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주제를 정해라! `기어즈오브워` 성공전략
2012.03.28 14:16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음울한 분위기와 위협적인 로커스트, 언제나 동료와 함께 하는 `마커스`와 그가 항상 들고 있는 체인소우, 붉은 체인 안에 해골이 새겨진 ‘크림슨 오멘’. 웬만큼 게임을 즐겼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설명만으로 에픽게임스의 대표작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1,800만 판매량을 자랑하는 ‘기어즈 오브 워’가 3편 연속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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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로드 퍼거슨 총괄 프로듀서
3월 28일,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된 게임테크 2012가 열렸다.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은 에픽게임스의 로드 퍼거슨 총괄 프로듀서는 자사의 게임 ‘기어즈 오브 워’가 게이머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비결을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조목조목 소개했다. ‘기어즈 오브 워’ 프랜차이즈를 단순한 비디오게임을 넘어 다른 미디어에도 그 영향력을 펼칠 강한 IP로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힌 그는 “강한 IP야 말로 게임 플레이와 아트, 스토리, 마케팅이 온전한 하나를 이루도록 강하게 결속시킬 힘을 발휘한다”라고 강조했다.
퍼거슨 프로듀서가 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은 ‘접근성’이다. 그는 “영화 아바타의 경우, 지구라는 아주 익숙한 현실공간을 새로운 세계가 등장하는 이전에 노출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낯선 공간에 방문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다”라고 전했다. 플레이어를 완전히 낯선 곳에 떨어뜨리는 것보다, 익숙한 장소에서 색다른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호감을 이끌어내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어즈 오브 워’의 경우 이를 위해 지구와 상당히 비슷한 환경을 세팅했다고 전했다.
퍼거슨 프로듀서는 “사람들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이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간다. 현실의 사물이 게임 속 대상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비교 대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헤일로1’에서 지프형 탈 것 ‘워트호그’가 호버 크래프트 ‘고스트’보다 선호도가 높은 현상을 예로 들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호버 크래프트’의 경우 사전정보가 전무하여 반응이 미적지근하지만, 지프와 비교했을 때 외형은 유사하지만 성능은 휠씬 뛰어난 ‘워트호그’는 기대치를 뛰어넘는 탑승 효과에 모두가 깜짝 놀라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즉, 개발자라면 누구나 꿈꿀 ‘진화와 혁신’도 플레이어의 이해력이 뒤따라가지 못한다면 소용없다는 것이 퍼거슨 프로듀서의 입장이다. 또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도 총과 각종 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법, 적을 물리치는 방법 등에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두어 게이머가 보다 쉽게 룰에 적응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퍼거슨 프로듀서는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무기류의 경우 보는 것만으로 용도와 사용법을 알도록 직관적으로 디자인했다”라고 전했다.
‘기어즈 오브 워’의 주인공 ‘마커스’ 역시 게이머와의 연관관계를 토대로 탄생한 캐릭터이다. 퍼거슨 프로듀서는 “마커스는 사실 슈퍼 히어로도 아니며, 아주 선한 사람도 아니다. 첫 시리즈에서는 감옥에서 탈출한 죄수에 불과한 인물이었다”라며 “이처럼 평범한 인물이 점점 세상을 구할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외부 환경을 통해 게이머가 ‘마커스’라는 인물에 쉽고 동화되도록 유도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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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즈 오브 워`의 주인공 `마커스`
게임의 대표적인 적 ‘로커스트’에 대해 퍼거슨 프로듀서는 “로커스트의 콘셉은 ‘침대 밑의 괴물’에서 따왔다. 문화권에 따라 약간 표현의 차이가 있겠으나, 옷장 속의 귀신이나 잠자리에서 괴물에 대한 공포심과 적대감은 전세계 모든 국가에 있으리라는 판단이 섰다”라며 “로커스트야 말로 그 ‘침대 밑의 괴물’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확실한 주제를 기반으로 게임을 알릴 심볼을 정해라!
