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기획자가 체험한 WOW (By 루나씨)
2004.10.22 18:54
와우메카 기자단이자 온라인게임 개발자이신
`루나씨`님이 작성해주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베타테스터 리뷰입니다. 게임 개발자로서의 독특한 시각으로 WOW의 장단점을 분석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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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국내에서는 가장 사랑받는 게임제작사인 블리자드가 이번엔 온라인게임을
선보였다. 오랜시간동안 게임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온라인게임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주목되어 왔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가 드디어 클로즈베타를 시작으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한가지를 분명하게
밝혀두고 싶다. 본인은 온라인게임을 밤새가면서까지 즐겨본 경험이 없으며 블리자드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블광’도 아닐뿐더러 블리자드 작품들을 열정적으로 즐겨서
하는 편도 아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떠한 찬사를 하더라도 “글쓰는 녀석이 블광이다
혹은 블빠다”라고 얘기하지 마시라. 이 말뜻을 알아듣겠는가? 그렇다, WOW의 완성도가
그만큼 놀랍고 뛰어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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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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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로 온라인게임시장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첫인상, 그리고 그래픽
오픈베타가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래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솔직히 처음봤을 때 “헉”할 만큼 놀랄만한 임팩트는 주지 않는다. 단순히 느끼기에는 최상급은 아니고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의 수준이라는 느낌.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애쉬론즈 콜 2와 가장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WOW의 그래픽 수준은 세계최고다. 아마 ‘세계 최고’라는 말에 오버가 아니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보자. ‘그래픽’이라는 항목에 있어서 도대체 잘된 그래픽의 기준은 무엇인가? 폴리곤을 많이 쓰고 효과를 많이 넣어서 시각적으로 보이기에 사실적이고 화려하면 좋은 그래픽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그래픽’이란 그 게임에 가장 잘 녹아드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그래픽이다. 온라인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체적인 용량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효율적인 그래픽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WOW의 그래픽은 온라인게임으로는 최고 수준이라고 호언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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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가 지향하는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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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2가 지향하는 스타일
WOW의 그래픽은 처음 접했을 때 엄청나게 대단하다라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 하지만 워크래프트라는 세계관을 너무나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폴리곤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낼 분위기는 전부 의도대로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고채도의 색상을 위주로 그래픽을 칠하면 조금만 실수를 하더라도 전체적인 색톤이 촌스러워질 수 있지만 WOW는 무리없이 멋지게 세계관을 소화해내며 특유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다. 마을의 느낌이나 어느 곳을 가더라도 모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잘 살려주는 그래픽이기도 하다. 공간감이나 입체감도 말할 것 없이 뛰어나다. 또한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오래봐도, 언제 접속해서 보더라도 질리지 않는 편안한 그래픽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히 처음에 받는 한방 임팩트는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유리한 그래픽 즉, 세계관과 분위기를 잘 살려내어 몰입도를 높여주는 그래픽을 구현해낸 것이다. 단순히 엔진의 퀄리티나 전체적인 기술력과는 별개로 WOW의 그래픽은 색상을 선택하거나 배치하는 ‘감각’이 없이는 절대로 구현불가능한 그래픽이다. WOW의 그래픽은 단순히 기술력(technique)이 아니라 센스(sense)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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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그래픽만 따지더라도 뛰어난 그래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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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높게 느껴진다. 공간감이 너무나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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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의 색감은 굉장한 센스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다
