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쓰기도 당하기도 싫은, 최악 게임 필살기 TOP5
2018.10.18 18:06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미국 프로레슬러 중에 '리키쉬'라는 선수가 있다. 큰 엉덩이와 빅맨 특유의 엄청난 몸집에도 날렵하면서 유연한 움직임을 자랑하던 그의 피니쉬 무브는 바로 '스팅크 페이스'. 살이 오를 대로 오른 엉덩이를 상대방의 얼굴에 대고 문지르는 기술이다. 그야말로 육체적 충격보다는 정신적 충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 상대의 급소를 향해 강킥을 날리는 골더스트의 새터드 드림과 더불어 프로레슬링을 대표하는 당하기 싫은 필살기로 유명하다.
게임을 하다보면 이와 같이 기분 나쁜 공격들이 종종 있다. 당하면 어쩐지 자연스럽게 컨트롤러에서 손을 놓게 되는 그런 공격 말이다. 개중에는 단순히 기분이 나쁜 수준을 넘어서 '저 캐릭터가 내가 아니라 천만다행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필살기들도 종종 있다. 오늘은 꿈에서라도 당하고 싶지 않은 게임 속 최악의 필살기 TOP 5를 골라봤다.
TOP 5. 키사라 웨스트필드 - 젤리시 봄버 (통쾌 간간 행진곡)
▲ 이걸 창의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 'TheInnocentSinful' 유튜브 영상 갈무리)
'통쾌 간간 행진곡'은 원체 파격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으로 근본을 알 수 없는 필살기나 공격 연출로 나름의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애초에 각 동네 싸움짱들이 골목에 모여서 개싸움을 펼친다는 콘셉트로 제작된 만큼 서로 화염병을 던지고 삽으로 후려치거나 웃옷으로 상대 시야를 가리고 후려패는 등 평범한 격투 게임과는 격을 달리하는 게임이다.
그중에서도 키사라 웨스트필드의 간간 필살기인 젤러시 봄버는 상황에 따라선 매우 불쾌하게 다가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하트를 날려 상대를 자신에게 반하게 만드는 기술이며, 하트에 맞은 상대 앞에서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상 일종의 정신공격인데, 놀랍게도 해당 필살기는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대미지를 자랑한다. 만약 당하는 상대가 모태솔로라던가, 며칠 전 이별을 경험한 유저라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TOP 4. 쿠마 - 대자연의 향기 (철권)
▲ 세계 최강 쿠마 유저 '한쿠마'가 사용하는 대자연의 향기 (영상출처: 'Betterfinger' 유튜브)
게임 속에서 방귀는 보통 엄연한 기술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에잇 마블스 우라'라는 게임에선 대부분의 여캐들이 방귀 관련 스킬을 가지고 있을 정도. 수많은 방귀 기술 중에서도 철권에 등장하는 쿠마의 '대자연의 향기'는 한 방에 적을 저세상으로 보내버릴 수 있는 즉사기로 악명이 높다. 사실상 미겔의 일명 아이신나 펀치와 함께 철권 내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공격기다. 물론 한 번 사용할 때마다 엄청난 딜레이를 소모하기 때문에 그만큼 단점도 큰 기술이다.
실제로 곰의 방귀 냄새를 맡아본 사람은 없기 때문에 곰의 방귀에서 정말로 대자연의 향기가 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곰이 잡식성이라는 것과 한 끼 식사에서 25kg에 달하는 식량을 먹어치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수준의 방귀를 가뿐히 뛰어넘을 것은 자명하다.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고증이 잘된 기술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철권 레불루션'에서부터 해당 기술은 삭제됐으며, 최신작인 '철권 7'에서도 대자연의 향기는 볼 수 없었다.
TOP 3. 자니 케이지 - 알 부수기 (모탈 컴뱃 시리즈)
▲ 최신작에선 실제로 고환이 터지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모탈 컴뱃 팬덤 위키)
게임의 역사가 점차 쌓여가면서 상대의 고간을 노리는 기술도 덩달아(?!) 많아졌다. 특히 '소울 칼리버' 시리즈 성미나의 왼쪽 옆 잡기 기술이나 킬릭의 하단 잡기 기술은 남자 캐릭터 한정으로 극한의 고통을 선사하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아류들이 메이저에서 활약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 기술의 원조로 추앙받는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모탈 컴뱃' 시리즈 '자니 케이지' 되시겠다.
