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추억 따위 밟아주마! 동심파괴 디즈니 게임 TOP 5
2019.06.27 18:07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디즈니에서 만든 영화들이 하나 같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한 달 전에 개봉한 '알라딘'은 봉준호 감독 역작인 '기생충'을 뛰어 넘는 역주행을 보이고 있으며, 시리즈 9년 만의 후속작인 '토이 스토리 4'는 시리즈 역대 최고 작품이라는 대호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두 작품 모두 '추억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실제로 두 작품은 이미 오래된 IP임에도 불구하고 추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존보다 더 나은 작품성을 보여줬다.
이렇게 추억을 지켜주는 디즈니 영화들과는 달리 게임계 사정은 다르다. 유저들의 추억과 동심을 마구마구 파괴하는 작품들이 여기저기 넘쳐나기 때문이다. 멀쩡하게 잘 만들어 놓은 게임을 과한 상술로 망쳐놓거나, 예쁘고 귀엽게 생긴 캐릭터와 달리 지나치게 어려운 난이도로 유저들의 심기를 적잖이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번 순정남에선 디즈니 추억 파괴 게임 TOP 5를 골라봤다.
영화 기반 게임이 다 그렇지 뭐, '볼트'
디즈니가 본격적으로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9년부터다. 이전까지는 2D 작품에 주력했던 디즈니가 3D 그래픽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영화 '볼트'다. '볼트'는 디즈니의 48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할리우드 촬영장의 슈퍼독 '볼트'가 겪는 모험을 다루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랐을 만큼 출중한 작품성을 지닌 영화인데, 이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은 매우 실망스런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일단 급하게 만든 티가 역력하다. 영 미덥지 않은 그래픽과 조작감, 불친절한 레벨 디자인 등 다른 영화기반 게임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평범하고 귀여운 강아지였던 '볼트'가 여기선 진짜 '슈퍼독'이라도 된 것 마냥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지 않나, 트럭을 끄는 괴력을 발휘하는 등 원작 파괴가 기본으로 깔려있다. 특히나 PC판은 이식을 발로 한 건지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데다가 조작키도 이상해서 난이도가 엉망이다. 슈퍼독 '볼트'와 여주인공 페니의 감동적인 우정을 기대했던 당시 게이머들은 이 게임으로 인해 '볼트'에 대한 악몽만 남고 말았다.
장사를 하려면 디즈니처럼은 하지 마세요, '디즈니 인피니티'
디즈니가 작정하고 만든 게임인 '디즈니 인피니티'는 그 동안 디즈니 작품에서 나온 모든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인피니티 베이스'라는 전용 기기 위에 피규어를 올리면 그 캐릭터의 작중 세계가 구현되고 그 속에서 스토리를 깨거나 직접 맵을 만들며 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토이 스토리', '라푼젤', '인크레더블', '겨울왕국'에 '캐리비안의 해적'과 '스타워즈' 등 각종 영화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게임 하나로 마음껏 조종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갓겜이 따로 없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피규어를 이용한 어마어마한 상술이 동반되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게임 타이틀과 캐릭터 피규어를 따로 구매해야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최소한 10만원은 지불해야 했으니 말 다했다. 참고로 추후에 발매된 '파워 디스크'나 2층 전시대 전용 가방 같은 굿즈는 아예 별도로 책정한 것이다. 아이 입장에선 부모님 조르고 졸라서 게임을 샀더니 피규어가 없어서 게임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돈으로 동심을 파괴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디즈니답게 피규어 퀄리티는 좋았다는 점 정도랄까? 실제로 게임은 안 하지만 피규어만 따로 모으는 사람이 꽤 많이 있었다고 한다.