와우는 전체적으로 폴리곤을 아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전체적인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폴리곤을 가능한한 적게 쓰고도 충분한 분위기를 낼 수가 있으며 오히려 그것으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래픽적으로 굉장히 많은 꽁수들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 구석구석에 꽁수를 쓰인 흔적을 발견하고 나면 역시 게임제작의 노하우가 남다르고 감각이 있다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이를테면 아래 그림의 호박밭을 살펴보면 얼핏보기에 굴곡을 준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샷으로 보더라도 이것은 분명히 굴곡이 있어보인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장으로 처리되어 있다. 그 한장을 어떻게 그려냈느냐에 따라서 특별히 굴곡을 주지 않고도 똑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이러한 꽁수들이 게임 구석구석에 녹아들어있다. 이 정도면 단순히 WOW의 그래픽의 겉모습만 보고 “기대이하다”라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온라인게임에서 이 정도로 효율성이 높고 분위기가 뛰어난 그래픽을 만들어낸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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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호박밭이다. 굴곡이 있어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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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의 그림일 뿐이다…
캐릭터들의 개성과 퀄리티
아직 1차 클로즈베타여서 해볼 수 있는 종족과 클래스가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족이나 클래스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은 상당히 뛰어났다. 상호보완적인 부분도 많이 눈에 띄었으며 각 직업간의 밸런스도 아직 보완되어야할 부분은 있지만 적어도 현재 직업이 다른직업에 비해서 불만족스러울지라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요소들이 적어도 몇 개씩은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 오랜기간 동안 캐릭터들간의 밸런싱을 고민해왔다는 얘기다. 단순히 종족간의 능력을 떠나서 이미지만을 따지고 본다면 조금 고개를 갸우뚱 거릴 듯 싶다. 지극히 북미지향적인 센스의 캐릭터디자인이라는 점이 게임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일반층에게는 게임의 몰입도를 상당히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리니지 2의 캐릭터들과 비교를 해보더라도 캐릭터 디자인의 선호도는 리니지 2가 훨씬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래도 리니지 2가 국내취향에 맞춰서 동양형미인을 만들어낸 점도 있겠지만 WOW의 캐릭터 디자인 자체가 일반 게이머들이 쉽게 수긍하고 애정을 붙이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게임을 해보면 나름대로 캐릭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디자인에 신경쓰지 않고 재미있게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몰입도 저해로 인한 커트라인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니 확실히 캐릭터디자인 만큼은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겠다. 북미제작사인 블리자드가 북미스타일로 만들었는데 어쩌겠냐라고 말하면 할말 없지만 아쉬운건 아쉬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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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차이는 있겠지만 대중적으로 볼 땐 이쪽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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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이다…
최적화된 시스템사양
누가 그랬는지, 어디서 떠도는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WOW의 사양이 엄청나게 높다는 글이 올라온 모양이다. 듣기로는 그래픽카드가 엔비디아 FX 5600에 메모리 512M 정도여야 원활히 돌아간다고 했다던데 저사양에서 실험한건 전부 바이러스 먹은 컴퓨터에서 실험한 건지 의문이다. 필자의 사양은 지포스 2 GTS, 메모리 256이다. 1024 X 768 해상도에 대부분의 옵션을 낮추고 플레이하면 그리폰을 탈 때를 제외하곤 랙이 거의 없는 편이다. 물론 접속자수가 많이 적다는 점이 아직 변수이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다지 사양을 타는 것을 못느꼈으며 전체적으로 메모리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극악의 사양에 달할 것 같지는 않다. 전투시 패킷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템의 습득과정의 경우 땅에 떨구면 주변에 있는 모든 게이머들에게 아이템의 패킷량이 전송되기 때문에 아이템 하나하나의 패킷량을 무시할 수 없는데 WOW의 경우에는 개개인별로 몬스터를 클릭하여 아이템을 체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만 패킷을 전송하여 그 양을 줄이는 방법 등을 이용하곤 한다. 여러가지 부분에서 패킷량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기 때문에 시스템사양의 최적화는 충분히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인터페이스
