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캣이 선보이는 감성RPG` 허스키 익스프레스 최문영 디렉터
2008.12.02 18:41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지난해 ‘개썰매’라는 독특한 소재로 첫 공개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넥슨의 신작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지스타 2008을 통해 첫 시연 버전을 내놓았다. ‘마비노기 영웅전’과 마찬가지로 넥슨 내부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하얀 설원의 극지방을 배경으로 개썰매(dogsled)를 소재로 한 캐주얼 MMORPG를 지향하고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영웅전)’이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영웅들의 핏빛 난투극을 다루고 있다면, ‘허스키 익스프레스(이하 허스키)’는 ‘마비노기’의 캐릭터와 특유의 분위기를 가져 온, 기존 ‘마비노기’의 체온과 가장 가까운 게임이다. 실제로 ‘마비노기’의 메인 원화가 참여하고 있으며, 게임이 첫 공개된 직후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것도 기존 ‘마비노기’의 이용자층이었다.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첫 아이디어는 ‘기마민족’에서 출발
그러나 ‘허스키 익스프레스’ 역시 ‘영웅전’의 실험적인 물리표현과 마찬가지로, ‘개썰매’라는 영역을 통해 온라인 게임에서 한 번도 나아가보지 못한 영역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허스키’의 첫 공개 이후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데브캣 2실 최문영 부실장(디렉터)을 통해 들어보았다. 최문영 디렉터에 의하면 애초에 허스키의 게임아이디어는 개썰매가 아닌 ‘기마민족’으로, 말을 중심으로 넓은 대륙에서 생활하는 내용이 시작이었다. 데브캣 내부에는 여러 가지 게임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 풀이 있는데, 여기에 있던 ‘기마민족’에 관한 아이디어가 프로듀서인 김동건 본부장이 제안한 ‘개썰매’와 합쳐지면서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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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브캣 스튜디오 개발2실 최문영 부실장 |
“간혹 허스키를 개썰매로 하는 레이싱으로 오해하는 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개썰매팀을 운영하는 내용입니다. 설원을 배경으로 자신의 개를 키우고 썰매팀을 육성하는 내용이죠. 이번 지스타에는 프롤로그 모드와 퀘스트 모드가 공개되었는데, 프롤로그 모드는 게임이 어떻게 시작하고, 또 개가 어떻게 태어나고 키우는 과정을 체험하는 내용이었죠. 퀘스트 모드는 프롤로그 모드를 끝내고 본격적인 게임이 어떻게 시작하는지 보여주는 정도였습니다.”
허스키는 게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은, 쾌적한 롤플레잉게임
‘마비노기’의 캐릭터를 가져온 만큼, 유저들이 처음 선택할 수 있는 세 명의 캐릭터에서 두 명은 마비노기의 유명 NPC 캐릭터가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깜짝 등장’이 마비노기 팬들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문영 디렉터는 게임 이용자층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MORPG가 너무 어렵고, 반대로 캐주얼게임은 너무 식상하고 뻔하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RPG인데, 게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으면서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죠. RPG는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인데, 허스키에서는 나만의 썰매개를 키우고 팀을 구성하는 방식이 될 거에요. 캐릭터(플레이어)가 물류회사의 직원으로 취직해서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신뢰나 인정을 받게 되면 직급이 승진하는 식이죠.”
개썰매와 RPG, 언뜻 생각해보면 어색한 조합이지만, RPG에서 무기나 아이템과 마찬가지 개념으로 썰매도 장비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거나 수용면적이 넓은 것으로 교체해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개썰매의 핵심이 되는 개의 경우에는 보다 캐릭터가 친밀감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나와 개’, ‘개와 개’ 사이의 친밀도를 고려하게 된다.
“개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치면 엔진이나 휠 같은 느낌보다는 좀 더 내가 친밀감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 개가 나와 가까울수록 영리한 행동을 하거나 내게 도움을 주거나 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개마다 고유한 능력치가 있어 훈련이나 나이를 먹는 등의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나와의 친밀도 이외에도 개 사이에도 친밀도가 중요하죠. 개마다 상성이 있는 것도 할 수도 있지만 너무 복잡하게 하는 것보다 ‘게임의 의외성’ 차원에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 `마비노기`의 메인원화가가 2006년부터 참여, 기존 `마비노기` 캐릭터 뿐만 아니라 새로운 오리지널 캐릭터를 제작 중이다. |
허스키를 푸는 세 가지 키워드! 교감, 교역, 육성
지스타2008 시연버전의 경우, 최문영 디렉터가 말한 그대로 썰매개의 탄생, 그리고 육성이나 교역 같은 부분은 짐작이 가능한 범위였지만 사실상 게임 진행방식은 단조롭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많은 여성 게이머들이나 저연령층에 해당하는 관람객들은 게임의 큰 흥미를 보였고, 사랑스러운 썰매개의 모습에 금세 애착을 드러냈다. 게임의 재미 자체를 떠나서 게임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나 컨셉 자체에 호응하는 분위기는 이색적이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게임의 분위기를 강조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개와 나와의 교감을 통해 썰매팀이 성장하는 게 가장 큰 게임의 목적이고, 교역은 오히려 수단에 가깝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동은 설원을 배경으로 날씨의 변화에 따라 게임에 대처하는 식이고, 골치 아픈 교역이 목적이 되는 게임은 아니니까요.”