이래서 운빨게임은 안돼,'프로즌: 프리폴'
'겨울왕국'의 인기는 역대 디즈니 영화 중에서도 최고였다. 그 인기만큼 다양한 미디어 믹스가 벌어졌는데, 그 중 '프로즌: 프리폴'은 많은 유저들의 뒷목을 잡게 한 작품이다. 국내명 '겨울왕국 for kakao'로 발매된 작품인데, 겉으로 보기엔 사실 평범한 매치3 퍼즐게임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준수한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초반에 많은 원작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난이도와 지나친 현금결제는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프로즌: 프리폴'은 퍼즐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운에 의존하는 요소가 높은 편이다. 게임 중반에 다다르면 사실상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운에 모든 걸 맡겨야 한다. 오죽했으면, 네이버에서 '프리폴 암'이라는 검색어가 자동으로 만들어지겠는가. 반대급부로 과금을 하면 게임이 눈에 띄게 쉬워지기 때문에 태어나서 한 번도 과금을 안 해본 유저라도 머리꼭지가 돌아서 자연스럽게 결제 버튼에 손이 가게 되는 마성의 게임이다. '겨울왕국'을 추억하기 위해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에게 신선한 과금을 선물한 셈이다.
가만히 놔둬도 명작인 게임을 망쳐놓다니, '알라딘' 패미컴판
최근 윌 스미스의 열연으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조심스럽게 인기를 얻고 있는 '알라딘'도 여타 디즈니게임 못지 않게 다양한 게임이 만들어졌다. 세가와 캡콤이 각각 메가드라이브 및 슈퍼패미컴으로 게임을 한 편씩 발매했는데, 두 작품 모두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원작 특유의 BGM과 재치 있는 요소들이 게임에 잘 녹아 들어 있다. 하지만, 패미컴으로 출시된 버전은 좋게 봐줄래야 봐줄 수가 없는 대전차 지뢰급 조악함을 보여준다.
일단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는 캡콤에서 만든 슈퍼패미컴 버전이랑 유사한데, 게임 내 세세한 스테이지 구성은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기기의 한계로 인해 색감이 엉망진창이며, 캐릭터 모델링도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 BGM은 없느니만 못한 수준. 램프에서 지니가 나오는 등의 애니메이션 장면은 모두 잘렸고, 알라딘이 양탄자를 타고 용암지대를 탈출하는 스테이지에선 난데없이 공주가 알라딘과 함게 양탄자를 타고 있다. 이건 정말 존재 자체가 추억파괴라고 할 수 있다.
추억은 지키지만 동심은 파괴한다, '에픽 미키'
'에픽 미키'는 2010년 말 닌텐도 Wii로 출시된 게임으로,,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미키마우스가 오랜만에 주연으로 등장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 해 GOTY로도 선정된 바 있을 만큼 독특하고 뛰어난 게임성이 일품인 작품이지만, 한 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아이들의 동심을 파괴한 게임이기도 하다. 꿈과 희망의 상징인 미키마우스 성격과 달리 이 게임은 다소 기괴하고 흉측한 설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에픽 미키'의 모티브가 된 작품은 1933년에 나온 '미치광이 박사'인데, 이 작품 자체가 애초에 일반적인 미키마우스 만화보다 기괴한 편이다. 이런 성향이 게임에 반영되서 그런지 등장하는 적들도 괴상한 기계로 변해버린 후크선장이나 언데드 형상이다. 심지어 이들이 미키마우스를 목졸라 죽이려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실 초기 설정은 더욱 충격적인데, 본래 충격과 공포의 호러게임으로 만들 생각이었다고 하며, 실제로 기획이 바뀌기 전의 콘셉 아트들을 보면 괴상하다 못해 징그럽게 변해버린 디즈니 캐릭터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대로 나왔다면 아이들의 동심은 물론 다 큰 어른들의 추억마저도 엉망이 돼버렸을 것이다. 현재도 사실 전체이용가라기엔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이지만, 그나마 초기 기획안대로 나오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경. 이걸 추억을 지켜줬다고 해야 할 지, 동심을 파괴했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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