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왕의 '오큘러스 퀘스트' 체험기, 2세대 VR 자격 충분
2019.05.27 18:30게임메카 멀미왕
뛰어난 편의성으로 사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2세대 VR '오큘러스 퀘스트'가 지난 5월 21일 출시됐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룸 스케일 트래킹이 가능한 6자유도를 지원하면서, PC에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는 올인원 헤드셋이란 점입니다. 센서가 헤드셋에 내장돼 있어 외부 센서가 필요 없고, 그로 인해 공간 제약도 사라졌습니다. 그야말로 2세대 VR 시대가 열린 셈입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세팅은 모바일 앱에서 진행됩니다. 절차에 따라 기기 연동 후 사용하면 되죠. 헤드셋이 업데이트 되는 동안 스토어에서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살펴볼 수 있는데요, 한국은 이번 정식 출시 국가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플레이 가능한 콘텐츠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콘텐츠 리스트를 살펴 보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약 33개가 확인됩니다. 외국에서 플레이 가능한 콘텐츠 개수가 약 66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정도는 막혀 있네요. 특히나 '비트세이버', '로보리콜', 'VR챗' 등 인기 콘텐츠는 국내에서 다운로드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현실 내 인터페이스와 스토어는 모두 한글이고, 심지어 한글 더빙된 콘텐츠도 존재한다는 점을 보고 있자면 마냥 아쉬운 부분입니다. 무대가 갖춰졌는데 문을 안 연 느낌이랄까요?
PC 기반 1세대 VR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와 비교하면, 화질이 더 깔끔해졌습니다. 한 눈당 1440 X 1600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는데요, 이는 오큘러스 리프트 1080 X 1200, PS VR은 960 X 1080보다 훨씬 향상된 수치입니다. 실제로 가상공간에 들어가면 예전엔 뿌옇게 보이던 인터페이스가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발전했지만, 하드웨어 성능은 PC에 비하면 아무래도 떨어집니다. '오큘러스 퀘스트'는 모바일 기기에도 많이 들어가는 스냅드래곤 835칩을 사용하는 만큼, 일부 콘텐츠에선 고성능 PC에 준하는 화려한 그래픽을 뽐내지 못합니다. 실제로 일부 콘텐츠에서는 그래픽 텍스처가 낮아진 것이 와닿을 정도였습니다. 반면 캐주얼한 게임에서는 성능 저하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한 화질로 인해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즉, 하이엔드급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조금 아쉽지만, 가상현실에 입문하거나 체험하려는 이용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포지션입니다.
가장 감명깊었던 점은 바로 우수한 품질의 트래킹 기능입니다. 헤드셋 전면부에 4개 내장 센서가 공간을 인식하는 인사이트 방식으로 들어 있어, 마치 외부 센서를 사용하는 듯 한 매끄러운 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스피커 역시 내장되어 따로 귀를 덮는 헤드폰 필요 없이 도 사운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
기존 VR 입문 시 가장 큰 문턱이었던 공간 설정도 무척 간단합니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데, 사용할 공간을 손으로 그어주기만 해도 세팅이 끝납니다. 공간 설정이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무선 기기다 보니 집안 어디서든 필요에 따라 공간 설정을 바로 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하고요. 참고로 '오큘러스 퀘스트'가 권장하는 공간은 가로세로 2미터 입니다.
배터리가 내장된 571g 무게다 보니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471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특히요. 내장된 배터리 용량은 약 2~3시간이며, 양손에 들 수 있는 컨트롤러는 AA사이즈 건전지가 하나씩 들어갑니다. 정식 출고가는 용량 64GB는 399달러(한화 약 47만 원), 128GB는 499달러(59만 원)로 책정되었고,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를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하드웨어 스펙은 다소 낮지만 기능과 편의성이 이를 덮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현재 시점에선 가장 대중성을 띈 VR 기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직 한국 출시가 이루어지지 않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이니 국내 한정으로는 매력적인 기기라 말할 순 없을 것 같네요. 게임 뿐 아니라 교육과 훈련 등 다방면에서 사용하기 용이한 기기인 만큼 서둘러 한국 정식출시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