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뜨거] 도타 트롤촌 이상의 해결책 될까? 롤 '머신러닝'
2015.09.14 17:36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HOT뜨거]는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게임계 이슈를 누구나 알기 쉽고 자세하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관련기사]
트롤 킬 전문 서포터, 신규 챔피언 ‘머신러닝’
‘인간이 5명이나 모이면 반드시 1명은 쓰레기가 있다’ 소년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닌자 ‘지로보’의 대사입니다. 말 그대로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꼭 소수의 악의적인 탈선이 일어난다는 뜻이죠. 비록 ‘지로보’는 스쳐가는 일회성 악역에 불과했지만, 그가 남긴 명언(?)만은 많은 이의 공감을 사며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5명이나 모이면 반드시 1명은 쓰레기가 있다’ 소년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닌자 ‘지로보’의 대사입니다. 말 그대로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꼭 소수의 악의적인 탈선이 일어난다는 뜻이죠. 비록 ‘지로보’는 스쳐가는 일회성 악역에 불과했지만, 그가 남긴 명언(?)만은 많은 이의 공감을 사며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인간 5명이 모일 일이야 세상에 차고 넘치지만, 게이머라면 역시 가장 먼저 ‘리그 오브 레전드’가 떠오릅니다. 10명의 유저가 5:5로 편을 갈라 경쟁하는 AOS로, 국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죠. 승리를 위해선 팀원간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고의로 아군을 방해하거나 폭언을 일삼는 유저들 때문에 분란이 끊이질 않는 게임입니다.
이러한 비매너 유저들을 게임계에서는 일명 ‘트롤’이라 부릅니다. 여태껏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는 수많은 ‘트롤’들로 얼룩져왔죠. 라이엇게임즈가 ‘트롤’ 근절을 위해 갖은 시도를 하긴 했지만 문제의 근원을 완전히 뿌리뽑진 못했어요. 유저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른 가운데, 오는 5.18패치로 드디어 구원투수 ‘머신러닝’이 등판합니다. 이에 오늘은 ‘트롤’과 라이엇게임즈가 이어온 싸움의 역사와 과연 ‘머신러닝’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비매너 유저들을 게임계에서는 일명 ‘트롤’이라 부릅니다. 여태껏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는 수많은 ‘트롤’들로 얼룩져왔죠. 라이엇게임즈가 ‘트롤’ 근절을 위해 갖은 시도를 하긴 했지만 문제의 근원을 완전히 뿌리뽑진 못했어요. 유저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른 가운데, 오는 5.18패치로 드디어 구원투수 ‘머신러닝’이 등판합니다. 이에 오늘은 ‘트롤’과 라이엇게임즈가 이어온 싸움의 역사와 과연 ‘머신러닝’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매년 '트롤'과 전쟁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 과연 올해에는?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게임계 악의 축 ‘트롤’이란 무엇인가
먼저 만악의 근원 ‘트롤’을 파헤쳐보죠. 인터넷을 주유하다 보면 얄미운 표정으로 “뭐 문제라도?(Problem?)”라며 웃는 ‘트롤 얼굴’ 마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넘어온 이 마크의 쓰임새는 커뮤니티 내 다른 유저를 모욕하거나 이간질하고 이에 격분한 상대를 더욱 약 올리는 것이죠. 한창 분탕질을 쳐놓고 왜 그리 심각하냐며 딴청을 피우니 보는 사람은 분통이 터집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트롤링’을 ‘남의 감정을 멋대로 뒤엎으려는 시도’라 정의했습니다. 국내 웹에서는 이러한 부류를 흔히 ‘어그로를 끈다’거나 ‘관심 받고 싶은 병에 걸렸다’고 표현하죠. 요는 타인을 고의로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것이 바로 ‘트롤’입니다. 앞서 ‘지로보’의 말처럼 그야말로 쓰레기죠.
