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장관은 바껴도, 여성부 게임규제는 영원하리라
2013.03.08 17:27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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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 여성부 장관 내정자, 유해환경 자초한 게임업체…
▶ 조윤선 여성부 장관 내정자, 셧다운제 반대에서 찬성으로
지난 4일, 차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조윤선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게임업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바로 조윤선 내정자의 ‘게임업계가 유해환경 조성’ 과 ‘셧다운제 찬성’ 에 대한 발언 때문입니다.
일단 조 내정자의 발언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게임업계가 유해한 환경을 자초했다는 종전 여성부 장관들의 생각에 동의하기 때문에 게임중독 기금 강제징수에 찬성한다. 그리고 셧다운제가 효과를 보고 있으니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같은 내용 자체는 크게 놀랄 만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 여성부가 계속해서 밀어붙여온 정책의 연장선이니까요.
그러나 이번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주된 이유는 조 내정자의 갑작스런 태도 돌변입니다. 과거 조 내정자는 셧다운제 도입 당시 부모의 양육과 자유권을 침해하며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열린 사고방식을 여러 차례 보여옴으로써 종전 여성부 장관들과는 달리 ‘개혁적이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진 정치인’ 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장관 내정 당시부터 조 내정자에게 걸린 기대는 여간 큰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여성부가 추진해오던 무조건적인 셧다운제 강화 정책을 중지하고, 보다 실효성 있고 합리적인 규제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는 기대 말이죠.
그러나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문화콘텐츠 정책을 내세우며 많은 기대를 받던 조 내정자는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기존 주장을 번복했습니다. 기존 여성가족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겠다면서, 그야말로 ‘여성부스러운 모습’ 으로 180˚ 돌변한 것이죠. 여성부 장관이라는 자리를 앞에 놓자 마음이 바뀐 것일까요? 아니면 저 자리엔 뭔가 저주 비슷한 것이라도 걸려 있는 건가요?
조 내정자의 이 같은 발언은 게임업계 종사자들과 국내 게이머들에게 많은 분노를 샀습니다. 게임메카 ID ozmakay 님은 “쳇.. 그나마 여성부 삽질 막아줄 사람인가 싶었더니 그게 아닌가부네요” 라며 실망감을 드러냈으며, ID 아스테른 님의 “여성부 장관 자리가 뭔 서리한인지. 앉으면 다 영혼이 속박당해서 셧다운제 따위나 지껄이고 앉아 있어”, ID 윈터펠 님의 “자기 생각이나 철학도 없이 그냥 자리만 보는 인간들” 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눈에 띄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게임메카 ID 근자감 님은 “사실 여성 장관으로서는 아주 당연한 결과입니다. 미혼의 20~30대 남성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40대 이상 주부들의 `게임에 대한 비논리적 혐오` 는 그 뿌리가 아주 깊거든요 그리고 미혼의 20~30대 남성보다는 40대 이상 주부의 투표율이 더 높죠. 충성도도 더 높구요. 게임만 밟아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아줌마들의 민심을 휘어잡는데, 여성이 이걸 모를리도 없고 포기할리도 없죠” 라고 꼬집었습니다.
사실 정치인의 말 바꾸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어쩌면 누가 앉든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일이 잘~ 풀린다면 여성부는 그토록 외치던 ‘게임과몰입 없는(+예산도 넘치는) 화목한 사회’ 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상황에 따라 소신을 휙휙 바꾸는 이러한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그게 가능할 지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