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를 쟁탈할 팀은 누구? 2022 LCK 로스터 정리
2021.12.17 10:20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대격변, 파란만장, 언해피 시대, 자본력, 역대급. 2022년을 대비하는 LCK 스토브리그를 두고 붙여진 여러 수식어들이다. 그만큼 이번 스토브리그는 '스토브'를 넘어서 불판 위에 올라간 것처럼 뜨겁고 열정적으로 흘러갔다. 완벽하게 끝난 건 아니지만, 이적시장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각 팀들의 로스터 분석과 함께 내년 시즌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보자.
절치부심으로 이뤄낸 성과, DRX
작년 서머 최하위였던 DRX는 '절치부심'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롤드컵 우승경력도 있고 리빌딩에도 재능이 있는 김정수 감독을 비롯해, '모글리' 이재하와 '샤인' 신동욱 등 훌륭한 코치진도 마련했다. 탑과 정글은 작년과 똑같이 유지한 가운데, 바텀 라인에 '데프트' 김혁규와 '베릴' 조건희라는 현역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채워 넣음으로 순식간에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김정수 감독과 작년부터 호흡을 맞춘 '제카' 김건우까지 더해졌다. 특히나 올해는 각종 대형 스폰서까지 확보하면서 자본력까지 갖추게 된 건 덤이다. 여러모로 단장 '도우너' 최상인의 능력이 돋보였던 시즌이었다.
힘 빼지 않고 필요한 것만, 프레딧 브리온
프레딧 브리온은 탑을 제외하고 작년 로스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로스터를 마무리했다. 탑 '호야' 윤용호를 대신해 '소드' 최성원과 '모건' 박기태라는 사뭇 다른 개성을 지닌 자원을 확보하면서, 합을 맞춘 로스터 유지와 필요 자원 영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물론, 냉정한 시선으로 본다면 상위권을 노리기에는 힘든 체급의 로스터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반짝이는 경기력을 보여줄 확률도 절대 낮지 않다. 다양한 의미에서 기대가 되는 팀이다.
롤드컵 8강 진출팀답지 않은 행보, 한화생명 e스포츠
모든 팀이 수준 높은 멤버를 꾸릴 수 없는 것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그중에서도 비교적 고점이 낮은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고 말았다. 하나하나 뜯어보자면,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과 젠지 2군 미드 '카리스' 김홍조를 영입하고, LPL에서 뛰었던 '삼디' 이재훈으로 원딜을 구성했다. 하지만 각각 작년 기준으로 자신이 활동한 리그의 1군 활약상이 없었단 점이 문제다. 거의 모든 팀들이 제 몫을 해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준 팀이다. 특히, 이 팀이 작년에 롤드컵에 진출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히 아쉬운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동부의 왕은 더 이상 그만, KT 롤스터
긍정적인 의미에서 각종 가능성으로 중무장했다. 에이스였던 '도란' 최현준을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까지 떠나보내면서 기대주로 선수를 채울 줄 알았으나, 탑에 '라스칼' 김광희와 서폿에 '라이프' 김정민이라는 롤드컵 4강 전력을 보충했으며, 여기에 작년 롤드컵에 일본 팀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아리아' 이가을을 미드로 섭외했다. 더불어 원딜 '에이밍' 김하람이 전성기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KT로 복귀하면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게 됐다. 선수 합만 잘 다듬어진다면, 상위권에서 경쟁해도 이상하지 않을 팀이다.
