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스토어 한국도 곧, 팀 스위니 ˝규제 때문에 늦었다˝
2019.03.21 16:25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요즘 에픽게임즈는 게임업계에서 가장 바쁜 업체 중 하나다. 새로운 언리얼 엔진도 제작해야 하고, '포트나이트'도 서비스 하는데다가. 작년 말 새롭게 런칭한 에픽게임즈 스토어도 운영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GDC 2019 현장에서 열린 에픽게임즈 키노트 발표 또한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새로운 후원 프로젝트 '에픽 메가그랜트'는 물론이고 각종 신규 독점작들도 소개했으며, 언리얼 엔진의 새로운 기능과 물리 시스템까지. 게임 관련 분야에서 손을 안 대는 게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이렇게 다방면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다 보니 이를 우려하는 의견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경우 수많은 독점작을 가져가고 있지만, 정작 한국 시장에선 제대로 열리지 않아 많은 유저들이 불편 아닌 불편을 겪고 있기도 하다. 최근 여러 이슈를 몰고 다니고 있는 에픽게임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GDC 행사장에 위치한 에픽게임즈 부스에서 팀 스위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올해 이번 GDC에서 특별히 눈여겨 본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새로운 서비스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태디아'가 인상적이었다. 유저 뿐만 아니라 개발자가 고려해야 할 플랫폼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포트나이트'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가 그랬듯이 PC, 콘솔, 모바일 할 것 없이 여러 서비스를 모두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고 생각한다.
Q. GDC 2019로 미루어보아 앞으로의 개발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 예상하는가?
앞으로는 모바일게임에서 하이엔드 그래픽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당연히 모바일과 콘솔, PC 간의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 본다. 멀티플레이 뿐만 아니라 소셜 컴포넌트가 갖춰져 있는 멀티플레이 게임들이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 GDC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된 '스태디아'에 대해선 어떻게 바라보는가?
기본적으로 AAA급 고사양 게임을 폰으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한국같이 인터넷이 빠른 나라에선 더더욱 기대가 되는 기술이다.
Q. 각종 흥미로운 독점작들을 공격적으로 런칭하고 있다. 다소 과격해 보이기도 하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는지?
특정 업체가 게임 스토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 싶다. 무엇보다 수익 배분율이 개발자 70%, 스토어 30%로 고정되어 있는 구조를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으로 독점작을 가져온다기 보다는 고착화된 산업 구조를 뒤바꾸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조만간 다른 회사들도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동일한 수익 배분율로 바뀌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Q. 어떤 의미로는 유저들보다 개발사들을 위한 스토어라는 생각도 든다. 다만, 유저들에게는 이런 점이 와닿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한국 유저들은 스토어가 열리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 스토어만의 장점을 아직 접하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2주 간격으로 게임 한 개를 계속 무료로 배포한다. 기간 내에 다운만 받으면 영구소장도 가능하도록 구성해놓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익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수익구조는 개발자 뿐만 아니라 유저들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개발자들을 위한 시장구조를 추구하다보면 개발자들이 자연스럽게 가격을 낮추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셈이다. 당연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소비자에게도 좋은 베네핏이 될거라 생각한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한국 서비스는 언제쯤 시작할 예정인가?
아직 정확한 일정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멀지 않은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본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스토어가 출시됐고, 한국 런칭도 그만큼 빠른 시기에 정해져서 필요한 규제들을 충족 시키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장담컨데 생각만큼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Q. 모든 ESD 라이브러리를 통합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적 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부분인지?
일단 유비소프트와 접촉해서 유비소프트 마켓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연동했다. 더불어 험블번들과도 라이브러리를 공유하는 파트너쉽을 체결한 상황이다. 종국에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EA 오리진, 스팀 등의 모든 ESD가 하나로 통합되게 하는 것이 목표다.
Q. 에이팩스 레전드가 전세계 시장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현재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포트나이트'만의 굳히기 전략은 무엇인가?
일단 매주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출시하고 추가하고 있다. 자세히 이야기 할 순 없지만 앞으로도 줄곧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유저수도 계속 늘고 있다. 작년 말에 2억 명이었던 전체 이용자 수가 현재는 2억 5,000만 명이 넘는다. '에이팩스 레전드' 못지 않은 유저 증가폭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딱히 걱정하지는 않는다.
Q. '포트나이트' e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가?
이번이 제 1회 월드컵이라서 인지도가 낮을 수 있고, 세부사항을 발표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e스포츠에 대해선 많이 안 알려졌을 수도 있다. 두 팀이 경쟁하는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수많은 인원이 한 전장에 모이는 '포트나이트'의 장점을 살려 전세계 플레이어들의 축제 같은 느낌으로 e스포츠를 이끌어갈 생각이다. 특정 팀을 응원하는 구도 보다는 13살 꼬마부터 '닌자'와 같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펼치며 즐기는 그림을 구상 중이다.
Q. 에픽게임즈는 현재 게임은 물론 엔진, 심지어 스토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에픽게임즈라는 회사의 종착역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2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에픽게임즈의 인식은 그냥 게임 엔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우린 항상 게임과 엔진을 함께 제작했다. 어떤 기술을 개발하면 우리 게임에 쓰고, 그걸 개발자들에게 나눠줘서 도움을 주는 구조를 계속 유지해왔다. 언젠가는 두 개로 나눠져 있는 것 같은 이 과정과 기술이 하나의 접점으로 모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그 시발점이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터 모드'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직접 게임 내 엔진을 이용해 새로운 건물을 짓고, 맵을 만들고 아예 다른 게임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 '포트나이트'에서 '마시멜로 이벤트'를 개최했던 것처럼 자신이 만든 디지털 콘텐츠를 에픽게임즈의 게임을 통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을 무척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항상 좋은 게임을 만들어주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다. '에이팩스 레전드'만큼 '포트나이트'를,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듯이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터 모드'를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