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략 뒤엎은 월드 오브 워쉽 '잠수함', 어떤 역할이기에?
2019.08.22 10:46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과거 탐지 장비가 부실했던 시기에 '잠수함'은 말 그대로 해상의 암살자나 마찬가지였다. 물 깊은 곳에서 은밀하게 접근해 적에게 어뢰를 발사하고 다시금 조용히 사라지던 그 모습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제 2차 세계 대전 대서양 전투에서 영국 해군이 독일 U보트로 인해 아무런 활약을 못한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은 "전쟁 중 내가 유일하게 두려워한 존재는 U보트였다"고 말했을 정도다. 잠수함은 지금도 핵무기 마냥 비대칭 전력으로 취급되며 혼자서 항공모함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전술무기로 칭송 받는다.
이 잠수함이 함선 대전을 표방한 '월드 오브 워쉽'에 찾아온다. 명색이 '워쉽'인 만큼 철저하게 해상전만 그려내던 게임에 잠수함이 나온다니, 대체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게 되는지, 300척이 넘는 함선 사이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게 되는 것인지, 무엇보다 밸런스는 어떻게 잡을 생각인지 궁금해졌다. 이런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워게이밍 '월드 오브 워쉽' 수석 프로듀서 아르튀르 플로시엔니크(Artur Plociennik)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5번째로 추가된 신규 함종
지난 8월 7일 워게이밍 도쿄 오피스에서 아르튀르 PD를 만나 이번에 새롭게 추가되는 잠수함에 대한 상세 정보를 한 발 빨리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 추가되는 잠수함은 '월드 오브 워쉽'의 '구축함, 순양함, 전함, 항공모함에 이어 추가되는 5번째 함종이다. 지난 10월에 할로윈 이벤트를 통해서 PvE 콘텐츠로만 살짝 선보인 적 있었던 함종인데, 이번에 정식으로 유저들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추가된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에 없던 함종인만큼 기본적인 운용 방법이나 역할군은 전혀 다르다. 전함과 순양함이 주요 전력으로 운용되고 구축함이 일종의 정찰기, 항공모함이 지휘선 겸 화력지원용으로 사용된다면 잠수함은 기존의 이미지답게 암살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아르튀르는 "수면상태에서 적용되는 스텔스 모드를 활용해 적에게 들키지 않고 사정거리 안에 침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명 강력하면서도 재미있는 성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텔스 모드를 발동하기 위해선 잠수함인 만큼 잠수를 해야 한다. 잠수 중에는 적이 잠수함을 볼 수 없지만 잠수함 또한 적을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주기적으로 초음파를 발사해 주변을 간헐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 또 가끔 수면위로 떠올라서 전투를 벌이는 것도 가능하다. 수면에서 살짝 모습을 드러내 적을 탐색하는 반 잠수 상태도 가능하다.
어뢰를 사용하는 건 수중상태에선 불가능 하다. 오로지 반잠수 상태에서만 가능하며 선수와 선미에서만 발사할 수 있다. 수중상태에서 발사하지 못하면 은밀기동 암살자로서의 정체성이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해 잠수함의 어뢰는 다른 함선에 비해서 사정거리가 긴 편이다. 더불어 명중률을 보장할 수 있도록 어뢰에 조건부 유도기능이 설정돼 있다. 선미와 선수에 초음파를 발사해 맞추면 어뢰의 유도기능이 발동하는 것이다. 어뢰의 성능은 절륜해서 적 구축함을 한 방에 처리하는 것도 가능할 정도다.
구축함과는 서로의 카운터
보이지 않는 상태로 몰래 잠입해 닿지 않는 거리에서 얼굴만 쏙 빼놓고 적을 요격한다니,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이 요원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잠수함은 운용에 있어 상당히 많은 제약이 있다. 잠수상태에선 시야가 제한되는 것뿐만 아니라 산소도 고갈이 된다. 이는 반 잠수 상태에도 마찬가지다. 게임 내내 물 속에서 조용히 버티는 플레이는 불가능 한 것이다. 또한 잠수 수심이 깊어질수록 이동속도도 줄어든다.
일반적인 함포나 어뢰를 통해서도 침몰시킬 수 있으나, 잠수함을 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구축함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축함과 잠수함과의 교전거리는 보통 4~5km로 형성된다. 잠수함이 적 구축함을 요격하는데 실패하면 구축함이 잠수함의 위치를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이후 구축함의 스피트를 이용해 탐지된 곳 근처로 가면 기뢰가 자동으로 발사된다. 잠수함은 내구다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기뢰 한 방이면 척살이 가능하다. 다른 함선과도 이런 미니게임을 벌일 수 있으나 구축함이 속도가 가장 빠른 관계로 잠수함과 효과적인 1대1 대결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밸런스 조절을 위해서 제작진이 많은 노력을 가했다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저 함종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게임의 양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셈이다. 하지만 워낙에 운용방식과 역할이 복잡한 탓에 오랜 테스트가 필요한 것도 사실. 때문에 잠수함은 꽤 오랜 시간 PvE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출시할 생각이다. 제작진들의 예상 출시 시기는 올해 말이라고 한다. 아르튀르는 이에 대해 "유저들이 전투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승리를 취하기를 원치 않는다"며 "더 많은 흥미와 다양한 전투가 구현될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하는 아르튀르와 함께 진행한 질의 응답 전문이다.
Q. 잠수함은 본 작에서 어느 정도 중요성을 가지는가?
아르튀르 PD(이하 아르튀르): 꽤 중요한 역할이다. 우선순위 1에서 2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약점이 명확한 만큼 공략 방법은 명확하다.
Q. 앞서 말한 중요도만큼 잠수함의 역할이 확실해 다른 배들이 가려진 느낌이 든다.
아르튀르: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이지 다른 배들의 역할이 적어진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잠수함을 잡기 위해 함선들이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고 본다.
Q. 현재 준비된 잠수함은 몇 종이며, 추가될 잠수함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아르튀르: 현재는 미국과 독일의 잠수함 4척이 준비돼 있으며 일본 잠수함도 추가할 생각이다. 각 잠수함 별로 산수탱크의 수, 어뢰 발사 개수 등이 다 다르다.
Q. 충각도 사용가능한지?
아르튀르: 물론 가능하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게임을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Q. 수면 위에서 공격할 수 있는 총이나 함포 등도 설치할 생각이 있는가?
아르튀르: 안될 건 없다. 얼마든지 가능하며 실제로 그런 잠수함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뢰를 이용한 운용방식을 완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언젠가는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잠수함도 생각 중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린다.
아르튀르: 한국 팬들은 변경 점이나 밸런스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다. 항공모함 테스트 당시에도 아시아쪽 플레이어가 제일 많았던 만큼 한국 유저들의 많은 사랑과 참여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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