먼저 만악의 근원 ‘트롤’을 파헤쳐보죠. 인터넷을 주유하다 보면 얄미운 표정으로 “뭐 문제라도?(Problem?)”라며 웃는 ‘트롤 얼굴’ 마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넘어온 이 마크의 쓰임새는 커뮤니티 내 다른 유저를 모욕하거나 이간질하고 이에 격분한 상대를 더욱 약 올리는 것이죠. 한창 분탕질을 쳐놓고 왜 그리 심각하냐며 딴청을 피우니 보는 사람은 분통이 터집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트롤링’을 ‘남의 감정을 멋대로 뒤엎으려는 시도’라 정의했습니다. 국내 웹에서는 이러한 부류를 흔히 ‘어그로를 끈다’거나 ‘관심 받고 싶은 병에 걸렸다’고 표현하죠. 요는 타인을 고의로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것이 바로 ‘트롤’입니다. 앞서 ‘지로보’의 말처럼 그야말로 쓰레기죠.
▲ 보기만해도 짜증이 솟구치는 '트롤 얼굴'
‘트롤’의 어원으로는 크게 2가지를 꼽습니다. 먼저 한밤 중에 찾아와 아기를 납치하거나 식량을 훔쳐가는 등 못된 짓을 일삼는 북유럽 신화 속 야수 트롤(Troll)이 있어요. 또한, 고의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는 점에서 거대한 그물로 바다 속을 온통 훑고 지나가는 트롤(Trawl) 어업도 떠오릅니다. 애초에 두 단어의 발음이 동일한 것을 이용한 언어유희란 것이 중론이죠.
현재 게임계에서 쓰이는 ‘트롤’은 기존 웹에서 말하는 ‘트롤링’과 게임에서 쓰이던 ‘그리핑(Griefing)’이 혼합될 결과입니다. 여기서 ‘그리핑’은 초면에 반말, 무분별한 PK, 거래 사기, 욕설 및 인종차별발언 등 게임 내 거의 모든 비매너 행위를 총칭하는 표현이에요.
악질적인 ‘그리핑’은 온라인게임 초창기부터 존재했습니다. ‘그리핑’이란 단어 자체가 서양 MMO의 대부격 ‘울티마 온라인’에서 쓰이기 시작했고, 국내서도 ‘바람의 나라’ 시절부터 비매너 유저는 꾸준했어요. ‘트롤링’이 순수하게 상대를 괴롭히는 것이 목적인데 반해 ‘그리핑’은 사적인 이익을 쫓거나 순간적인 격분 때문에 일어나곤 합니다.
국내에는 비매너 유저를 싸잡을만한 별다른 표현이 없는 상황에서 AOS 초창기 해외파들이 들여온 ‘트롤’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고의적으로 아군을 괴롭히는 행위 외에도 거친 언행을 일삼거나 해선 안될 말을 입에 담는 부류도 모두 ‘트롤’이라 부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의성’이므로 실력이 부족해 원치 않게 팀에 누를 끼치는 초보를 ‘트롤’이라 매도해선 안되겠습니다.
▲ '겨울왕국' 속 '트롤'처럼 귀여우면 좋겠지만... (사진출처: 디즈니)
트롤 vs 라이엇게임즈, 끝나지 않는 갈등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게임의 뼈대부터가 아군의 단합을 필수적으로 요합니다. ‘사용자 정의’를 제외하곤 게임 전체가 단체전 일색이에요. 적게는 3명부터 많게는 5명이 균등하게 역할을 분담하기므로 한 명만 자리를 비워도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나 시스템적으로 비슷한 실력자끼리 모아놓기 때문에 머릿수가 부족하다면 요행을 바랄 수 밖에 없죠.
팀원 한 명이 없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불리한데, 만약 누군가 차라리 없어졌으면 싶을 정도로 ‘트롤링’을 한다면 어떨까요.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노는 것은 양반입니다. 고의로 적에게 죽어주거나, 아군 플레이를 방해하고 심지어 팀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죠. 악성 ‘트롤링’을 견뎌내며 승리하는 건 정말 특출난 실력자가 아닌 이상 도저히 무리입니다. 이를 못 참고 게임 도중에 나가기라도 했다간 되려 ‘탈주자’란 오명을 쓰고 제재를 받게 되죠.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게임의 뼈대부터가 아군의 단합을 필수적으로 요합니다. ‘사용자 정의’를 제외하곤 게임 전체가 단체전 일색이에요. 적게는 3명부터 많게는 5명이 균등하게 역할을 분담하기므로 한 명만 자리를 비워도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나 시스템적으로 비슷한 실력자끼리 모아놓기 때문에 머릿수가 부족하다면 요행을 바랄 수 밖에 없죠.
