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사회가 오히려 게임을 권하는 것 아닌가
2012.03.17 23:25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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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게임 편견 타파 컨퍼런스 패널 토크 현장
끊임없는 경쟁을 촉구하고, 유희를 죄악시하는 국내 사회가 오히려 사람들을 게임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독특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3월 17일, 상명대학교 밀레니엄관에서 제 1회 게임 편견 타파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개발 현장에서 직접 뛰는 실무진부터 관련 학계와 의학계, 법조계와 언론 등 다양한 계층의 패널이 한 자리에 모여 게임에 대한 편견을 논의하고, 이를 타파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컨퍼런스에 참가한 패널들은 학교폭력 혹은 게임 과몰입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사회 시스템 자체에 있다고 꼬집었다. 청강문화산업대학 김광삼 교수는 “고된 사회환경이 아이들로 하여금 게임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한국 청소년에게 쉽고 편리하게, 경제적으로 누릴 ‘탈출구’는 사실 상 게임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학생 때는 성적, 사회에 나와서는 자본을 점수 삼아 사람을 서열화하는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보면 게임과 닮아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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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문화산업대학 김광삼 교수
그는 “100명 중 하나가 성공하면 99명은 패배자가 되는 현실과 달리, 게임에서는 누구나 목표를 달성하고, 이에 따른 보상과 타인의 인정을 받는다”라며 “여기에 학생들에게 게임이란 거의 유일한 친목수단이자 의사소통의 장으로 통한다. 즉, 그 속에 가면 언제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로 하여금 게임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셧다운제 헌법소원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정진 이병찬 변호사는 “학부모는 늦게까지 공부하는 자녀가 잠이라도 빨리 자서 수업에 지장이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언제나 ‘게임’ 때문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일이 많다”라며 “학부모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게임을 국가가 통제하면 자신이 감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규창 머니투데이 기자는 “학부모는 사실 문제의 심각성을 떠나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보기 싫은 것이다”라고 전했다. 정부의 게임 규제는 잠재되어 있던 학부모들의 게임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이 기자의 주장이다. 그는 “여성가족부는 부처 존속을 위해, 교과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국회는 표를 목적으로 한다”라며 각 정부 부처와 국회가 게임을 규제하려는 원인을 분석했다.
대학에서 게임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는 김광삼 교수는 직업이 직업인만큼 학부모에게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교수는 “그 중에는 당신이 애 잡으러 새벽에 PC방 간 적 있느냐, 라며 멱살을 잡는 학부모도 있었다”라며 “그런데 그 친구가 왜 PC방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가, 부모가 가지는 기대에 그 친구가 혹시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즉, 청소년의 지나친 게임 플레이를 탓하기 전 그들이 현실에서 도망쳐 게임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일도 즐겁게, 여가활동도 즐겁게 하며 인생을 보내는 해외 학생을 예로 들며, 김 교수는 한국의 청소년에게도 보다 재미있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을 위해 맞벌이 부부가 늘며 아이를 혼자 놔두거나 통제력을 거의 발휘할 수 없는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증가한 사회적 현상이 아이와 부모 사이를 단절시켰으며, 무방비하게 게임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이 부모와 함께 한 여가생활 1위는 외식, 2위는 쇼핑이라고 한다. 이처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낼 여유가 부족한 국내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에 모두가 입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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