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반응 뒤집다, 멀티 슈터 ‘콘코드’ 체험기
2024.06.28 01:00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지난 3일, 파이어워크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콘코드(Concord)’가 소니 온라인 쇼케이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첫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반응은 좋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외형의 캐릭터가 비판의 주요 대상이었고, 콘텐츠나 전투 역시 기존 멀티플레이 슈터와 큰 차별점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게임메카는 지난 25일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SIE) 일본 도쿄 본사에서 콘코드를 플레이할 기회를 얻었다. 베일에 싸여있던 전투, 캐릭터, 게임모드, 진행 방식 등 많은 부분을 경험할 수 있었고, 실제 플레이해본 콘코드는 영상보다 박진감 넘치고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다채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멀티플레이어 슈터 '콘코드'
콘코드는 다섯 명이 한 팀이 되어 상대와 경쟁하는 5 대 5 멀티플레이어 슈터로, 플레이어는 '프리거너'라 불리는 캐릭터를 조작한다.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캐릭터는 총 10명으로, 레녹스, 헤이마, 스타 차일드, 원오프(1-Off) 등이었다. 각자 보유한 스킬, 이동 방식, 총기 등이 모두 달랐다. 개발진은 "모든 캐릭터는 각자 외계인, 로봇, 공학 기술자 등 독특한 개성을 지녔으나, 동시에 길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처럼 익숙하기도 하다"라는 디자인 철학을 전했다.
콘코드는 여타 멀티플레이어 슈터와 다른 방식으로 캐릭터를 분류한다. 기존의 힐러, 탱커, 딜러와는 다르게 '돌파자', '감시자', '전략가', '전투원' 등으로 나눈다. 돌파자는 적 진영을 붕괴할 수 있는 역할군이며, 감시자는 비교적 먼 거리에서 상대에게 피해를 쌓는 대신 체력이 낮은 편이다. 전략가는 콘코드의 꽃으로, 다양한 '설치물' 스킬을 활용해 전장에서 아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콘코드의 독특한 요소는 다른 멀티플레이 슈터에서 잘 활용되지 않는 스토리텔링이다. 캐릭터, 전장, 환경 모두 배경과 스토리를 지녔고, 이외에도 매 주 공개되는 영상을 통해 캐릭터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연상됐는데, 각 비행선 크루 관계를 조망하고, 개개인의 과거와 상처를 조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게임모드와 독특하고 흥미로웠던 경쟁 경험
시연회에서 경험한 게임 모드는 격돌전, 전리품 사냥, 화물 탈취였다. 격돌전은 적들을 모두 처치하거나, 특정 구역을 오랜시간 점령하면 승리하는 모드다. 전리품 사냥은 적을 처치하면 떨어지는 트로피를 30개 먼저 획득하는 팀이 승리하며, 독특하게 아군이 떨어뜨린 트로피도 회수할 수 있었다. 화물 탈취는 맵 중앙에 떨어지는 오브젝트 '블루 버디'를 획득한 뒤 지정된 장소, 일정 시간동안 배치하거나, 적을 모두 제거하면 승리한다.
영상으로 확인했을 때는 게임이 느리고 지루해 보였으나, 실제 플레이해보니 상당히 재미있었다. 전반적으로 캐릭터 움직임이, 특히 상하로 자유로웠다. 특정 캐릭터를 제외하면 다수가 2단 점프를 활용해 지역을 넘나들 수 있었고, 비행을 통해 하늘에서 고점을 사수하는 캐릭터도 있었다. 상당히 강력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는 그 대가로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고 2단 점프도 불가능해 밸런스 조절이 돋보였다.
각 캐릭터별 스킬 역시 활용할 구석이 많았다. 예를 들어 더우는 지형에 '회복 패드'를 설치할 수 있으며, 이 패드는 파괴되기 전까지 간헐적으로 체력 치유물품을 지급한다. 또한 일정시간 동안 유지되는 방어막으로 내부와 외부를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적을 처치해야 하는 전리품 사냥 모드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졌지만, 지역을 장악해야 하는 모드에서는 크게 활약했다. 사망시, 혹은 라운드가 돌아올 때마다 캐릭터를 교체할 수 있어, 상황에 맞는 조정이 중요했다.
