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밸런스 파괴 주범, 게임 최강 OP 캐릭터 TOP 5
2018.08.30 18:25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어릴 적 오락실에 가면 꼭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7'을 즐겼었다. 주로 사용했던 캐릭터는 소위 말하는 '미친 이오리'와 '미친 레오나' 그리고 '테리 보가드'였다. 대전에서 사용하면 욕먹기 좋은 그야말로 사기 캐릭터들이었다. '미친 이오리'나 '미친 레오나'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두 캐릭터가 지더라도 '테리 보가드'로 파워 차지만 성공하면 누구나 쉽게 무한 콤보를 넣을 수 있었으니까. 소싯적 이걸로 친구들 앞에서 거드름 좀 피워봤던 사람 꽤 있을 것이다.
사실 어떤 게임을 하던간에 OP(Over Powered) 캐릭터 존재한다. 상성도 없고 조작도 쉬워서 오늘 처음 게임을 시작한 초등학생이 잡아도 미친 듯이 강력한 그런 캐릭터 말이다. 캐릭터 성능이 게임 밸런스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대전액션게임이나 AOS 장르는 말할 것도 없고, PvP가 없는 비행슈팅게임이나 러닝액션게임에서도 흔히 말하는 사기 캐릭터는 존재한다. 오늘은 역대급 밸런스 붕괴를 유발했던 최악이자 최강의 OP 캐릭터를 골라봤다.
TOP 5 벚꽃맛 쿠키 (쿠키런)
▲ 벚꽃맛 쿠키가 밸런스 붕괴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사진출처: '쿠키런' 위키피디아)
2013년에 출시된 '쿠키런'도 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캐릭터가 추가됐다. 당연히 캐릭터들이 지닌 능력도 다양해졌고 그 속에서 남다른 성능을 자랑하는 '쿠키'도 많았다. 처음에는 한 번 추락해도 다시 살아날 수 있게 해주거나, 남들보다 체력이 조금 더 많아 오래 달릴 수 있다거나 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대포를 쏴서 장애물을 없애거나 시간이 지나면 무적이 돼버리는 등 어느 순간 쿠키는 능력자가 되었다.
기상천외한 쿠키들이 뛰어다니는 '쿠키런'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능력으로 게임의 밸런스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쿠키가 있었으니 바로 '벚꽃맛' 쿠키 되시겠다. 지금이야 더 훌륭한 능력의 쿠키들이 잔뜩 등장하면서 많이 너프됐지만, 출시 때는 그야말로 넘사벽급 스코어링 쿠키였다. 일정 시간마다 무적 상태로 날아가면서 점수를 올려주는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대다 보니 점수가 안 나오려야 안 나올 수가 없는 녀석이었다. 조합만 잘맞추면 대충 해도 3억 점을 넘을 수 있었으며, 이 쿠키 덕분에 '쿠키런' 사상 최초 4억 점의 벽이 깨졌다는 후문.
TOP 4 대지령 (도타 2)
▲ 하향 되기 전이나 지금이나 솔직히 여전히 강력하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스팀 페이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마찬가지로 '도타 2'도 메타 변화나 업데이트 내역에 따라서 강력한 캐릭터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대체로 새로 추가된 영웅들이 초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다가 너프와 메타 변화를 겪어가면서 제대로 된 밸런스를 잡아가는 게 일반적인 양상인데, 수없이 많은 너프와 메타의 변혁 속에서도 2년 동안이나 대회에서 금지되어야만 했던 무지막지한 영웅이 있다. 바로 '대지령'이다.
출시 직후의 대지령은 적의 움직임을 마음대로 강제할 수 있는 영웅이었다. 아군 진영을 파괴하기 위해 뛰어 들어온 영웅을 발로 뻥 차서 제자리로 돌려놓거나, 도망가고 있는 적을 내 앞으로 손쉽게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적팀에 대지령이 있으면 갑자기 기절에 걸리더니 적들에게 배달된 다음 숨도 못 쉬고 사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일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처음 출시된 이후 랭크매치와 대회에 풀리기까지 2년이 걸렸으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너프를 먹어야만 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여전히 무시무시한 성능을 뽐낸다는 것.