디아블로 때도 훌륭했지만 블리자드는 인터페이스 만드는데는 도(道)가 텄다. 30분에 모든 인터페이스에 적응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나 편리하고 이해하기 쉽다. 개인적으로는 관심이 많이 갔던 경험치바에 대한 부분도 20등분화 시켜서 시각적으로 경험치가 차는 속도에 대해서 지루하지 않게 유도하고 있으며 퀘스트를 수행했을 때나 몬스터를 사냥했을 때나 경험치가 올라갈 때 비교가 용이해 진다. 왼쪽 거의 끝쪽부터 오른쪽까지 공간을 효율적으로 차지하면서도 가장 눈에 잘 띄게 만들어 둠으로서 경험치를 늘 눈으로 부담없이 읽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훌륭하다. 이 뿐만 아니라 인벤토리창의 경우 보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장비창의 경우도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눈에 확들어온다. 또한 인벤토리에서 특정 장비를 장비창에 올릴 때는 장비슬롯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장비가 들어갈 위치를 표시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퀘스트창의 경우 목적과 보상이 눈에 잘 들어와 글을 읽는 것에 대한 지겨움이 없고 파티나 대상에 대한 인터페이스도 간략하면서도 눈에 잘 띄게 구성되어 있어 화면의 효율도 뛰어나며 디자인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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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는 정리가 잘되어 있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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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치 바는 공간효율도 좋고 시각적인 효과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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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창. 이 정도라면 몇번이라도 글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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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구성이 뛰어나다
채팅창은 왼쪽엔 일반 커뮤니티 메시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른쪽에는 시스템메시지가 나타난다. 두 부분을 분리해두어서 난잡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난잡함은 느끼지 못했다. 다만 시스템 메시지를 자주 지나치는 경우가 많이 놓치거나 여유가 있을 때는 거의 안보게 된다. 하지만 기존에 시스템 메시지와 커뮤니티 메시지가 번갈아가면서 혼잡을 이뤘던 것보다는 분리가 잘 되어 있어서 깔끔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또한 채팅상에서도 여러가지 쓸모있는 (/1을 누르면 지역채팅이 된다든가)기능이 많고 귓말 등이나 답변 등도 최대한 편리하게 되어 있어서 커뮤니티를 하는데 불편함이 적다. 에러 메시지의 경우 메시지처리가 음성화되어 있고 빨간색 자막처리를 해주어서 그 어떤 에러메시지보다도 직관적이다. 이 음성 에러메시지가 다소 웃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음성메시지는 직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에러에 대한 대처를 가장 빨리할 수 있게 돕는다. 물론 자주 듣다보면 짜증이 날 경우도 생길지 모르지만 말이다. 가끔씩 “분노가 더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면 정말 분노하고 싶을 때도 있으니깐. ^^
NPC의 경우에도 퀘스트를 주는자는 ‘!’표시를 퀘스트를 의뢰한 자는 ‘?’표시를 하고 있어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면 NPC가 많아 복잡하여 생길 수 있는 단점들은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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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은 대화메시지와 시스템메시지가 분리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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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에러는 에러에 대한 대처를 빠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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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에 아이템에 커서를 가져가면 아이템 설명이 나온다. 꺼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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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를 주는 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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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를 의뢰한 자는 `?`
WOW의 게임성과 지향점
WOW의 게임성은 여러 온라인게임에서 본 것들의 연속이지만 그것들이 묶인 새로운 것으로 표현해도 무방할 듯 하다. 그만큼 다른 온라인게임의 장점들을 잘 흡수해나가고 있으며 그것을 잘 엮고 자신들만의 신선한 오리지널리티를 추가하여 ‘본듯하지만 전혀 봤을 리가 없는’ 게임성을 보여준다. 온라인게임에서 ‘레벨경쟁’이나 ‘노가다’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적합한 부분이 아니다. 게이머들은 “이 게임은 노가다뿐이다”, “레벨업에 목숨거는 게임은 싫다”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온라인게임에서 ‘레벨업경쟁’이나 ‘노가다’가 없다고 게이머들이 정말로 그 게임을 오래도록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게임에서 ‘노가다’와 ‘레벨업경쟁’은 분명히 필요한 요소이다. 이것을 게임내에서 어떻게 풀어내었는지에 따라서 게임성이 달라질 뿐이다. WOW도 물론 레벨업경쟁이 있고 노가다가 있다. 하지만 너무 얽매일 정도로 여유가 없진 않다. 노가다도 물론 있지만 WOW에서 노가다를 한다면 다른 게임처럼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게이머에 선택에 의한 것이다. 왜냐하면 노가다를 안하더라도 같은 목표점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마련해 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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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의 형태도 여러가지. 다음은 약초캐기 노가다.