재미있게 체험한 모드는 화물 탈취로, 해당 모드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특히 컨트롤러를 활용한 슈팅게임에 적응이 어려웠던 만큼, 에임 실력 외에 승패를 좌우하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다. 첫 판 누구보다 빠르게 화물을 획득한 뒤 구역에 이를 심어 진행률을 높였고, 아군이 모두 죽었지만 결국 승리했다. 체험에서는 원하는 모드를 선택하는 방식이었지만, 무작위로 선택된다면 전략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콘코드 만이 갖는 독특한 설치물과 스킬 시스템
콘코드 만이 가지는 대전 슈터에서의 독특한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라운드가 끝나도 남는 '설치물' 시스템과 ‘궁극기’의 부재다. 우선 일부 캐릭터는 맵 곳곳에 힐링 패드, 지뢰, 바람 장벽 등을 놓을 수 있다. 이런 설치물들은 라운드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으며, 직접 파괴해야 한다. 한 격돌전에서 적군 뒤를 잡기 위해 구역을 우회했을 때 수많은 지뢰가 반겨주는 것을 확인했다. 쉽게 파괴할 수는 있었으나, 이를 제거하다 위치를 들켜 곧바로 처치당했다.
설치물이 중요한 만큼, 이와 시스템적으로 얽힌 독특한 캐릭터도 존재한다. 원오프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동안 범위 내 모든 투사체와 오브젝트를 흡수한다. 특히 설치물, 전리품, 블루 버디 등 모든 오브젝트 역시 제거 대상이다. 라운드 중간에 적 설치물이 많을 경우, 원오프로 맵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화물 탈취에서는 빠르게 버디로 이동해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여 획득한 뒤 설치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도 있다. 원오프는 콘코드라는 게임만이 지닌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캐릭터다.
이런 독특한 전략과 팀합을 더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소가 바로 궁극기의 부재였다. 여타 FPS에서는 적 위치를 모두 밝히거나, 강력한 범위 피해를 가하거나, 부활시키는 등 전투 흐름을 혼자서 뒤바꿀 강력한 조건부 스킬이 존재한다. 반면 콘코드는 이런 궁극기가 없어 오히려 섬세한 전략과 팀합으로 전장을 지배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강력한 필살기가 없는 부분은 제작진이 강조한 ‘독특하면서도 평범한 캐릭터성’에 부합하는 느낌을 줬다.
빠른 템포의 게임, 적응에 시간 필요
콘코드는 전반적으로 라운드와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른 축에 속했다. 지역을 사수하는 격돌전과 화물 탈취 모드는, 유사한 진행 방식을 지닌 여타 멀티 슈터보다 달성률 증가 속도가 빨랐다. 개발진은 “빠르게 고민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이런 영향인지 라운드가 끝나고 캐릭터를 선택할 때도 제한시간 동안 수많은 전략을 고민해야 했다.
전리품 사냥의 경우 체험했던 지형의 영향으로 중앙에 캐릭터가 모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계속해서 교전이 일어났다. 콘코드는 맵 곳곳에 체력 회복 아이템을 배치하되, 적에게 피해를 입으면 회복이 멈추는 방식을 택했다. 교전이 계속되는 전리품 사냥에서는 캐릭터가 쉽게 사망했고, 복귀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인원수 차이가 전황을 좌우했다. 여타 멀티 슈터처럼 궁극기나 필살기가 없는 만큼 쿨타임에 따라 ‘턴이 오가는’ 느낌도 적었다. 때문에 교전이 빠르게 지속되고, 이에 따라 매치가 비교적 빨리 끝나는 느낌이 강했다.
전반적으로 빠른 속도, 즉홍적인 전략 수정 등은 분명 재미를 크게 끌어올리는 작용을 했다. 다만 장르 기존 타이틀과 다른 시스템, 새로운 캐릭터, 다양한 모드 등 복잡한 콘텐츠에 빠른 게임 속도가 더해지자 초기에 적응이 다소 어려웠다. 물론 시연에서는 매치 중심으로 체험한 만큼, 추후 튜토리얼이나 스토리 영상 등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출 가능성도 존재한다.
콘코드는 기존에 공개된 정보보다 매력적인 멀티플레이 슈터였다. 스토리는 확장성을 노리고 있으며, 유사 장르 기존작과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 캐릭터,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반적으로 빠르고 지속적인 교전 유도로 재미도 더했다. 다만 세계관, 캐릭터, 다채로운 시스템, 빠른 속도 등으로 약간의 진입장벽도 생겨, 이를 보완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한국 게이머 입장에선 풀더빙이 지원되며, 전반적인 폰트 가시성이 뛰어난 부분에 가산점을 줄 수 있다. 앞서 해보기 테스트는 오는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공개 테스트는 22일인 만큼, 체험을 원하는 유저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