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적 요소 가득 담았다, 곽도영 AD가 말하는 '클로저스'
2014.12.09 10:25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나딕게임즈 곽도영 아트 디렉터
넥슨이 서비스하고, 나딕게임즈가 개발하는 액션 MORPG '클로저스'가 사전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서비스를 앞두고 그 누구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남자가 있다. ‘클로저스’의 개성 넘치는 세계와 캐릭터를 그려내는, 나딕게임즈 곽도영 아트 디렉터(이하 AD)다.
사실 곽도영 AD는 업계나 팬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로 손꼽힌다. ‘클로저스’ 전에도 '던전앤파이터', '엘소드'의 일러스트를 그리며 본인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곽 AD가 이제는 ‘클로저스’로 돌아온 것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느낌이 강한 ‘클로저스’에서 그가 어떠한 그림을 보여주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에 게임메카는 8일, 나딕게임즈 곽도영 AD를 만나 ‘클로저스’의 작업 진행 상황과 아트 디렉터로서의 경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거 '던전앤파이터'는 거친 느낌이 강했는데, 반면 '엘소드'는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다. 새로운 작품인 '클로저스'는 앞선 두 타이틀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곽도영 AD: 아마추어 시절부터 다양한 화풍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그 가운데 현재 작업 중인 게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던전앤파이터' 때는 거친 선과 짙은 색을 주로 사용했다면, '엘소드'에서는 최대한 깔끔하고 화사하게 작업했다. '클로저스'는 이 둘이 합쳐진 것이라 보면 된다.
'클로저스'를 보면 흡사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있는 것 같다. ‘클로저스'의 세계를 그려내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았다면?
곽도영 AD: ‘클로저스’는 중세 판타지가 아닌 현대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여러모로 신경 쓸 점이 많다. 보통 게임에서는 비싸고 귀한 장비일수록 외형이 화려하다. 중세를 배경으로 하면 갑옷이나 드레스 등,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많은데 현대에서 고급 의상으로 손꼽히는 ‘정장’은 장식이 치렁치렁 달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너무 현실적인 옷만 넣으면 아무래도 게임다운 멋이 없다. 이처럼 현대라는 배경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화려함을 넣는 적절한 디자인이 ‘클로저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클로저스'에 등장하는 의상 (사진출처: 클로저스 공식 홈페이지)
‘클로저스’의 핵심 콘텐츠는 바로 캐릭터다. 캐릭터마다 독특한 개성을 넣는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으리라 짐작한다.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곽도영 AD: 보통 캐릭터가 하나씩 추가되는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뒤에 나오는 캐릭터일수록 점점 더 강한 개성이 붙는다. ‘클로저스’는 이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 ‘검은양’ 팀 캐릭터 5명을 함께 디자인했다. 특정 인물을 부각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특정 캐릭터보다 ‘검은양’ 팀 5명이 함께 모여 떠들 때 가장 보기 좋다. 게임이 출시된 후에도 어느 한 쪽에 몰리지 말고 5명이 골고루 사랑 받길 원한다.
▲ '검은양' 팀 5명이 함께 있는 것이 가장 보기 좋다 (사진제공: 넥슨)
지금까지 수많은 타이틀에서 원화가로 왕성히 활동해왔다. 게임 원화가가 되자고 결심한 계기는?
곽도영 AD: 내가 어린 시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만화가를 꿈꿨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니 국내 만화 출판 시장이 죽어 데뷔가 어렵고 웹툰도 초창기라 상황이 열악했다. 제대로 만화를 그리고 싶다면 일본으로 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다른 분야로 진로를 알아보니 맹렬히 성장 중이던 게임산업이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소질을 살려 게임 원화가가 되자고 결심했다.
게임 원화가 지망생에게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곽도영 AD: 원화가란 회사에 필요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따라서 본인의 화풍보다는 회사 혹은 게임에 맞는 스타일이 우선이다. 처음부터 나와 스타일이 맞는 게임을 맡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프로 원화가라면 자신의 화풍과 맞지 않는 작업이라도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
아마추어 활동도 중요하다. 게임 원화가에게 있어서 ‘고유한 화풍’은 내 개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나만의 스타일을 가진 원화가는 어떤 회사에 가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취업한 후에는 회사에 맞는 그림을 그려야 되기 때문에 나만의 스타일을 계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아마추어 때,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독자적인 화풍을 확립해두는 것이 좋다.
▲ 아마추어 활동을 통해 나만의 작풍을 만들어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 곽 AD
실제로 곽 AD 역시 아마추어 시절에, '사이보그 009'와 같은 다소 매니악한 소재를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마니아 문화에 해박한지, 이런 부분이 원화 작업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곽도영 AD: 그리 해박하지는 않아 실제 마니아와 이야기를 해보면 모르는 이야기가 태반이다. 다만, 내 모토가 ‘얕고 넓게 알기’이기 때문에 조금씩, 다양한 분야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작품에 따라 내가 알고 있는 ‘마니아 문화에 대한 지식’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작업에 필요한 분야를 일부러 찾아서 보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 곽도영 AD가 그린 '사이보그 009' (사진출처: pixiv)
마지막으로 ‘클로저스’ 사전 공개서비스에 대한 출사표를 남겨달라.
곽도영 AD: 오는 11일부터 ‘클로저스’가 사전 공개서비스를 통해 유저들에게 다가간다. 혁신적인 시스템 혹은 최고의 그래픽을 앞세운 작품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조명 받지 못하던 마니아적인 요소를 담으려 노력했다. 전에는 내부에서도 이런 게임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지난 비공개테스트 때 많은 유저들이 응원을 보내준 덕분에 힘을 얻었다. 여기에 보답하기 위해 정말 많은 콘텐츠를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겨주길 바란다. 특히 모든 캐릭터를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요소도 숨겨두었으니 이를 찾아보는 것도 한 가지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곽도영 AD의 친필사인이 담긴 '클로저스'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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