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2 러브하우스] 메이플 월드에 옮겨진 '라스베가스'
2015.09.09 01:27게임메카 이재홍 기자
한국인은 카지노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물론 강원랜드가 있고 2015년부터는 '크루즈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로 시끄럽지만, 여전히 대중과 '카지노'는 거리가 있습니다.
당연히 도박은 멀리해야 하지만,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카지노는 우리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라스베이거스만 떠올려도 그 휘황찬란한 모습이 인상적이지요. 그러나 거리도 거리이거니와, '위험한 결과'가 뒤따를 수 있어 현실에서의 카지노 방문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돈 한 푼 쓸 필요 없고, 가깝기도 한 카지노는 없을까요? 놀랍게도 메이플스토리2에서 딱 맞는 곳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시크릿 카지노'라는 곳입니다.
▲ 퀸즈 타운, 어라운드 로드 10번지
이름답게, 카지노는 퀸즈 타운의 구석진 곳에 있었습니다. 혹여나 '가상 도박 중독에 빠져 메소와 메럿을 진탕 잃으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제 의지를 믿고 과감히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부는 카지노와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조용히 양주를 마시다 갈 수 있는 그럴듯한 바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 '시크릿 카지노' 입구
▲ 창고에는 어울리지 않는 레드 카펫이 깔린 문이 있었다
▲ 짜잔!
▲ 슬롯머신을 멈출 수가 없었다
슬롯머신에 얼마나 빠졌을까요. 정신을 차려보니 갈미는 어느새 사라져있고, 카지노는 조용했습니다. 그제야 상황을 깨달아 급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 순간 옆 슬롯머신에 누군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 신비로운 뒷모습
시크릿 카지노의 주인인 '치맥요정' 님이었습니다. 깔끔한 흰 정장에 대조되는 롤리팝 사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슬롯머신 앞에 자주 앉아 계신다고 합니다. 오늘의 취재 대상을 찾은 만큼 서둘러 취재를 요청했습니다.
알 수 없는 표정의 치맥요정 님은 흔쾌히 취재에 응했습니다. 거기에 이쪽에서 먼저 칵테일을 마시자는 권유도 호기 있게 승낙했습니다. 입구의 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전체이용가 게임인데다, 지난 번 경찰이 왔었다는 이유와 함께 치맥요정 님이 건네준 블루레몬에이드를 한 모금 들이켰습니다.
▲ 블루레몬에이드
▲ 경찰이 왔었다고 하소연하는 치맥요정님. 무언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다
바에서 단둘이 대화를 나누는 내내 치맥요정님은 스스로 청렴한 소시민이며, 카지노는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계속 강조했습니다. 경찰 얘기와는 상반되는 것 같았지만, 오늘은 집 취재를 온 것이지 불법시설 취재를 온 것이 아니므로 그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경찰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치맥요정님은 너무나 능숙하게 기어서 바를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끈질기게 뒤를 쫓아갔고, 결국 카지노 안까지 경찰이 가득 차고 말았습니다.
▲ 청렴결백을 주장하는 치맥요정님
▲ 옷은 깨끗하긴 했다
▲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이미 저만치 가고 계셨다
카지노 안으로 들어온 경찰들은 더 이상 치맥요정님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어수선함을 뒤로하고, 치맥요정님의 인도하에 카지노 안쪽 끝의 숨겨진 장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카지노 구석구석을 감시할 수 있을 것 같은 장치들과 오직 한 명을 위해 편하게 준비된 가구들이 놓인 방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취재를 계속했습니다. 드문드문 경찰이 감시차 올라오긴 했지만, 취재가 중단될 정도의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치맥요정님은 재산을 압류당하기 전에 인터뷰를 서두르자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 아무래도 심상찮다
네. 시간도 제법 투자했죠. 내부 디자인은 3일 정도 걸렸어요. 슬롯머신, 룰렛, 바카라, 테이블은 만드는 데 하루종일 걸렸죠.
설계했다기보다는 콘셉트에 맞춰서 계속 형태를 바꿔나갔어요. 특히 지하실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처음 만들었을 때는 벽이 너무 높아서 카지노가 안 보였거든요. 출입구쪽의 바를 여러 번 고쳐나가면서 지금의 모습이 형태가 됐어요. 원래는 지금보다 두 블럭 더 넓었죠.
혹시나 20x20 부동산에서 하우징을 고려하는데, 자리가 너무 좋지 않다면 이사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웃음) 이전 집이었던 오색나무 숲에서 지금 위치로 이사를 했었는데, 반나절 동안 상당한 노력이 들었어요.
카지노 부분이 비교적 좁다보니 배치하는 데 애를 먹었어요. 꽉꽉 채우다보니까 많아 보일 수도 있겠네요. 분수도 원래 원형이었는데, 크기 때문에 배치가 안돼서 저렇게 빈 공간을 활용한 거예요. 돈이 없어서 물 큐브는 못 샀지만요.
네. 그게 조금 불편해요. 건설 모드에서는 바니걸 상점도 열리긴 하지만, 판매량이 높은 큐브나 장식물만 있어서 원하는 게 없으면 인테리어 스퀘어를 오가야 해요.
그렇지만 손님이 없어요. (웃음) 일전엔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핫 게시물로 선정돼서 조회수를 30만까지 기록했었는데도 사람은 많이 안 오더라고요. 그래서 위치가 문제인가 싶어 퀸즈 타운으로 옮겼는데 여전히 마찬가지네요.
▲ 틈틈이 경찰들이 감시차 올라왔다
굳이 말하자면, 이전 달 1위는 한 달 정도 휴식기를 두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순위권 바깥도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디자이너스샵이랑 비슷한 제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지형 집은 2x2가 제일 좋습니다. 그 이상은 등골이 휩니다. (웃음) 2x2는 월세가 1,400~1,900 선인데, 3x3은 3,400~3,900이라서 매리트가 없어요. 어떤 곳은 월세가 1억에 가깝더라고요.
하우징에 큰 관심이 없다면 6만 메소 방이 제일 좋죠. 관심이 있다면, 가격과 크기를 따졌을 때에도 2x2 대지를 제일 추천합니다. 저는 땅이 없어서 여기에 지은 거고요. 나름 비밀스러운 카지노 콘셉트다 보니까 외곽이 좋다고 위안을 삼고 있어요. (웃음)
많이 놀러와주세요. 제발! 매일 접속하면 쓸쓸하게 슬롯머신 앞에 앉아있어요.
▲ 안구에 습기가 찼다
치맥요정님의 마지막 말에는 외로움이 많이 묻어났습니다. 합법적인 카지노라고 하니, 더 많은 사람의 방문이 이어져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취재가 끝날 즈음 어느새 손님은 모두 빠져나갔고, 카지노에 치맥요정님과 단둘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끝까지 호의 넘치는 배웅을 해준 치맥요정님을 뒤로 하고 카지노를 나왔습니다. 혼자서 카지노 전원을 내리고 있을 치맥요정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밤, 쓸쓸하다면 '시크릿 카지노'에 가서 시원한 블루레몬에이드 한 잔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 카지노의 바를 맡고 있는 직원 제이시 곁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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