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왕] 국내 최초 VR 극장, VR 전문 리뷰어가 체험해 봤다
2019.02.02 10:45게임메카 멀미왕
국내 최초 가상현실 전용 극장 ‘VR 퓨처 시네마(VR Future Cinema)’가 지난 1월, 잠실 롯데타워에 개관했습니다. 우수한 품질의 CG 콘텐츠를 제작하는 비브스튜디오(VIVE STUDIOS)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영화관입니다.
가상현실 영화관은 VR 테마파크에 이은 가상현실 산업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관람객들이 다시 찾고 싶을 정도의 감동과 재미를 준다면 가상현실 대중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가교가 될 수 있을테고,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일회성 사업으로 전락하겠죠. 과연 가상현실 영화관 산업은 어떨지, 그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을 체험하기 위해 잠실 VFC(VR 퓨처 시네마)에 방문했습니다.
평일 오전 시간에 방문했더니, 평소엔 사람으로 북적이는 롯데타워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5층에 위치한 롯데시네마를 지나 7층으로 올라가면 VFC에 도착합니다. 4D효과를 지원하는 1인승 시뮬레이터 24석의 극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현재 상영 중인 영화는 비브스튜디오가 자체 제작한 러닝타임 15분 ‘볼트: 혼돈의 돌(VOLT: Chaos Gem)’과 덱스터 스튜디오가 제작한 러닝타임 5분 '신과 함께 VR: 지옥 탈출' 두 편입니다. 가격은 정가 기준 각각 1만 2,000원과 1만 원입니다. 롯데월드타워 타 시설을 이용했거나 롯데 연간/VIP 회원에겐 할인가가 적용되네요. 영화 두 편 결제 후 위생커버를 착용하니 VR HMD사용 방법을 설명해줍니다. 극장에서는 기어VR HMD를 사용하네요.
‘볼트’를 먼저 보겠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은 15분이지만, 기본적인 스토리 이해를 위해 영화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서 프리쇼를 먼저 5분 정도 시청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 후 좌석에 앉게 됩니다.
안전벨트와 HMD를 착용하고 10분 간 가상현실 영화를 감상하게 되는데요. 실감나는 4D 효과를 위해 의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니 안전벨트를 몸에 맞게 꽉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돋보였던 것은 안내부터 안전까지 책임지는 직원들의 훌륭한 서비스였습니다. 어지럽거나 문제가 생길 시 손을 들면 해당 좌석만 일시정지가 되기에, 다른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시청을 잠시 중단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볼트’가 신비한 힘을 가진 돌 ‘플럭스’를 되찾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과 액션 그리고 남녀간 썸도 살짝 느껴지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입니다. 비브스튜디오가 기존에 제작했던 ‘볼트: 체인시티(Volt: Chain City)’와 ‘닥터 X: 희미한 여명(Pale Dawn)’의 아찔한 추격신에 자세한 스토리가 더해진 것 같습니다.
가상현실 속 영화주인공이 되어 미래 도시를 누비는 체험은 인상적이었습니다만, 일부 장면에서 화면이 밀릴 정도로 프레임 저하가 발생해 다소 멀미를 느꼈습니다. 상영 시간이 더 길었다면 중단 요청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화려한 배경과 다양한 액션에 집중하고 싶어도 자막을 읽기 위해 시선이 분산될 수 밖에 없어 집중이 흐트러진 점도 아쉬웠습니다.
두 번째 영화는 쌍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신과 함께’의 VR버전인 '신과 함께 VR: 지옥 탈출'입니다. 영화보다는 VR 테마파크에서 흔히 체험할 수 있는 라이딩 체험에 가깝습니다. 스토리는 지옥을 탈출하는 내용이지만 눈앞에 어떤 장면들이 오가는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그래픽 품질이 낮고, 화면 전환이 빨라 체험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관람객의 안전까지 고려한 운영 시스템과 시설적인 측면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콘텐츠적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영화관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상영작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영화관에 올 이유가 없어지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콘텐츠적인 부분을 좀 더 보완한다면 새로운 VR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VR 영화관 산업이 발전하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좀 더 즐길거리가 많아질 테니까요. 시범운영 기간 동안 받은 피드백을 수렴하여 좀 더 최적화된 VR 영화를 즐길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