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마션 그 이상의 역경, 나 홀로 생존게임 TOP5
2015.10.14 21:24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주 국내 개봉한 영화 ‘마션’이 어느새 2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한 남자의 생존기가 수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죠. 사실 기자는 이 영화가 극한 상황에서 오는 강렬한 긴장감에 초점을 맞춘 재난영화일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극장에서 마주한 것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의지로 낙관’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눈부신 찬가였죠.
불의의 사고로 홀로 화성에 남겨진 NASA 탐사대원 마크 와트니는 자신과 동료들의 인분으로 밭을 일구고, 감자를 심어 부족한 식량을 충당합니다. 팀장이 남기고 간 80년대 디스코 음악을 들으며 고독을 이겨내고, 기록용 캠에 대고 쉴 새 없이 농담을 날리죠. 간혹 사무치도록 괴로운 순간이 닥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금 미소를 띄우며 일어섭니다.
불의의 사고로 홀로 화성에 남겨진 NASA 탐사대원 마크 와트니는 자신과 동료들의 인분으로 밭을 일구고, 감자를 심어 부족한 식량을 충당합니다. 팀장이 남기고 간 80년대 디스코 음악을 들으며 고독을 이겨내고, 기록용 캠에 대고 쉴 새 없이 농담을 날리죠. 간혹 사무치도록 괴로운 순간이 닥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금 미소를 띄우며 일어섭니다.
▲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지로 낙관하라 말하는 영화 '마션' (사진출처: 네이버무비)
와트니가 벌이는 유쾌한 ‘삼시세끼 화성편’을 보고 있노라면, 한번쯤 그와 같은 체험을 해보고 싶어지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순정남]은 ‘마션 그 이상의 역경, 나 홀로 생존게임 TOP5’입니다. ‘마션’의 핵심인 ‘외톨이’와 ‘자급자족’을 십분 재현하기 위해 협동을 권장하거나, NPC가 많은 게임은 제외했습니다. 우리의 무기는 어디까지나 완력이 아닌 낙관이므로 전투가 주가 되는 경우도 여기선 다루지 않습니다.
5위. 스트랜디드 딥, 전통적인 고립 명소 무인도로 떠나보자
▲ 예로부터 고립무원하면 역시 무인도 아닐까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마션’을 체험하려면 화성에 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붉은 평야는 별로였는지 그런 게임이 별로 없습니다. 화성을 배경으로 삼은 대표적인 게임은 ‘둠’인데, 이건 되려 악마들이 둠가이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수를 내야 할 판이죠. 따라서 여기서는 아쉬운 데로 전통적인 고립 명소 무인도로 떠나보겠습니다.
‘스트랜디드 딥’은 교과서적인 무인도 이야기입니다. 비극적인 비행기 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주인공이 아무도 없는 외딴 섬에서 삶을 이어가죠. 무엇보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을 타며 쏟아진 생존게임 가운데 좀비도, 원주민도 안 나오는 몇 안 되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오직 대자연뿐이죠.
게임을 시작하고 부푼 맘으로 가방을 뒤져보면 작은 칼과 물통, 라이터가 들어있습니다. 처음부터 불을 쥐어 준 개발자의 인간미에 취함과 동시에, 나무와 돌을 모아 차근히 살림살이를 마련해야 하죠. 나무에는 야자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바다에는 온갖 생선이 헤엄치니 화성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호랑이와 상어가 돌아다니긴 하지만 낙관의 힘으로 어떻게든 극복합시다.
▲ 영상으로 보는 '스트랜디드 딥'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4위. 서브노티카, 육지가 지겹다면 오늘부턴 바다의 왕자
▲ 해저 경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매번 거기서 거기인 무인도가 지겹다면 차라리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투신하진 말고, 해양 생존게임 ‘서브노티카’를 즐기면 되겠죠. 이 게임은 정말로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드넓은 망망대해뿐입니다. 주인공을 태운 우주선이 하필 거대한 해양 행성에 불시착했기 때문이죠.
명색이 미래인답게 허우적거리다 물고기의 한끼 식사로 전락하는 일은 없습니다. 튼튼한 잠수복에 ‘분자 재구성’이라는 혁신적인 기술까지 있어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죠. 바닷속을 탐험하며 각종 광물을 획득하고, 이를 재구성해 보트, 잠수정 나아가 해저 기지를 건설해 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기술로 우주선을 고치지 않는 이유는… 기자도 잘 모르겠습니다.
