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4팀 모두 8강 진출, 롤드컵 결승에는 누가 올라갈까
2021.10.19 18:41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본선 첫 단계이자, 가장 치열한 경쟁의 장이라 할 수 있는 그룹 스테이지가 막을 내렸다. 이번 그룹 스테이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변과 업셋이 많이 일어났다. 특히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대회 시작 전에 전문가들이 책정한 파워랭킹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발생하면서 말 그대로 혼란스러운 8강 구도가 완성됐다. 오는 22일부터 진행되는 8강에 앞서 그룹 스테이지 결과를 간단히 톺아보고, 8강 결과까지 예측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번 그룹 스테이지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8강 진출은 물론이고, 우승 후보 0순위로까지 거론됐던 펀플러스 피닉스(FPX)가 2라운드에서 전패하며 조 4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귀국행 티켓을 끊었으며, 반대로 1라운드에서 전패했던 C9은 2라운드에서 갑자기 각성하며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D조는 모든 팀이 3승 3패 동률을 달성하는 스포츠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보기 드문 일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2라운드에서 중국 LPL 팀들의 연이은 부진과 LCS와 LEC의 자존심을 지킨 C9과 매드 라이온즈의 8강 진출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한편 LCK 팀은 역대 최고의 그룹 스테이지를 치렀다. 담원 기아는 우승후보답게 압도적인 경기력에 실험픽까지 선보이며 6전 전승을 달성했으며, T1도 2라운드에선 전승을 달리며 폼을 한껏 끌어올린 모습을 보여줬다. 한화생명 e스포츠도 순위 결정전에선 패했지만 2라운드 정규전에서 3전 전승을 차지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젠지가 LCK 팀 중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혼전 양상이었던 D조에서 살아남아 조 1위로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LCK는 역대 최초로 4팀을 8강에 올려보내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는 한화생명을 제외한 세 팀이 조 1위로 진출하며, 토너먼트 대진표 절반이 LCK팀으로 꽉 차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조별 리그 결과와는 별개로 8강 대진은 LCK에게 웃어주지 않았다. LCK 출전팀 중 경기력이 제일 좋다고 평가된 T1과 담원, 그리고 한화생명 e스포츠까지 같은 브라켓에 묶인 것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젠지는 강적으로 손꼽히는 중국팀을 꺾어야 결승에 올라갈 수는 있다. 8강에 네 팀이 모두 올라갔고, 결승에서 LCK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이와 별개로 LPL은 8강에서 내전이 성사됐음에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상황이 됐다. 그룹 스테이지를 겪으며 지속적으로 떨어진 경기력을 내전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게 됐고, 4강에 반드시 한 팀은 올려놓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울러 4강 상대도 열세로 평가되는 C9 혹은 젠지가 될 것이기에 중국 팀의 결승 진출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이어서 유럽 LEC 매드 라이온즈는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받고 있는 담원 기아를 만난 최악의 상황이다. 여기에 매드 라이온즈 자체의 경기력도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손꼽힌다. 반대로 유일한 북미 팀 C9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룹 스테이지 조 1위 팀 중 가장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젠지를 상대로 맞이한 데다가 승리할 경우 4강에서는 LCK팀을 만나지 않기 때문이다.
8강을 예측해보자면?
냉정하게 경기 순서대로 결과를 예측해보자면, T1과 한화생명의 경기는 T1의 승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두 팀은 이미 롤드컵 선발전에서 다전제로 붙어본 경험이 있는데, 그때도 T1이 이기고 3시드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T1 입장에선 체급으로 보나 확실하게 찍어누를 가능성이 있는 C9이나 매드 라이온즈보다 선발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며 고전했던 한화가 다소 껄끄러운 상대이기는 하다. 특히 롤드컵 LCK 8강 내전에서는 심심찮게 업셋이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한화생명에도 희망의 불씨가 남아 있다.
8강 2경기이자 LPL 내전인 RNG와 EDG와의 경기는 두 팀의 기량이 비슷하고, 조별리그 성적도 똑같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당장 서머 시즌에서 EDG가 좀 더 좋은 결과를 냈고, 롤드컵 중에 보여준 고점을 기준으로 하면 EDG 쪽이 조금 더 우세해 보인다. 사실상 2021 LPL 최고의 팀을 가리는 경기가 된 만큼 어떤 팀이 번 두각을 드러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3경기인 담원과 매드 라이온즈의 경기는 담원의 승리 가능성이 굉장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매드 라이온즈가 단판제보다 다전제에 강하고, 장기전에 대한 집중력을 지닌 팀이라고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예상보다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반대로 담원은 개인 기량은 물론 라인전 수행, 운영 능력 등 모든 방면에서 올해 들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 경기의 결과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젠지와 C9의 4경기야말로 예측이 쉽지 않은 요주의 매치다. 아울러 두 팀 모두 조 추첨이 완료되자마자 환호를 질렀을 만큼 서로가 ‘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C9이 2라운드에서 FPX와 로그를 꺾을 때 보여준 그 저력을 경기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 젠지가 다소 불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기엔 C9이 경기 중 보여준 수많은 쓰로잉이 발목을 잡는다. 젠지의 경우 미드 '비디디' 곽보성의 경기력은 최정상급으로 물이 올랐으나, 국제 대회 다전제에서 이겨본 적이 없는 젠지가 과연 C9을 이기고 4강에 진출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결승에서 진출하는 팀은 어디일까?
일단 4강부터 보면 상단 브라켓에서 젠지와 EDG, 하단에선 2021 LCK 서머 결승전 리매치인 T1과 담원의 대결이 예상된다. 이대로 4강이 진행된다면 EDG와 젠지의 경기는 두 팀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EDG의 결승 진출이 다소 유력해 보인다. 하단 브라켓에선 지난 LCK 서머와 마찬가지로 담원이 T1을 꺾고 다시 한번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전체 대회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내리는 예측인 만큼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대회 전에 공개된 전문가들의 파워랭킹이 처참하게 어긋났듯이 말이다. 과연 롤드컵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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