팀원 한 명이 없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불리한데, 만약 누군가 차라리 없어졌으면 싶을 정도로 ‘트롤링’을 한다면 어떨까요.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노는 것은 양반입니다. 고의로 적에게 죽어주거나, 아군 플레이를 방해하고 심지어 팀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죠. 악성 ‘트롤링’을 견뎌내며 승리하는 건 정말 특출난 실력자가 아닌 이상 도저히 무리입니다. 이를 못 참고 게임 도중에 나가기라도 했다간 되려 ‘탈주자’란 오명을 쓰고 제재를 받게 되죠.
라이엇게임즈도 이러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특성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2009년 론칭 이래 여태껏 갖은 ‘트롤’ 근절책을 내놓았죠. 우선 기본적인 ‘신고와 차단’ 기능이 나왔습니다. 게임 도중 욕설을 퍼붓는 특정 유저를 차단하고, 경기 종료 후 비매너 행위로 신고하는 거죠. 이를 접수한 운영진은 직접 욕설이 담긴 로그를 확인하고 운영 정책에 따라 제재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신고와 차단’은 현재 거의 모든 AOS가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그러나 신고한 대상이 제대로 처분됐는지 알 길이 없고, 아무래도 ‘트롤’이 줄어든다는 실감이 들질 않으니 기운이 빠지죠. 몇몇 유저가 비매너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여 끈덕지게 문의한 결과 정의 구현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신고 기능에 회의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신고와 차단’은 현재 거의 모든 AOS가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그러나 신고한 대상이 제대로 처분됐는지 알 길이 없고, 아무래도 ‘트롤’이 줄어든다는 실감이 들질 않으니 기운이 빠지죠. 몇몇 유저가 비매너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여 끈덕지게 문의한 결과 정의 구현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신고 기능에 회의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 나루토의 숨겨진 현자 '지로보'의 혜안은 틀리지 않았다
신고 기능이 제 역할을 못하는 이유는 그 많은 건수를 운영진이 전부 확인하기 못하기 때문이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말 ‘배심원단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로그를 유저 배심원단에게 공개하고 판결을 위임하는 겁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손을 크게 덜 수 있고, 유저들도 직접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에 앞장선다는 의미가 있죠.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배심원단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 1년간 총 734만 건의 신고가 유저들에 의해 처리됐으며, ‘트롤’ 제재기간은 도합 1,200년에 달합니다. 일견 어마어마한 수치인데, 왜 우리 주변 ‘트롤’들은 건재할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2015년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800만 명에 육박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연간 734만 건은 너무나 미비한 수치이기 때문이죠.
하물며 ‘트롤’이 줄어들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배심원들이 언제까지고 정력적으로 활동해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결국 운영진도, 유저도 역부족이라면 특수한 알고리즘을 통해 시스템이 자동으로 ‘트롤’을 걸러내야만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4.20패치로 적용된 ‘탈주 단속 강화’는 상당한 실효를 거뒀습니다. 탈주 시 5경기 동안 20분씩 대기해야 하고,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최대 영구정지까지 당할 수 있어 무분별한 탈주가 많이 사라졌죠.
비슷한 성공사례로 ‘도타 2’에서 선보인 일명 ‘트롤촌’이 있습니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비매너 유저들끼리만 게임을 하도록 엮어주는 거죠. 이 같은 격리 정책은 유저들의 큰 호응을 얻어 ‘리그 오브 레전드’에도 도입하라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수년간 ‘트롤촌’을 뛰어넘는 독자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해왔어요. 그것이 바로 ‘머신러닝’입니다.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배심원단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 1년간 총 734만 건의 신고가 유저들에 의해 처리됐으며, ‘트롤’ 제재기간은 도합 1,200년에 달합니다. 일견 어마어마한 수치인데, 왜 우리 주변 ‘트롤’들은 건재할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2015년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800만 명에 육박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연간 734만 건은 너무나 미비한 수치이기 때문이죠.