TOP 3. 클로이 (모두의 마블)
▲ "게임을 넘어 시스템을 파괴하러 왔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모두의 마블' 역사상 클로이만큼 압도적인 능력으로 게임을 지배한 캐릭터는 아직까지 없다. 클로이 출시 직후 '모두의 마블'은 클로이가 있느냐 없느냐로 승패가 정해질 만큼 심각한 밸런스 붕괴를 겪어야만 했다. 혹자는 캐릭터 하나로 인해 밸런스가 아니라 게임 전체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비난하기도. '클로이'를 이토록 흉악한 OP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인수방어'란 능력의 공헌이 컸다.
'인수방어'라는 능력은 말 그대로 상대방이 내 땅을 인수하고자 할 때 40% 확률로 실패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얼핏 수수해 보이지만, '모두의 마블'에는 라인 독점이라는 승리 조건이 있다. 쉽게 말해서 땅 하나를 가지느냐 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말이 인수방어지 상황에 따라선 상대방의 1턴을 아무 의미 없이 돈만 쓰게 만들거나 상대의 라인 독점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기술이다.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딱히 이 능력을 파훼할 전략은 제시되지 못했고, 그저 더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를 들고 오는 것 말고는 상대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TOP 2. 파이어로 (포켓몬스터)
▲ 이 새는 해로운 새가 맞습니다 (사진출처: '포켓몬스터' 위키피디아)
1955년 중국에선 때아닌 참새잡이가 열풍이었다. 당시 중국 주석이었던 마오쩌둥이 참새를 보고 "참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한 마디 던진 것이 문제였다. 사람들은 열심히 참새를 잡아댔고, 결과적으로 참새는 많이 잡았으나 그 참새가 잡아주는 해충이 늘어나 중국에 대기근이 찾아왔다. 리더의 잘못된 판단이 한 국가에 큰 위기를 초래한 셈이다. 이게 무슨 상관이냐고? 이런 참새와는 달리 진짜 해만 끼치는 새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포켓몬스터' 시리즈 파이어로다.
파이어로는 6세대 포켓몬으로 스토리 초반에 잡을 수 있는 평범한 새 포켓몬이다. 워낙에 평범한 탓에 딱히 주목받진 못한 포켓몬이었으나 숨겨진 특성 '질풍날개'가 드러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비행 기술에 한해서 우선도를 부여해주는 '질풍날개' 덕분에 파이어로는 가장 강력한 비행타입 기술인 '브레이브버드'를 선공기로 꽂아넣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결국 어지간한 포켓몬은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위력의 선공기가 탄생해버렸다. 파이어로의 존재 하나로 풀과 벌레, 격투 포켓몬은 그야말로 씨가 말라 버렸고, 6세대 대전 환경은 그렇게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게 됐다. 마오쩌둥'이 손가락으로 가르킨 해로운 새는 사실 참새가 아니라 '파이어로'가 아니었을까?
TOP 1. 이진주 (더 킹 오브 파이터즈)
▲ KOF 사상 최강의 여캐 '이진주'의 늠름한 자태를 보라 (사진출처: 'KOF' 위키피디아)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이하 KOF)' 시리즈는 단 한 시리즈도 빠짐없이 OP 캐릭터가 존재했을 만큼 밸런스가 엉망이었다. 더 볼 것도 없이 각종 무한 콤보가 난무했던 'KOF 97'에선 '이번치장'으로 대표되는 이오리, 최번개, 치즈루, 장거한이 있었고, 비교적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KOF 98'에서도 '이치고크'라고 불린 이오리 치즈루, 고로, 크리스 조합이 손에 꼽혔다. 'KOF 03' 듀오론은 진 최종보스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KOF' 시리즈 OP는 바로 이진주다.
이진주는 KOF 역사상 최강 여성 사기캐 중 하나다. 앉아서 상대방을 툭툭 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 체력을 쭉쭉 뺄 수 있으며, 별로 어렵지 않은 콤보만으로도 가드하고 있는 상대를 가드 크러시와 함께 쓰러뜨릐는 것이 가능했다. 여기에 무한콤보까지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앞장서서 'KOF 01' 밸런스 붕괴를 유발한 캐릭터다.
▲ 온게임넷 주최 'KOF 2001' 한일전 영상 (영상출처: Emillll 유튜브)
이 캐릭터가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온게임넷 주최 한일전이다. 'KOF 2001' 한일전을 앞두고 양국은 금지할 캐릭터를 선택했는데, 이진주의 흉악성을 몰랐던 일본이 이진주 금지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갑환을 앞세운 일본의 거센 반격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진주 하나로 일본팀을 압살해버리게 되고 이진주는 전 세계적으로 금지 캐릭터로 추가됐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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