퍼거슨 프로듀서가 소개한 ‘기어즈 오브 워’의 주제는 5개로 압축된다. 2차 세계 대전의 현장과 같은 황폐하면서도 한편으로 고요한 분위기와 벼랑 끝에 선 인류의 운명, 악몽과 같은 공포감, 부대와 함께 하는 협동 플레이, 마지막으로 주인공 `마커스`가 게임을 이끄는 리더라는 것이다. 그는 게임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기어즈
오브 워`의 주제가 담긴 이미지
이러한 주제는 게임을 알리는 마케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반영된다. 각종 영상과 포스터에 최대한 많은 주제 요소를 넣어,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기어즈 오브 워’가 어떠한 게임인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어즈 오브 워1’의 대표 포스터는 불새 모양으로 불타는 건물과 중심에 위치한 마커스, 그리고 그를 엄호하는 동료들이 표현되어 있다. 퍼거슨 프로듀서는 “불새라는 모양 자체가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실제로 그 날개를 통해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라며 “또한 절대 혼자 싸우지 말라는 뜻에서 동료를 넣고 그 중심에 ‘마커스’를 등장시킴으로서 그가 리더라는 사실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 `기어즈
오브 워1`의 대표 포스터
게임의 스토리에 따라 포스터의 콘셉도 변화했다. ‘기어즈 오브 워2’의 경우, 군번 줄을 내려다보는 ‘마커스’를 전면에 세워 그가 짊어진 책임감이 훨씬 막중해졌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한 동료는 물론 다수의 군인과 차량, 헬리콥터 등 다양한 요소를 한 이미지 안에 넣어 광활한 전장으로 나아가는 내용을 반영했다. 마지막 시리즈인 ‘기어즈 오브 워3’에서는 세상의 무게를 어깨에 진 ‘마커스’의 강한 의지를 녹여넣고, 4명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해당 시리즈에서 최초로 추가된 4인 협동플레이 요소를 포스터를 통해 드러냈다. 여기에 신규 무기를 등장시켜 새로운 요소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기어즈
오브 워2`와 `기어즈 오브 워3` 대표 이미지
여기에 에픽게임즈는 게임을 알릴 두 가지 상징을 추가한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심볼 ‘크림슨 오멘’과 대표적인 무기 ‘체인소우’가 그 주인공이다. 퍼거슨 프로듀서는 ‘인디아나 존스’의 포스터를 예로 심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해리슨 포드가 들고 나온 채찍은 그것 자체만으로 ‘인디아나 존스’의 상징이 되었다”라며 ‘기어즈 오브 워’에서는 ‘체인소우’가 그러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주요 포스터에서 ‘마커스’는 ‘체인소우’를 들고 있으며, 시리즈의 팬들은 이 ‘체인소우’만 봐도 ‘기어즈 오브 워’를 떠올린다는 것이 퍼거슨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체인소우’와 함께 게임의 대표적인 상징 ‘크림슨 오멘’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렬하게 보여주기 위해 디자인된 아이콘이다. 퍼거슨 프로듀서는 “군인에게 상징을 부여하기 위해 해골을 가져가는 동시에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요소를 접목시켜 탄생한 것이 ‘크림슨 오멘’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앞서 소개한 명확한 주제와 상징을 일관적으로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 아트, 마케팅에 접목하여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강한 IP를 만드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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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오멘` 나무 조각품 제작 영상
‘크림슨 오멘’는 이를 형상화한 나무조각을 만드는 과정이 유튜브에 업데이트되어 큰 인기를 끌었을 정도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게임에서 파생된 또 다른 문화 콘텐츠나 UCC 제작을 에픽게임즈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임 이외의 분야로 뻗어나가는 것 자체가 프랜차이즈의 영향력을 넓히는 방법 중 하나라 평가하기 때문이다.
퍼거슨 프로듀서는 “마커스가 홀로 적에게 맞서는 장면을 담은 ‘기어즈 오브 워1’의 첫 트레일러에는 배경음악을 별도로 넣지 않았는데, 이후 수많은 유저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삽입한 영상이 대거 업데이트되어 크게 인기를 끈 바 있다”라며 많은 사람이 참여할 여지가 있는 ‘개방성’과 수많은 이를 끌어들일 ‘깊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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