WOW를 처음봤을 때 걱정했던 것은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하 DAOC)’형식의 컬트롤과 파티플레이를 위주로 게임이 돌아가지 않을까였는데 다행히도 WOW는 파티플레이를 강압적으로 유도하지 않고 있다. 전투부분이 상호보완성이 좋고 나름대로의 묘미가 있다. 전사클래스의 경우에는 초반부터 MP를 제공하지 않고 분노게이지에 의한 스킬사용을 유도하고 있는데 전투를 하지 않으면 떨어지고 적을 공격할 때 올라가는 분노게이지는 생각하는 전투를 하게 해준다. 상황에 따라서 분노게이지를 어떻게 이용해 먹을지를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파티 전투의 경우에는 조금 밋밋한 감이 없지 않다. 전투시스템과 재미의 경우 아직까지는 DAOC를 따라올 게임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조작성과 파티플레이를 중시하는 DAOC와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WOW다운 전투의 묘미를 살려냈다고 할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봤을 때 추후 고렙들의 파티플레이에서는 ‘컨트롤’의 중요성도 분명히 생길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레벨의 같은 능력의 마법사가 있다고 할지라도 두 사람의 컨트롤 능력이나 판단에 의해서 파티의 능력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스킬간의 밸런싱도 뛰어나고 스킬의 체계도 좋아서 전투는 이대로 개선되어 나가면 틀림없이 큰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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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도 충분히 묘미가 있다
이미 완성된 게임이라는 점도 WOW의 최강의 강점이 될 듯 하다. 다른 온라인게임처럼 일부를 만들어두고 오픈베타를 하고 점차 붙여나가는 형식이 아니라 이미 전부 만들어진 상태에서 게이머들이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과거같으면 게이머들의 레벨업 진행속도에 맞춰진 패치를 하고, 상황에 대처를 하기 때문에 초기 의도와 다소 틀어진 방향으로 나가는 면도 있지만 다 만들어졌다는 점이 초기 의도를 끝까지 고수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덕분에 게이머들에게도 게임진행의 지루함이 해소되며 전개력이 뛰어나 자연스럽게 WOW에 세계에 녹아드는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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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광활하다…
그러나 역시 WOW의 게임성을 논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탐험’이다. 기존의 온라인게임은 어딜가도 비슷해보이는 곳이 많았고 재탕한 느낌이 많았지만 WOW는 어느 곳을 가도 다르다. 같은 느낌의 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것은 ‘탐험’이라는 체험을 하게 해준다. 어느 마을을 가든, 어떤 지역을 가든 새롭고 신선하며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스톰윈드에 놀러갔는데 엄마와 함께 여기저기를 산책하고 다니는 아이들 여럿이 묶여있는 NPC들이나 일정한 코스를 순찰하는 경비병 등 NPC들도 모두 살아 움직이고 마을 디자인도 활력이 넘쳐 마을이 살아 돌아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마을이 넓어서 원하는 지구를 찾아다니려면 중간중간 있는 이정표를 보고 움직인다. 실제로 현실세계에서 이정표를 보고 찾아다니듯이 말이다. 퀘스트를 진행하던 도중 술집에 들어갔는데 술집에서 갑자기 술주정뱅이가 공격을 해온다. 술병으로 게이머를 때리는 것이다. 마을에서는 검을 쓸일이 없겠지하고 방심했던 게이머라면 놀랐을 것이다. 필자는 그 때 낚시대를 장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WOW에서는 세계를 탐험하고 함께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이 훌륭하다. 이건 정말 대단하다. 오픈베타가 되어 게이머들이 훨씬 많아진다면 이 느낌은 정말 하나의 새로운 세계로 느껴질 것이다. WOW는 살아 있는 가상세계에서의 모험을 지향한다. 그리고 제작자들의 그 의도는 이미 충분히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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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돌아다녀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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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살아있다
효율적인 다양성
온라인게임이 몇 년씩 지나오다 보니 게이머들도 점차 고급화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노가다’에 대한 불만은 물론 ‘게임의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가고 있다.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오픈베타게임만 보더라도 ‘새로운’이라는 컨셉이 가장 많은 듯 하다. 이러다보니 너무 기본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만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기까지 한다. 즉 ‘다양성’을 살려내려다가 오히려 그 다양성이라는 컨셉속에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새롭다고 하는 점을 찾아서 다양화를 시켰지만 정작 다양화에 아무런 의미도 없고 또 다른 형태의 노가다가 되거나 아무 의미가 없는 시스템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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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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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를 캘까?
