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아트디렉터는 패러다임 운운하면 안되나?
2009.09.25 19:00게임메카 강민우 기자
메카만평
관련기사: 엔씨, 블레이드앤소울 신종족 11월 지스타에서 발표 패러다임이란 특정 시대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를 말합니다. 게임으로 치자면 한 시대의 획을 그으며 다음 세대 게임에 까지 영향을 주는 게임을 말하죠. 가까운 예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들 수 있습니다. MMORPG 장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와우는 유저들에게 MMORPG란 어떠한 것인지 알려줬습니다. 이 때문에 이후에 등장한 MMORPG들은 좋든 싫든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주 이구동성은 그 패러다임에 대한 논쟁입니다. 엔씨소프트의 차기작 ‘블레이드앤소울’의 아트디렉터 김형태씨는 지난 22일 연세대에서 열린 국제 게임 세미나 ‘게임 속 예술과 테크놀러지의 경계’ 강연에서 지스타에서 발표된 ‘블레이드앤소울’ 신종족 컨셉아트를 공개하며 ‘블레이드앤소울은 지금까지 나온 온라인게임과 다르게 만들어지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점을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트디렉터 역시 실무에 참여하는 개발자로 그 정도 발언은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의외로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ID:왜놈즐님은 "삼성전자 단말기 협력업체의 개발자 A씨가 이번에 개발중인 애니콜GX는 노키아의 모든 마켓을 다 뺏어서 점유율 33%를 넘길 것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며 김형태씨의 발언을 비꼬았고 ID:Damchun님은 "아트디렉터가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발언은 확실히 경솔함 감이 있다"며 아트디렉터의 위치를 환기시켰습니다. 이에대한 반론으로 ID:라스퓨틴님은 "엔씨소프트의 직원이라면 바닥청소하는 김씨아줌마나 커피타는 김대리도 패러다임을 운운할 수 있다. 개발자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는 김형태씨가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충분히 패러다임을 운운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ID:쿵따리3님은 "아트디렉터는 단지 그림만 그리는 직업이 아닌 모델링, 매핑, 라이트닝 쉐도우 같이 어느정도 테크니컬한 디렉터의 역할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실무 개발진에 근접해있고 발언 역시 그래픽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른 해석을 내주셨습니다. 이슈의 맥락은 현재 실무에서 아트디렉터의 입지가 어느 정도이며 아트디렉터가 게임 내에 어떤 영향력이 있는지 일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좋은 일례가 있습니다. 작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WI에서 디아블로3가 최초 공개되었을 때 가장 이슈가 되었던 사항은 리얼한 물리엔진도, 진일보한 게임시스템도 아닌 단순한 ‘색감’ 논쟁이었습니다. 요는 디아블로스럽지 않다는 것이었죠. 이날 개발자 섹션에서는 분야별로 다양한 개발자들이 나와 게임시스템과 디아블로3의 방향에 대해서 여러가지 정보가 쏟아져 나왔지만, 해외 외신들은 디아블로의 분위기가 변했다며 ‘색감’문제를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또, 다음달 8월에 디아블로3 아트디렉터 한명이 퇴사하자 블리자드는 즉각 해외 여러 매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아트디렉터의 교체가 디아블로3의 디자인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못 박았습니다. 이처럼, 아트디렉터는 눈에 보여지는 모든 비주얼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개발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에 상황처럼 블리자드가 아트디렉터의 교체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도 그 직책에 대한 영향력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국내 아트디렉터의 입지는 어느 정도 일까요? 현업에 종사하는 관계자의 말을 듣는 게 가장 정확하겠죠. 오늘 이구동성은 현직 게임 디자이너 팀장님의 말로 마치겠습니다. 확실히 이야기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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