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블리자드가 왜 TCG를 만들었을까요?
2013.03.29 17:31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메카만평
[관련뉴스]▶ 블리자드 신작, TCG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 공개 블리자드의 숨겨진 신작이 공개됐습니다. 정식 명칭은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며 장르는 TCG입니다. 다만 블리자드 측에서는 트레이드 기능이 없고 수집에 대한 의미가 더 강하기 때문에 장르 자체에 대해서는 콜렉터블 카드 게임(Collectable Card Game, CCG)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하스스톤'에 대해 간략하게 정의하자면 '워크래프트' IP를 기반으로 한 전형적인 카드게임입니다. 기존 카드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무척 심플하게 구성돼 있다는 점인데요, 플레이어는 직업별로 구분된 9개 영웅카드 중 하나를 선택하고 하위카드를 혼합해 덱을 구성하면 플레이 준비가 끝납니다. 바로 연습을 하든 다른 상대와 한판 붙든, 바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매직더게더링' 같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카드게임은 룰 자체가 어려워 접근성이 높은 편인데요, 이번 '하스스톤'은 복잡한 룰을 빼거나 간소화시켰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PC 기반이 기본 골격이지만 맥(MAC) 버전과 태블릿PC 버전(아이패드)으로 나온다고 하고, 블리자드의 최초 부분 유료화 게임이라는 점도 특이점입니다. 이번 신작 '하스스톤'은 그 유명한 블리자드가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짚어볼 포인트가 있습니다. 가장 큰 줄기는 역시 '블리자드는 왜 TCG를 선택했나?'에서 찾을 수 있겠네요. 확실히 장르 자체에 대해서는 이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블리자드가 그간의 전통을 버리고 시장 트렌드를 쫓아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높기 때문이죠. 알디시피 블리자드는 최근 몇 년 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까지 스케일이 큰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성과에 관계 없이 이들 작품은 몇 년 에 걸쳐 공을 들인 만큼 완성도가 높아 팬들에게 만족을 주었고,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블리자드 스케일'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었죠. 때문에 이번 '하스스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예상대로라면 '워크래프트4' 정도가 나와야 했지만, 이런 가벼운 형태의 게임은 너무 뜬금없거든요. 게다가 TCG 장르는 최근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며 글로벌 트렌드로 군림한 장르인데다, ARPU에 크게 영향을 주는 '확률형 카드 획득' 기반의 부분 유료화 모델을 선택했기 때문에 트렌드와 수익성 앞에 블리자드가 '항복'했다는 의미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그간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온 그들인 만큼, 팬들이 갸우뚱하면서 실망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요. 관련 내용에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을 많이 남겨주셨는데요, ID 룸바둠바 님은 "그냥 워크래프트4나 만들지 저게 뭔 짓이야 어휴"라며, ID 다람쥐람쥐람쥐 님은 "아오 차라리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를 내라"면서 '블리자드 스케일'이 빠진 부분에 대한 아쉬운 심정을 그대로 전해주셨습니다. 또, ID 폐묘 님은 "당장 봐서는 기존에 즐기던 온라인 TCG랑 근본적인 차이를 못느끼겠네요. 이펙트만 화려하다고 좋은게임이 되는 건 아니니까.. 카드의 종류나 덱구성방식 같은게 나와봐야 알겠지만 큰 기대가 안됨"이라면서 '하스스톤'에 대한 첫 느낌을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블리자드도 이런 선택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PC 패키지 시장이 무너지고, 더불어 모바일게임의 등장으로 PC온라인 시장마저 위협되고 있으니 블리자드 입장에서도 돌파구가 필요했겠죠. 액티비전과의 합병도 영향이 있겠지만, 블리자드의 최근 행보를 보면 '하스스톤'뿐 아니라 '디아블로3' 역시 콘솔 버전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플랫폼 다각화에 고심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선택에 따른 '진통'은 블리자드의 몫입니다. 특히 자체 행사 '블리즈컨'까지 진행하며 팬들과 호흡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온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대중 반응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겠죠. 이 부분을 의식했는지 블리자드 측은 '하스스톤'을 공개하며 'TCG 장르를 선택한 이유'를 크게 부각하며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겠지만, 과거 '디아블로3'의 현금 경매장 이슈도 그렇고 최근 들어 블리자드가 헤비급 반전으로 시장을 들었다 놨다 아주 잘 하는군요. 이제 남은 건 결과입니다. 아마 '하스스톤' 공개 이후, 신작 TCG를 준비하던 다수의 국내 업체는 뜨금 했을 텐데요, 오는 여름 첫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하니 관련된 전망은 이후에 해보도록 하지요. 블리자드가 워낙 장르의 대중화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지금의 TCG 열풍이 더 강렬해질 수도 있겠네요. 아, 그리고 영웅카드 중에 왜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없는 거죠?
▲ 실바나스 윈드러너는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