그런면에서 와우의 다양성은 놀랍다. 게임을 하다보면 알겠지만 게이머가 WOW의 세계에 접속했을 때 사람을 찾아서 아이템을 요구하든지 사냥터를 물어보든지 하는 형태가 아니다. 오히려 일거리를 찾는다. 일거리를 줄 NPC를 찾는다. NPC는 다양한 요구를 한다. “몬스터를 죽여달라”, “문서를 전달해달라”, “전리품을 가져와 달라”, “실종된 경비병을 찾아달라”, “던전을 조사해 달라” 등 다양한 형태의 요구를 한다. 애쉬론즈 콜 2의 느낌이 많이 드는데 단순히 레벨업을 하는데에 있어서도 퀘스트의 효율성이 높은 편이며 퀘스트도 게임을 전개해나가는데 있어서 기능이나 지역 등을 하나하나씩 익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서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겠다. 몬스터를 사냥하는 시간과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이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좋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대단하다. 퀘스트의 다양성 뿐만 아니라 WOW의 세계에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낚시를 할 수도 있고 약초채집을 하여 연금술을 배워서 포션을 만들 수도 있으며 그저 이리저리 돌아다녀보기도 한다. 물건을 만들기도 하고 탐험을 하기도 한다. WOW에서는 무언가를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게이머들의 판단이나, 상상, 모험심 등이 다른 게임에 비해 월등하다. 한가지 예로 문득 장난이 치고싶어서 늑대를 경비대장이 있는 곳까지 유인하여 경비대장들에게 맞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또한 어느 것을 하더라도 효율이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아 상황에 따라서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와우의 다양성은 그 다양성 전부가 인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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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를 유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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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죽게한다. 심심하니깐~
오픈베타까지 WOW의 개선할 사항들
아직 클로즈베타이기 때문에 수정되어질 사항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밸런스에 대한 의견은 자제하도록 하겠다. WOW가 가지고 있는 불안요소에 대해서 기본적인 WOW의 틀에서부터 접근해봤을 때 WOW는 아직 몇가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WOW에서는 퀘스트의 효율이 나름대로 좋다는 부분이 오히려 렙업을 빠르게 하려는 게이머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WOW의 경우에는 경험치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단순히 몹을 사냥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퀘스트에서 주는 경험치는 금전적인 해택까지 보장하면서도 무시할만한 수준의 경험치가 아니기 때문에 안하면 손해를 보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끝없이 퀘스트를 갈구해야 하고 퀘스트 창에 퀘스트가 하나도 안붙어 있을 땐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이것은 물론 중렙, 고렙화되어가면 조금씩 완화되어가고, 오히려 초반에는 퀘스트를 활용하는 것이 전개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괜찮지만 퀘스트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게이머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게임방식 자체가 리니지, 뮤 등 국내 온라인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조금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다. 덧붙여서 직관적으로 몬스터를 죽이면 아이템이 떨어지고 이것을 줍고 하는 과정이 한번 더 추가된 WOW의 아이템 습득 방식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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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을 클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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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또한 아직까지는 아이템체계가 다소 불안정한 부분이 있다. 현거래를 유도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픈베타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WOW세계내에서 거래가 될 아이템들에서 버려지는 것과 사용되는 것들의 구분이 확실한 것까지는 좋은데 이 비율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무기와 방어구의 버려지는 것을 어떻게 처리해낼지 모르겠지만 버려지는 것이 많은 것에 비해서 환원되는 것이 적다는 점에서 시장경제를 어떻게 맞춰낼지 의문이다. 리니지 2의 경우 소모성 아이템 ‘정령탄’을 만들어내는 결정체로 환원되면서 경제를 순환시키는 절묘함을 보여주었는데 WOW에서도 분명히 버려지는 아이템이 많다는 가정하에서라면 이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내용들은 불안요소라기 보다는 불안요소의 해결책에 대한 궁금증이라고 보는 것이 낫겠다. 만약 저 부분이 완성이 된 상태에서도 고쳐지지 않는다면야 확실한 불안요소겠지만 아직 클로즈베타이기 때문에 이런부분은 충분히 잡아낼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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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족에서 뭔가 해결책이 나올까?
