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게임협회를 게임이라 부르지 못하니"
2013.04.26 16:35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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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대신 엔터테인먼트, 게임산업협회 새 이름 결정됐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말 그대로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협회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곳인지에 대한 느낌이 확실하죠. 그런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게임’ 이라는 이름을 버린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협회의 명칭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게임’ 이라는 단어를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로 대체한 셈인데요, 활동 영역을 게임에 국한짓지 않고 보다 넓게 바라보겠다는 의지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보도를 접한 많은 업계 관계자들과 네티즌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게임산업을 대표하고 보호해야 할 협회가 ‘게임’ 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앞장서서 배제하는 행위는 타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번 명칭 변경과 관련된 게임메카 아고라 이슈 게시판에서도 협회의 이 같은 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게임메카 ID 그루아가흐 님은 “뭘 주장하려는 지는 알겠는데 주체성이나 사상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그래봤자 게임협횐데 보는 사람이 다르게 생각하겠느냐” 라는 의견을 밝혔으며, ID 허버벜 님은 “게임 비판에 대해 앞장서서 쉴드 쳐야할 게임산업협회가 게임이라는 단어를 부끄러워 하다니… 영역 넓히려거든 '게임엔터테인먼트협회' 정도로 가도 되었을 것을. 낳아준 친부모에게 버림받는 기분이 이런 걸까?” 라며 협회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남경필 협회장의 과거 발언 역시 이 같은 반발 여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남 협회장은 지난 2월 취임식 당시 '한국게임산업협회' 라는 명칭에 얽힌 부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한 일환으로 협회명을 바꾸겠다고 말했는데, 당시에도 ‘게임’ 이라는 단어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니 이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습니다.
그렇지만 게임을 둘러싼 좋지 않은 여론을 감안해 보면, 이번 명칭 변경은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daeoong 님은 “개인적인 견해로는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뿐 아니라 다른 근접한 분야들과 함께 커가고 그만큼 힘을 키워나간다면, 게임에 대한 편견앞에서 예전처럼 무릎꿇는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정체성은 잊지 말아야 할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협회 명칭 변경은 오는 5월 이루어질 이사회 및 총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논란 속에 발표된 한국게임산업협회의 명칭 변경. 과연 게임을 둘러싼 돌팔매질에 멍든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지적을 뛰어넘고, 변경 취지대로 더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