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창구 일원화 됐는데... 게임중독 뒷북치는 '보건복지부'
2015.02.03 17:09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보건복지부 '게임중독의 심각성' 영상 (영상출처: 보건복지부 공식 유튜브 채널)
보건복지부가 ‘게임중독’ 공익광고를 지하철에 이어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서도 공개했다. 여러 예시를 들며 게임중독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것이 영상의 주 내용이다. 문제는 문화부, 여성부, 교육부, 미래부에 이어 보건복지부까지 ‘게임중독’ 해결에 나서겠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입장을 발표한 곳만 해도 5군데다.
‘게임중독’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관련 부처가 너무 많아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특히 2014년 하반기에 규제 이슈가 수그러들고, 문화부와 여성부가 게임업계와 청소년단체 관계자가 참석하는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규제창구가 일원화되며 어느 정도 노선정리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타이밍에 보건복지부가 공익영상을 통해 ‘게임중독’을 다시 도마에 올린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영상을 의학계의 조언을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증진과는 “아직 의학적으로 질병이나 장애에 분류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게임중독은) 다른 중독과 비슷한 병리학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의견이다. 실제로 생활이 어려울 정도인 사람들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모든 게임 그리고 게임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게임중독의 심각성’ 영상은 ‘본 테스트는 게임중독 여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해 4가지 문항을 제시한다. ▲ 게임 BGM소리가 환청처럼 들린 적이 있다 ▲ 사물이 게임 캐릭터처럼 보인 적이 있다 ▲ 게임을 하지 못하면 불안하다 ▲ 가끔 현실과 게임이 구분이 안 된다 순서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실제로 의학계에서 사용되는 문항들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의학계의 입장이다”라고 답했다.
현재 게임중독에 관련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부처는 추려도 문화부, 여성부, 미래부 3곳이다. ‘게임중독’을 세 부처가 맡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월 21일, 청와대는 정부조직이 맡고 있는 유사∙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게임중독∙예방정책을 시행한다면 부처 4곳이 게임중독을 잡겠다고 나선 셈이 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미래부에서 시행 중인 인터넷중독 관련 협의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문화부의 경우 주무부처로서 게임진흥에 무게를 싣고 있고, 보건복지부에서도 게임중독∙예방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진흥을 통해 창조산업의 일환인 게임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문제인 게임중독을 함께 해결해야 산업이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보건복지부는 ‘게임중독을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분명한 의학적 문제’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예방해야 하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여러 부처가 동시에 ‘게임중독’에 뛰어들면 노선이 엉켜 효율이 나지 않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