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블리즈컨, 디아 4·오버워치 2 말고 뭐가 더 있을까?
2021.02.17 18:11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블리자드 자체 게임행사 ‘블리즈컨’은 본디 매년 11월에 열렸다. 그러나 2020년 행사는 코로나19로 취소됐고, 대신 온라인 행사 ‘블리즈컨라인’이 20일(한국시간 기준)부터 열린다. 최근 게이머 사이에서 블리자드의 위상이 과거와 다르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블리즈컨이 코앞으로 다가오는 이 시점, 귓가에 “그래도 블리자드인데?”라는 달콤한 속삭임이 들리는 듯 하다. 해를 넘기면서까지 개최 시기를 연기한 것을 보면, 비장의 카드가 있지 않을까?
일단, 공식적으로 언급된 블리즈컨라인 주요 발표 내용으로는 올해 출시 계획이 없다고 못박은 디아블로 4, 오버워치 2에 대한 상세 정보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블리자드라면 팬들을 열광케 할 깜짝 발표 1~2개 정도는 준비했으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블리즈컨라인에서 깜짝 발표됐으면 하는(혹은 가능성 있는) 소식들을 모아봤다.
팬들 들었다 놨다 했던 디아블로, 이번에는 2편 리마스터가?
최근 2년간,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블리즈컨의 주인공은 디아블로였다. 2018년에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모바일 외전 디아블로 이모탈이 공개되어 ‘님폰없’이란 희대의 유행어를 남겼고, 이듬해에는 팬들이 고대하던 정식 넘버링 후속작 디아블로 4가 공개됐다. 곧 열리는 블리즈컨라인에서도 디아블로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바로 디아블로 2 리마스터 또는 리메이크다.
블리자드는 지난 2015년,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 워크래프트 3 등 과거 대표작들의 리마스터를 예고한 바 있고, 이 중 디아블로 2를 제외한 나머지 두 게임은 이미 출시됐다. 여기에 작년 5월, 프랑스 매체 ‘악투게이밍’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디아블로 2 리마스터가 ‘리저렉티드(Resurrected)’란 부제로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리포지드’처럼 게임 콘셉트에 맞는 ‘리저렉티드(부활시키다)’란 부제가 절묘한데다가, 악투게이밍은 2019년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4, 오버워치 2가 공개될 것임을 예견한 바 있어 그저 뜬소문은 아닐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크래시 밴디쿳으로 유명한 액티비전 산하 스튜디오 비캐리어스 비전스가 블리자드 산하로 적을 옮겼는데, 외신 블룸버그의 비캐리어스 비전스가 디아블로 2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다는 보도로 인해 기대감은 한층 더 부풀어 올랐다.
이 같은 루머들이 사실이라면, 이번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2 리마스터 또는 리메이크가 소개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스타크래프트와 더불어 블리자드라는 이름을 전세계 게이머에게 각인시킴과 동시에 지난 20년간 모든 핵앤슬래시 장르 게임의 목표였던 디아블로 2의 귀환이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오르는 기분이다.
휴대폰이 있는 당신에게, 와우…M?
2018년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디아블로 이모탈이 팬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지만, 이는 사실 게임 자체에 대한 반감보다도 타이밍과 소개 방식 탓이 크다. 많은 이들이 디아블로 4를 기대하고 있었던 데다가, 허탈해 하는 팬들을 우롱하는 듯한 농담까지 이어져 팬들을 분노케 했다. 만약 디아블로 4와 디아블로 이모탈의 발표 순서가 바뀌었다면,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작년 11월 출시된 확장팩 ‘어둠땅’으로 ‘격전의 아제로스’ 당시의 부정적 평가를 많이 회복한 지금이 워크래프트 기반 모바일게임을 선보이기 적당한 시기다. 액티비전블리자드 바비 코틱 CEO는 2월 초 있었던 실적 발표에서 워크래프트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부분유료화’, ‘모바일’, 그리고 ‘와우 커뮤니티’ 등이 함께 언급돼 와우 기반 모바일 MMORPG를 준비 중인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물론, 팬들의 기대 1순위는 쿨타임이 돈 와우: 어둠땅 신규 업데이트에 대한 소식과 5월 초 출시 예정이라는 루머가 나온 바 있는 와우 클래식: 불타는 성전일 것이다. 와우 모바일 MMORPG가 이들과 손잡고 블리즈컨에 나온다면, 디아블로 이모탈과 달리 환영 받지 않을까?
이 정도면 착한 번복 인정, 기존 발표 뒤엎었으면 하는 3가지
블리자드가 21세기에 선보인 유일한 신규 IP 오버워치는 현재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 2016년 정식 발매된 오버워치 1편은 오랫동안 영웅 풀 부족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4월에 나온 ‘에코’를 마지막으로 신규 캐릭터 등장이 없는 상황이다. 메인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에코를 두고 오버워치 1편 마지막 영웅이라 한 만큼, 앞으로도 신규 영웅을 영접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콘텐츠 역시 2019년 이후 기존 것들을 재탕하는 수준이라 ‘버림 받았다’라는 느낌까지 든다. 그나마 오버워치 2 출시가 가시권에 있다면 견딜 만 하겠지만, 이마저도 연내 출시 계획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이미 예고한 바 있는 오버워치 2 상세 정보 외에 오버워치 1편에 추가될 신규 영웅이 공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그마와 에코 사이에 약 8개월 정도 시간차가 있었는데, 현재 에코가 나온 이후 10개월이나 지났으니 하나 정도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2명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깜짝 번복이라면 팬들도 환영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2 팬 역시 ‘착한 번복’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 10월, 블리자드는 더 이상의 스타크래프트 2 유료 콘텐츠 추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즉, 래더를 비롯한 일반적인 모드에서 유닛 스킨을 바꿀 수 있는 워체스트 및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은 협동전의 신규 사령관 추가가 중단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출시 이후 약 10년간 신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인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지만, 팬 입장에서는 못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스타크래프트 2 팬들의 바람은 매우 소박하다. 신규 사령관은 고사하고 협동전 신규 모드, 맵 정도만 더해져도 기쁠 것이다.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는 스타크래프트 기반 신작이다. 공교롭게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2 유료 콘텐츠 업데이트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세계관과 관련한 향후 계획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것이 스타크래프트 3일지, 아니면 와우와 같은 MMORPG ‘월드 오브 스타크래프트’일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마지막은 진짜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고 있는 블리자드 올스타,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다. 이번 블리즈컨라인 공식 일정표를 눈을 비비고 살펴봐도 히어로즈 오브 스톰 관련 발표는 보이지 않는다. 2018년 갑작스런 프로 리그 중단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바이긴 했지만, 그 순간이 실제로 다가오니 팬 입장에서는 만감이 교차한다. 그래도 이번 블리즈컨에서 신규 영웅 하나 정도는 등장하지 않을까? 물론 ‘오르피아’나 ‘키히라’ 같은 오리지널 영웅 말고, 오랜기간 소식이 없는 스타크래프트 출신 영웅이면 안성맞춤인데... 혹시 용감한 일꾼 ‘드로니우스’가 참전하는 것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