강팀 판독기도 더 이상 그만, 아프리카 프릭스
작년, 재작년과는 다르게 은밀하고도 재빠르게 스토브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낸 팀이다. T1의 또 다른 넥서스라는 평가를 받았던 원딜 '테디' 박진성과 거취가 다소 불분명했던 미드 라이너 '페이트' 유수혁이라는 좋은 매물을 스토브리그 1주 차에 계약 완료했으며, '엘림' 최엘림이라는 젊은 정글러까지 영입해 '노익장을 과시하던 팀에서 벗어나는 데도 성공했다. 다만, 주전 서포터가 될 것으로 보이는 '호잇' 류호성이 아직까지 1군에서 검증한 것이 없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뽑혔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던 작년에 비해서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유망주로 채워 넣은 라인업, 리브 샌드박스
대부분의 팀들이 흔히 말하는 S급 매물을 장착하기 위해 애쓴 가운데, 유일하게 자의로 유망주 위주 라인업을 구성했다. 정글러 '크로코' 김동범을 제외한 주전 4인방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침착하게 T1 출신 미드라이너 '클로저' 이주현을 데려왔으며, 작년 2군 리그에서 우승한 바텀 듀오 '엔비' 이명준과 '카엘' 김진홍도 영입했다. 그 와중에 미드라이너 '도브' 김재연이 탑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베테랑의 역할을 수행해줄 예정이다. 수 차례 검증된 김목경 감독의 신인 발굴 및 육성 능력에 힘입어 선수들이 그 잠재력을 개화한다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교체. 농심 레드포스
말 그대로 싹 갈렸다. 모든 선수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론 작년보다 높은 체급의 팀이 됐다. 정리하자면, 탑에 '칸나' 김창동, 정글에 '드레드' 이진혁', 미드에 '비디디' 곽보성, 원딜 '고스트' 장용준, 서포터에 '에포트' 이상호가 영입됐다. 놀랍게도 이 선수들 모두 자신의 팀에서 하드캐리를 선보인 바 있으며, 시즌 중에 한 번 이상은 팀의 대들보 역할을 맡은 적도 있다. 몇몇 선수가 기복이 심한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과 운영을 맡을 메인 오더의 부재 같은 단점이 있긴 하지만, 체급으로는 남부러운 것 없는 팀이다.
초호화 음식 '도넛츄러스', 젠지
구설수는 많았지만 일단은 프랜차이즈 선수인 '룰러' 박재혁을 빼고 감독, 코치진 포함 선수진 전원이 교체됐다. '비디디' 곽보성과 '피넛' 한왕호를 트레이드하는 파격적인 행보에 더불어 '쵸비' 정지훈부터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탑 '도란' 최현준이라는 구 그리핀 전성기 시절 3인방을 영입해 아주 호화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은 어마어마한 가운데, '스코어' 고동빈이라는 베테랑 선수 출신 신인 감독을 앉힌 것도 화제다. 여담이지만, 감독과 선수진들이 모두 준우승엔 일가견이 있다 보니 ‘다음 시즌에도 최소 2등은 하지 않을까?’라는 뼈 있는 농담이 커뮤니티 사이에서 흥하고 있다.
근손실 없는 다이어트 대성공, T1
감독 코치진엔 큰 변화가 있는 가운데 선수진엔 추가 영입이 없었다. 팬들은 '0입'이라며 스토브리그 중반까지 비판 아닌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때는 당장에 전력이 될 선수만 알차게 남기고 정리한 형국이 됐다. 쉽게 말해서 벌크업 이후 큰손실 없는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나 할까? 그나마 검증되지 않은 요소가 있다면 작년에 T1의 상수로 활약한 '칸나' 김창동을 대신해 등판하게 된 '제우스' 최우제다. 과연 이 선수가 얼마나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선수들이 작년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의 왕조는 계속된다, 담원 기아
초호화 라인업의 젠지, 롤드컵 4강 로스터를 거의 유지한 T1과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낸 3팀 중 하나다. '캐니언' 김건부와 '쇼메이커' 허수 듀오를 뺏기지 않은 상태에서 '덕담' 서대길과 '켈린' 김형규라는 걸출한 바텀 라인업을 구성함과 동시에 흔히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라 칭해진 '버돌' 노태윤과 '호야' 윤용호로 탑을 채워 넣었다. 유독 검증된 강력한 탑라이너가 많은 내년의 LCK 사이에서 현재 담원의 탑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걸 걱정하기엔 다른 라이너들이 너무 출중하다. 담원 3년 연속으로 자신들의 커리어를 갱신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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