하물며 ‘트롤’이 줄어들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배심원들이 언제까지고 정력적으로 활동해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결국 운영진도, 유저도 역부족이라면 특수한 알고리즘을 통해 시스템이 자동으로 ‘트롤’을 걸러내야만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4.20패치로 적용된 ‘탈주 단속 강화’는 상당한 실효를 거뒀습니다. 탈주 시 5경기 동안 20분씩 대기해야 하고,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최대 영구정지까지 당할 수 있어 무분별한 탈주가 많이 사라졌죠.
비슷한 성공사례로 ‘도타 2’에서 선보인 일명 ‘트롤촌’이 있습니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비매너 유저들끼리만 게임을 하도록 엮어주는 거죠. 이 같은 격리 정책은 유저들의 큰 호응을 얻어 ‘리그 오브 레전드’에도 도입하라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수년간 ‘트롤촌’을 뛰어넘는 독자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해왔어요. 그것이 바로 ‘머신러닝’입니다.
▲ 오랜 침묵 끝에 '머신러닝'을 들고나온 라이엇게임즈
내 이름은 머신러닝, 이 싸움을 끝내러 왔…나?
지난 9일, 라이엇게임즈 제프리 린 플레이어 행동 분석 및 소셜 시스템 총괄이 직접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시스템이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비매너 행위를 색출해내는 ‘머신러닝’을 소개했어요. 인공지능이 각 캐릭터의 골드 수급량과 위치 이동, 주고 받는 대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트롤’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 신통 방통한 녀석은 국가별 문화에 따른 차이를 학습하여 보다 정밀한 판단까지 가능하답니다. 가령 영미권의 ‘F 언어’나 한국에서 쓰이는 ‘엄x’ 등을 가려내 제재한다는 거죠. 만약 ‘머신러닝’이 제프리 린 총괄의 설명처럼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그야말로 ‘트롤’과의 오랜 싸움을 끝낼 종결자가 될 듯 합니다.
다만 과연 사람도 이해하기 힘든 ‘트롤링’ 작태를 시스템이 완벽히 판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듭니다. 테스트 당시 오차율은 0.02%로, 총 5,000건 중 1회 정도 실수가 있었답니다. 아주 적은 숫자로 보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엄청난 유저수를 대입하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머신러닝’이 정말로 ‘트롤’을 근절하고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 아니면 그저 배심원 제도마냥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잊혀져 갈지는 한동안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사람의 눈과 손을 거치지 않는 방식은 편리함만큼이나 반대급부도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법계에는 10명의 진범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부디 ‘머신러닝’이 엄한 사람이 아니라 ‘트롤’만 골라 때려잡는 명기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지난 9일, 라이엇게임즈 제프리 린 플레이어 행동 분석 및 소셜 시스템 총괄이 직접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시스템이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비매너 행위를 색출해내는 ‘머신러닝’을 소개했어요. 인공지능이 각 캐릭터의 골드 수급량과 위치 이동, 주고 받는 대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트롤’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 신통 방통한 녀석은 국가별 문화에 따른 차이를 학습하여 보다 정밀한 판단까지 가능하답니다. 가령 영미권의 ‘F 언어’나 한국에서 쓰이는 ‘엄x’ 등을 가려내 제재한다는 거죠. 만약 ‘머신러닝’이 제프리 린 총괄의 설명처럼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그야말로 ‘트롤’과의 오랜 싸움을 끝낼 종결자가 될 듯 합니다.
다만 과연 사람도 이해하기 힘든 ‘트롤링’ 작태를 시스템이 완벽히 판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듭니다. 테스트 당시 오차율은 0.02%로, 총 5,000건 중 1회 정도 실수가 있었답니다. 아주 적은 숫자로 보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엄청난 유저수를 대입하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머신러닝’이 정말로 ‘트롤’을 근절하고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 아니면 그저 배심원 제도마냥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잊혀져 갈지는 한동안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사람의 눈과 손을 거치지 않는 방식은 편리함만큼이나 반대급부도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법계에는 10명의 진범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부디 ‘머신러닝’이 엄한 사람이 아니라 ‘트롤’만 골라 때려잡는 명기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 설마 엄한 사람 때려잡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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