고자 펀치로 유명한 이 기술의 원래 이름은 '알 부수기(Ball Breaker)'다. 다리를 일자로 찢으면서 땅에 주저앉아 적의 좋지 않은 곳에 있는 힘껏 정권을 꽂아 넣는 이 기술은 당연하게도 남자 캐릭터한테 유독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자니가 등장하는 시리즈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기술이며 가장 최근에 출시된 '모탈 컴뱃 X'에선 엑스레이를 통해 실제로 고환이 터지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삽입돼 남성 유저들의 정신적 고통을 배가시켰다. 자니의 딸 캐시 케이지도 아버지를 닮아 이 기술을 똑같이 사용하는 걸 생각하면, 이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무술 비기 정도로 생각해도 될 듯하다.
TOP 2. 파우스트 - 자격적절명권 (길티기어 시리즈)
▲ 파우스트의 광기어린 필살기 연출을 모두 볼 수 있는 영상 (영상출처: 'TempestWay' 유튜브)
'길티기어' 시리즈에 등장하는 파우스트는 개성이 넘치다 못해 폭발하는 시리즈의 다양한 캐릭터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282cm에 달하는 키와 빵 봉지에 눈구멍 하나만 내놓은 얼굴, 살인마였지만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선량하고 능력 좋은 의사 등 서로 안 어울리는 요소들만 골라서 어울려 보이도록 조합한 느낌이다. 사용하는 기술도 정신 사납기 그지없는데, 적의 얼굴을 성형시켜준다던가 대형 메테오를 이용해 적 헤어스타일을 아프로 파마로 만드는 등 어처구니없는 기술을 자랑스럽게 사용하던 캐릭터다.
어처구니없는 필살기가 즐비한 와중에도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바로 '자격적절명권'이다. 말이 좋아 저렇게 길게 쓰여있는 것이지 실상은 '똥침'이다. 예전엔 메스로 찔렀지만, 최신작에서는 명백히 손가락으로 똥침을 꽂아 넣는다. 사용하기 전의 대사가 무려 "LOVE♥주입!"이며 운만 좋으면 상대 체력의 70%까지 깎아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술이다. 그야말로 꿈에 나올까 무서운데, 당하는 캐릭터들의 표정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어떤 기술보다도 괴로워 보인다. 더 무서운 것은 이 기술을 당하고 좋아하는 캐릭터도 있는 모양이며, 이상야릇한 신음소리를 내는 녀석도 있다.
TOP 1. 쿠사레게도 - XX 던지기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
▲ 저 표정부터 맘에 안든다 (사진출처: '박싱하' 유튜브 영상 갈무리)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부터 참전한 '쿠사레게도'는 그 징그러운 외형만큼 기술도 하나하나가 징그럽고 당하기 싫은 것들 투성이다. 대표적으로 장풍 대신에 위액을 토하거나 가시뼈를 앞으로 쭉 내미는 잡기라던가 무기를 던진답시고 자기 팔을 통째로 던지질 않나, 어느 하나 호감이 가는 기술이 없다. 아귀라는 설정답게 초필살기인 절명오의는 아예 상대방을 통째로 먹어치우는 '게도의 만찬'이란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XX 던지기' 되시겠다. 일본어는 '진흙 던지기'지만 아무리 봐도 이거 '똥 던지기'다. 변태 같은 커맨드를 어렵게 입력하고 나면 쿠사레게도가 기묘한 표정으로 잔뜩 힘을 주더니 손으로 갈색 분변을 투척한다. 이것만 봐도 기분 더러운데, 이 녀석 글쎄 배설물을 던진 다음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깔깔거리며 웃는다. 심지어 적에게 가하는 대미지도 거의 없다시피 한 지상 최고의 굴욕기다. 이건 실제로 당했다간 PTSD 증세로 한동안 집 밖으로 못 나올 만큼 악랄한 기술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