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 우주를 공유하는 법
2012.04.23 21:53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CCP 게임즈의 SF MMORPG ‘이브 온라인’은 혁신적인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하다. 워프와 같은 특수한 이동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전 맵 횡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광활한 우주, 최대 14k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함선 등 일단 스케일 면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점은 유저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우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싸르딴 피에르 에밀손(이하 에밀손) CCP 게임즈 수석개발자는 이러한 ‘이브 온라인’의 특성을 ‘나비효과’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특정 플레이어가 한 행동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며, 모든 게이머에게 그 영향이 미치도록 설계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브 온라인’과 세계를 공유하는 CCP 게임즈의 FPS ‘더스트514’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의 플레이어들이 한 세계 안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PC 기반 MMORPG `이브 온라인(상)과 PS3 기반 MMOFPS `더스트514`(하) (사진
제공: CCP 게임즈)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장르도, 플랫폼도 다른 두 게임의 플레이어가 상호소통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일까? 4월 23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NDC 2012의 기조강연을 맡은 에밀손 CCP 게임즈 수석개발자는 ‘하나의 우주와 다수의 게임들(One Universe, Many Games)’를 주제로 PC를 플랫폼을 삼는 MMORPG ‘이브 온라인’과 PS3 기종의 MMOFPS ‘더스트514’의 세계관 연동에 관한 강연을 진행했다.
▲
`이브 온라인`의 싸르딴 피에르 에밀손 수석개발자
세계관 연동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 이전,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이브 온라인’의 전체적인 시스템에 관해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우주전쟁을 콘셉으로 삼고 있는 ‘이브 온라인’,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게임을 커다란 모래상자에 비유했다. 삽이나 양동이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모래를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며 즐기는 모래놀이와 같이, ‘이브 온라인’의 플레이어들은 일정한 규칙 혹은 스토리라인이 반영된 게임 내 도구를 활용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것으로 타 유저와 소통한다.
쉽게 말해 ‘우주선’을 가지고 있는 유저는 탐사와 우주전쟁, 심지어 해적활동까지 벌일 수 있다. 자신을 PK한 연합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새로운 캐릭터로 해당 진영에 잠입해 40만 달러 상당의 재산을 공중 분해한 유저의 일화는 ‘이브 온라인’의 판도를 바꾼 대사건 중 하나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특히 CCP 게임즈는 게임 내 경제 안정화를 제외한 어떠한 콘텐츠에도 제제를 가하지 않고, 최대한 유저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
`이브 온라인` 복수 동영상 (출처: 유튜브)
‘이브 온라인’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는 게임 내 공동체 간의 끊임 없는 갈등과 전투이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끊임 없이 영역을 확장하다가 보면 언젠가 타 공동체와의 접경 지역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때 기득권을 위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
게이머들의 행동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이브 온라인` 내 세력도
승리를 위해 공동체 내 유저들은 공동작업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브 온라인’에서 가장 거대한 함선 ‘타이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2006년, 유저 2천명이 모여 8개월 만에 첫 번째 ‘타이탄’을 만들었는데, 단 30초 만에 파괴된 일이 있었다”라며 “많은 노력이 스민 함선이 단 한 순간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타이탄’을 건조한 유저들이 얼마나 큰 복수심을 느꼈을 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
`이브 온라인`의 타이탄급 함선(사진 제공: CCP 게임즈)
지상과 공중에서 서로 쏘아 붙이는 우주대전!
거대한 모래상자와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 그렇다면 두 게임은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주고 받을까.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각 게임의 독립적인 진행을 보장하되, 서로가 만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를 엮는 게임 내 매개체는 ‘행성’이다. 각 행성에 위치한 ‘우주 엘리베이터’를 손에 넣는 연맹이 해당 지역을 점하는 ‘영토분쟁’을 골자로 하고 있다. ‘더스트514’의 플레이어는 행성 지표면에서 적과의 전투를 진행하며, ‘이브 온라인’은 공중에서 지상에 있는 아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쟁에 참여한다.
‘더스트514’의 전투는 ‘이브 온라인’의 이벤트로 발생하며, ‘이브 온라인’의 유저는 ‘더스트514’의 유저를 용병으로 고용하여 별도의 전투 비용과 탑승장비, 무기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여기에 ‘이브 온라인’의 각 함선에 ‘궤도 폭격’을 요청하거나, 반대로 ‘대공포’를 활용해 공중에 있는 적을 폭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전술적 장치가 마련된다.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이처럼 위아래에서 서로 쏘아 붙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 연동 비전 영상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는 속담처럼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의 유저들의 원활한 상호소통을 위해서는 서로에게 이득을 제공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더스트514’의 게이머들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이브 온라인’의 유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는데, 그렇다면 ‘이브 온라인’의 플레이어가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행성 내에 있는 각종 자원을 물자 교환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같은 세계 안에 속한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활동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미 40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자리한 ‘이브 온라인’과 현재 상용화도 되지 않은 ‘더스트514’ 간에는 바로 좁히기 어려운 유저 수 격차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에밀손 수석개발자는 “나비의 날개짓이 커다란 태풍이 되어 날아온다는 ‘나비효과’처럼 각 플레이어의 행동이 하나의 작용으로서 거대한 세계에 조금씩 변화를 일으킨다는 방식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즉, 플레이 진행에 따라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514’가 만나는 접경 지대가 점진적으로 발생해, 그 안에서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또한 초반에는 유저 수가 너무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많이 본 뉴스
- 1 세나 리버스, ‘쫄작’ 남기고 영웅 머리 크기 줄였다
- 2 20년 전과 올해 지스타 풍경 변화, 전격 비교
- 3 [롤짤] 한 명만! 젠지 FA에 몰려든 팀들
- 4 “노안 때문에…” 드퀘 3 리메이크 플레이 포기 속출
- 5 엘든 링 DLC 포함, 더 게임 어워드 GOTY 후보 발표
- 6 9년 만의 복귀, ‘마리오 카트 8 디럭스’ 해피밀 출시
- 7 [순정남] 배상 따위 하지 않는 '락카칠' 캐릭터 TOP 5
- 8 하프라이프 3는 레포데 때문에 나오지 못했다?
- 9 [포토] 금손 코스어 집합, 지스타 코스프레 어워즈
- 10 전염병 주식회사 이후를 다룬 ‘애프터 주식회사’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