상업성은 보장되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리니지 2랑 대결하면 어떤 게 깨질 것 같나요?”라고. 아마 듣고싶은 대답은 “어느 쪽에 동접수가 더 많을 것인가를 예측해 봐라”일 것이다. 이것은 상업성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패키지게임이라면 좀 더 쉬울지 모르겠지만 온라인게임,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국내에 존재하는 온라인게임들의 완성도의 기준점을 어디에 맞춰야하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게이머들이, 게임제작자들이 이제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고정된 시각을 조금 바꿔야할 때가 왔다. 위에 하던 얘기를 마저 해보도록 하자.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을 해주었다. “동접수로 따지면 리니지 2가 WOW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WOW가 나온다고 해서 리니지 2가 큰 타격을 입는다는 말은 어림도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여기에 “리니지 2를 하던 사람이 WOW를 하면 그닥 흥미를 못느낄 듯 하며 WOW를 하던 사람이 리니지 2를 해도 마찬가지로 그다지 흥미를 못느낄 듯 합니다. 리니지 2가 일반게이머들을 좀 더 원활하게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면 WOW는 게임매니아층을 좀 더 원활하게 끌어들이겠지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두 게임은 시장의 파이를 나눠먹는 개념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개념일 것이다. WOW가 리니지 2를 상업적으로 이길 확률은 적다고 내다본다. 하지만 WOW의 게임적인 완성도는 유래없이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며 게임매니아층을 끌어들일 것이고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고급화되어가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을 오래한 게이머들이 WOW로 흘러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임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DAOC이 국내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던 것을 비교하며 WOW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WOW는 다행스럽게도(?) 게임성으로 상업성을 완전히 묻어버린 게임이 아니고 오히려 좋은 밸런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지 실패할 확률은 그다지 커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리니지 2의 동접 10만을 못따라잡아서 실패했다고 한다면 말 다했지만 말이다.
‘모험한다’라는 말이 당당한 MMORPG
단지 1차 클로즈베타에 제한적인 부분을 테스트해봤지만 WOW의 스케일이나 게임성, 방향성 등은 쉽게 체크할 수 있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너무나 훌륭했으며 직접 게임을 즐겨본다면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원하던 온라인게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몇 년간 국내 온라인게이머들의 입에 수천번씩 오르내렸던 ‘노가다’라는 부분도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나마 온라인게임에서는 억지스럽게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노가다의 느낌을 감추고 있다. 모든면에서 놀랍고 신기한 체험을 하게 해주지만 역시 WOW를 딱 한문장으로 평가해보라고 하면 주저없이 다음 문장을 날리겠다.
“세계를 모험하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탐험심이야 말로 온라인게임의 극을 느끼게 해준다”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블리자드답게 WOW는 온라인게임시장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다. 또 지금까지 온라인게임의 단순함을 벗어나 온라인게임이기에 가능한 무궁무진한 일들이 여러분들 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이 체험을 더 이상 놀라워하지 않을 쯔음 되면 훗날 게이머들은 이런 문구를 남기게 될 것이다.
“온라인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전의 것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의 것으로 나뉘어진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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