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게임 속 명산, 명을 재촉하는 산 TOP 5
2020.03.26 17:19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벌써 3월 말. 바깥에는 완연한 봄기운이 드리우고 있다. 산에 들에 진달래 피는 이 계절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만 있다 보니 유독 산에 올라 경치도 보고 바람도 쐬고 싶어진다. 그러나 얼마 전 꽃놀이 갔다가 감염된 사례들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올해는 포기해야 할 듯 하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게임 속에서라도 산에 올라 자연을 접해 보도록 하자. 게임계에는 자연 예쁘고, 풍광 좋고, 공기 맑은 산들이 널려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꼭 한 번쯤 가봐야 할 명산들을 소개해 드릴까 한다. 너무 좋은 나머지 명이 줄 것 같은 그런 명산들 말이다.
TOP 5. 금강산(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꽃놀이 하면 금강산이었다. 비록 현재는 공식적으로 갈 수 있는 루트가 없지만, 과거 금강산 관광이 열렸을 때 가 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괜히 금강산 금강산 하는 게 아니라고. 아직 금강산에 못 가본 게이머들을 위해, 게임 속 금강산으로 꽃놀이를 가 보도록 하자. 바로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에 등장하는 금강산이다.
세키로의 금강산은 현실 속 금강산 못지 않게 아름다운 곳이다. 잘 닦인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일만 이천 개까지는 아니지만 수많은 봉우리가 이루는 절경에 취하고, 흐드러지게 핀 단풍과 절벽에서 흐르는 폭포, 우거진 초목들에 정신이 황홀해질 지경이다. 어디 자리 깔고 앉아서 김밥이라도 먹고 싶은데, 도시락을 안 싸왔다고? 그러면 마음씨 착한 승려분들이 계신 선봉사라는 절에서 따뜻~한 절밥 한 그릇 얻어먹고 올 수도 있다.
TOP 4. 이름 모를 산(겟팅 오버 잇)
일명 ‘항아리 게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겟팅 오버 잇(Getting Over It)에는 아주 높은 산이 나온다. 사실 이걸 산이라고 해도 될 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산처럼 경사진 구간이 나오지만, 나중에는 각종 물체들이 공중에 떠 있는 등 도저히 산의 모양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뭐 제작진 측에서 ‘마운틴’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니, 일단 조물주 공식 인증 마크 받은 산이다.
이 산은 정말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암반이나 나무, 각종 가구, 건물 등 구성 요소도 다양하고, 석양이 지는 하늘과 만년설까지 볼거리 천지다. 심지어 중간 이후부터는 아예 산 자체가 공중에 떠 있기까지 하다. 심지어, 중간쯤 오르다 쉬고 있으면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추락하는 진풍경을 볼 수도 있다. 참고로 수백 미터에서 떨어져도 신체에는 아무 해가 없으니 걱정 마시길.
TOP 3. 하이 흐로스가 세계의 목젖(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스카이림 탐리엘 대륙에는 참 산이 많다. 대한민국 국토의 70%가 산이라는데, 왠지 이 곳은 더한 느낌이다. 그 곳에서도 가장 높은 영산 하이 스로스가 꼭대기가 바로 세계의 목젖(Throat of the World)이다. 트롤 아저씨의 집요한 배웅을 받으며 7천 개(라고 쓰인) 계단을 올라, 하이 스로스가 수도원을 지나, 냉기 돌풍이 부는 고지대를 등반하면 마침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굉장히 추워서 냉기를 막지 않으면 오를 수 없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야생 염소가 사는 것을 보아하면 방한 장비만 잘 갖추고 오르면 그리 험한 환경은 아닐 듯 하다. 헐벗은 도바킨이나 추워하지.
그렇게 정상에 오르면 상냥한(이건 드립이 아니다) 드래곤 파써낙스가 등산객을 맞이해 준다. 파써낙스가 대접해 주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면, 아! 내가 세계의 지붕에 서 있구나 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아 참, 파써낙스와 친해지면 드래곤 어학연수도 시켜 준다.
TOP 2. 올림푸스 산(갓 오브 워)
갓 오브 워에 나오는 올림푸스 산은 굉장한 절경을 자랑하는 높은 산이다. 일단 등정 난이도만 보면 이 기사에서 최고 수준일 듯 하다. 90도 경사를 넘거나, 점프를 해 가며 올라야 하는 구간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간혹 길이 아예 안 닦여 있는 구간까지 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친절한 신들이 마구 지형을 바꿔 주기에 결국엔 다 평평해지기 십상이다.
이 산의 명물은 자연보다도 다양한 신전과 그 안에 있는 따뜻한 사람들이다. 정상에 있는 제우스 신을 비롯해 수많은 신들이 중간중간에 대피소 같은 장소를 마련해 놓고 등산객을 맞이하는데,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전 직원(?)들이 모두 뛰어나오는 것만 봐도 산 인심 하나는 기가 막히다. 심지어 일부 신은 산만 오르느라 경치를 제대로 못 본 등산객을 위해 자신의 몸에 태워 놀이기구마냥 위아래로 움직여주기까지 한다. 그야말로 신과 함께 하는 등산이다.
TOP 1. 데스마운틴(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자연에서 구워먹는 삼겹살 맛은 일품이지만, 아쉽게도 국내 대부분의 산은 환경보호와 산불 방지 목적으로 취사가 금지돼 있다. 만약 구울 수 있다 해도 그 높은 곳까지 가스버너와 프라이팬 등을 가지고 가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런 이들을 위한 명산이 있으니, 바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야생의 숨결)에 나오는 데스 마운틴이다.
데스 마운틴은 고기만 가지고 가면 어디서든 불 없이 구워먹을 수 있는 훈훈한 환경을 자랑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일반적인 산은 체온 보존에 신경써야 하지만 여긴 하늘색 반팔만 입고 올라도 전혀 춥지 않으며, 해가 져도 산 자체가 반짝반짝 빛나기 때문에 어둡지도 않다. 조난 우려도 없고,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는 최고의 산 데스 마운틴. 코로나19 사태 끝나면 올해 게임메카 워크샵은 여기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