소 스타트업으로서 모험을 시도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장르를 ‘뉴본’이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면 좋겠다”고 출시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 '뉴본' 출시를 앞두고 있는 솔트랩 김세웅 대표(우)와 정연택 PD(좌)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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