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PC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하이브리드` 시대
2012.04.23 17:32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집계한 2011년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2,280만 명이다. 2011년 1월, 약 800만 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유저가 1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더욱 주목할 사실은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한 PC 인터넷 이용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의 주요 이용 연령대인 10대부터 30대의 경우, 절반 가량의 유저가 PC 사용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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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한 PC 인터넷 이용시간 변화
스마트폰 이용자가 크게 늘며 관련 게임 시장 역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PC 사용 감소 추세가 온라인게임 업계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존 온라인게임 업계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4월 23일, 코엑스에서 열린 NDC 2012의 기조강연을 맡은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는 PC와 스마트폰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게임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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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현재 PC와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웹게임 ‘삼국지를 품다’를 개발 중인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는 스마트폰과 웹게임의 강세, 그리고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 찾아온 정체기 등을 토대로 “개인적으로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라며 “온라인게임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 격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즉, 온라인게임을 넘어 스마트폰 이용자를 끌어들일 창구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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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의 결합은?
그렇다면 왜 김태곤 상무는 완전한 스마트폰 게임이 아닌 PC와 스마트폰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게임을 해답으로 제시한 것일까? 김 상무는 그 이유를 기름과 전기를 동시에 에너지원으로 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언제 트렌드가 바뀔지 모르는 과도기 시점에서 시대를 너무 앞서가도, 너무 뒤쳐져도 경쟁력 확보가 힘들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라고 전했다. 즉, 게임도 자동차 산업과 두 종의 플랫폼을 모두 수용하며 앞으로 다가올 트렌드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김태곤 상무는 어떠한 방식으로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 게임을 결합 중일까? 김 상무는 온라인게임에서 가능했던 방대한 스케일과 커뮤니티, 그리고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접근성을 접목하여 ‘삼국지를 품다’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문제가 있다. 김 상무는 “스마트폰과 PC 중 어떤 플랫폼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라고 밝혔다. 김태곤 상무는 이 부분에 대해 2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PC에 중점을 두되 스마트폰에서 전체 플레이 중 일부를 즐기도록 개방하는 방식, 나머지 하나는 PC와 스마트폰 플랫폼에 동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 중 김태곤 상무는 두 번째 안을 선택했다. “첫 번째 안의 경우, 엔도어즈를 비롯한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지만 기존 온라인게임 시장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 어렵다”라며 “조금 힘들더라도 PC와 스마트폰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PC를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들까지도 게임 안에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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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상무가 선택한 플랫폼의 비중은 PC와 스마트폰의 균등한 서비스
PC+스마트폰, 하이브리드 게임 개발의 팁을 들어보자!
김태곤 상무는 PC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지원하는 ‘삼국지를 품다’를 만들며 발생한 제작 이슈를 공유하며 하이브리드 게임 개발에 대한 팁을 제시했다. 가장 큰 관건은 PC보다 사양이 현저히 낮은 스마트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적화 작업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이를 위해 클라이언트 방식보다 품질은 낮지만 접근성이 좋은 웹3D를 택했으며, 스마트폰 유저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로딩 시간 내에 필요한 데이터 전송이 완료되도록, 보다 엄격한 최적화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즉, 스마트폰을 고려한 데이터 축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태곤 상무는 “배경은 물론 캐릭터의 폴리곤과 텍스처를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 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폰 게임의 텍스처 규모는 PC 버전의 약 16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고려한 유저 인터페이스 제공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김태곤 상무는 그는 ‘삼국지를 품다’의 ‘지원 요청’ 기능을 통해 이 부분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PC 버전의 경우, 한 화면에 침입 이슈와 지원을 요청할 친구 리스트, 지인에게 개인적으로 보낼 메시지 등을 한 화면에 보여준다.
그러나 스마트폰 버전은 침입 이슈, 지원 요청, 메시지 전송 등을 별도의 메뉴로 구분하여 게이머들이 관련 선택을 마무리하면, 그 결과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즉, 되도록 한 화면에 하나의 정보만 다루도록 UI가 설계된 것이다. 김 상무는 “읽기 힘들 정도의 과도한 정보 표현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용량에 한계가 있어 PC처럼 장기간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스마트폰의 특징도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게임 개발 과정에서는 고려되지 않는 ‘전원 부족’이라는 한계에 부딪친 김태곤 상무는 “꾸준히 유행 중인 경영형 게임처럼 짧은 시간을 들여 관리를 하고, 그 결과를 받아보는 방식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영지 관리와 자원 모집, 부대 구성, 건물 건축 등은 물론 필요하다면 전투까지 특정 캐릭터에게 위임하는 형태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 플레이로도 게임을 즐기는데 큰 무리가 없게 구성한 것이다.
여기서 김태곤 상무는 한 발 더 앞서 ‘전투 승리’와 같은 중요한 이슈를 실시간으로 받아보는 것은 물론 게임 내 지인들과 접속 여부에 관계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마치 카카오톡처럼 동맹원과 게임 내에서는 물론 게임 외에서도 소통할 수 있어 상호 커뮤니케이션 확대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아직 PC와 스마트폰 연동을 꾀한 엔진이 부족하다는 점과 불안정한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보완하기 위한 재연결 기능,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 게임이 서로 다른 정책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국내 게임심의, 플랫폼 차이에서 오는 복잡한 유료화 정책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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