최문영 디렉터가 그리는 ‘허스키’의 큰 그림은 유저들이 서로 다른 물류회사의 직원이 되어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넓은 지역을 이동하며 거래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생산이나 채집은 교역이나 썰매팀 성장을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되도록이면 이 세계 안에서 유저들이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현재 ‘허스키’에 등장하는 썰매개의 종류는 크게 4가지이며, 한 썰매에 달 수 있는 개의 숫자는 최대 6마리 정도다. 개를 보관할 수 있는 보관소의 숫자는 현재 버전에서는 제한이 없지만 조정 중이며, 개 역시 나이를 먹지만 심각하게 병이 들거나 죽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물류회사의 직원이 되어 배송 임무를 맡으며, 각종 자연재해 및 사고를 자신의 개썰매팀과 함께 헤쳐나가게 된다. |
허스키, 순수하고 따뜻한 게임으로 선보인다
“개썰매 자체는 신선한 소재이지만, 게임은 일반적인 MMORPG의 방식이구나, 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개를 키우고 개썰매를 하다 보니 어느새 팀을 꾸리고 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거죠. 우리는 게임에서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재미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지만, 허스키는 아니에요. 게임이 익숙해질수록 개들이 알아서 썰매를 끌기도 하고 유저들은 여유 있게 플레이를 즐길 수 있죠. 그렇다고 해서 개를 키우고 놀아주는 식의 ‘닌텐독스’같은 게임은 아니고, 교역이 일상적인 행위가 될 것입니다.”
결국 이번 시연버전에서 선보인 것처럼 개와 놀아주는 식의 미니게임은 개와 유저들 사이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게임의 핵심적인 플레이는 아니라는 것. 만약 여기서 대단한 도전이나 보상거리를 제공한다면, 오히려 게임의 순수한 부분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이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사내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허스키’에 대해 최문영 디렉터는 “골치 아프고 너무 많은 것을 신경 쓰는 게임보다 귀여운 개들과 멋진 설원이 있는 게임으로 준비하겠습니다.”라는 말로 가벼운 다짐을 해 보였다.
▲ 지스타2008 현장에서 여성 게이머들의 탄성을 자아낸 아기 허스키견의 인공수유 모습, 성인견도 지난해 첫공개보다 더 귀여워졌다. |
지난 지스타2008을 통해 데브캣 스튜디오는 전혀 다른 두 가지 게임을 내놓았다. ‘마비노기’에서 뻗어 나온 이 두 게임은 가슴에 차가운 불꽃이 타오르는 소년처럼, 장난기 어린 눈빛의 영리한 소녀처럼, 서로 다른 색깔로 재기(材器)를 뽐내고 있다. 이 순간, ‘영웅전’은 `허스키`가 있기에 더 멀리 나갈 수 있고, ‘허스키’ 역시 ‘영웅전’이 있기에 더 멀리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너무 진지해졌나?
“그런데, 작년에 공개된 썰매개와 올해 인상이 달라졌어요? 작년에는 더 험상궂은 얼굴이었는데, 올해는 더 귀여워진 얼굴이이에요.”
“개나 사람이나 인상이 달라졌죠. 온라인 게임 개발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개선이 많이 되죠. 개발팀도 지금 얼굴에 익숙해졌다가 옛날 얼굴이 나온 스크린샷을 보면 화들짝 놀라요. 지금은 보다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귀여움이 강조되는 분위기죠. 허스키가 은근히 정감 가는 얼굴이에요.”
“혹시, 만화 ‘닥터 스쿠르’ 아세요? 거기에 나오는 허스키 ‘꼬마’ 닮았어요(웃음).”
“알아요. 저도 좋아해서 전권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그 만화에 나오는 개썰매 에피소드도 참고했어요. 허스키는 혼자서만 진지해 보이는 특유의 인상이 있죠(웃음). 지금은 귀여운 개들만 있지만 나중에는 무서워 보이는 개들도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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