으리으리한 기지를 지어놓고 귀족적인(?) 조난생활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 전에 우선 허기를 달래야겠죠. 다행히 지천에 널린 것이 물고기니 내키는 데로 잡아먹으면 됩니다. 매혹적인 해저 경관과 이색적인 외계 물고기의 조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습니다. 다만 갑자기 달려들어 피를 빠는 거머리 같은 녀석부터 주인공보다 수십 배는 큰 괴물까지 있으니 너무 넋 놓고 구경하는 것은 삼가야겠습니다.
▲ 영상으로 보는 '서브노티카'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3위. 엠파이리온: 갤러틱 서바이벌, 공돌신의 외로운 우주 표류기
▲ 우주선이 있으면서 굳이 거친 외계행성에서 노숙을...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화성은 아니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한 생존게임으로 ‘엠파이리온: 갤럭틱 서바이벌’이 있습니다. 와트니 혼자선 화성을 벗어날 수 없는 ‘마션’과 달리, 여기서는 주인공이 우주선을 몰고 자유롭게 대기권을 돌파하죠. 그러면서도 굳이 집에 안가고 외계행성에서 외박하는걸 보면 대단한 탐험가거나, 우주 스케일 노숙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엠파이리온’의 핵심은 외계행성에서의 자급자족과 성간 비행입니다. 처음에는 한 행성에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자원을 모아 기지를 건설해야 합니다. 이후 생존을 위한 각종 설비를 갖추고, 야생동물을 사냥해 식량을 조달해야 하죠. 다만 어디까지나 조난자가 아닌 탐험가이므로 의식주 확보보다는 기지 구축이 주가 됩니다.
주인공이 무슨 ‘공돌신’쯤 되는 지, 재료만 있으면 온갖 정밀기기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가장 압권은 혼자 우주선까지 조립한다는 거죠. 우주선이 완성되면 첫 기지를 떠나 설원, 대양, 화산, 사막 등 다양한 환경의 행성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인간형 NPC가 없어 외롭지만,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는 누굴 만나겠지, 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합시다.
▲ 영상으로 보는 '엠파이리온: 갤러틱 서바이벌'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2위. 더 롱 다크, 이제는 화면만 봐도 오들오들 떨린다
▲ 겨울에 창문 열고 얇은 옷 입고 하면 실감 200%! 진짜로 해보진 마시라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무인도, 해저, 외계행성을 지나 이번에는 설원입니다. 깔끔한 카툰 렌더링이 인상적인 ‘더 롱 다크’는 광활한 캐나다 북부 설원지대를 무대로 삼았습니다. 여기서도 주인공은 비행기를 타고 가다 변을 당합니다. 거대한 전자기 폭풍이 지구를 휩쓸어 전자기기가 모두 먹통이 된 탓이죠. 세계종말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인 이른바 ‘EMP 아포칼립스’가 펼쳐진 겁니다.
인적이라곤 없는 설원에 낙오한데다, 외부에 연락을 취할 전자기기도 쓸 수 없으니 꼼짝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더 롱 다크’는 여느 생존게임과 달리 맥가이버마냥 도구를 만들고 집을 지을 수도 없습니다. 곳곳에 위치한 폐가나 방공호를 찾아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물자를 찾아 다녀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눈보라가 거셀 때는 사실상 야외 활동이 불가능하고, 동상이나 식중독 등 온갖 질병에 끊임없이 시달립니다. 여기에 물자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금새 상해버려 무작정 쟁여놓을 수도 없죠. 야생동물로부터 몸을 지킬 탄환은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정말 어쩔 때는 다 포기하고 싶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와트니의 미소를 기억해야 합니다. 캐나다 관광을 왔다는 마음가짐으로 낙관 또 낙관합시다.
▲ 영상으로 보는 '더 롱 다크'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1위. 돈스타브, 생존의 핵심은 굶지 않고 삼시세끼 잘 챙겨먹기
▲ 주의 또 주의하자, 한번 죽으면 절대로 부활할 수 없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대망의 1위는 국내에 굶지마!로 잘 알려진 ‘돈 스타브’입니다. 앞서 소개한 게임들이 모두 ‘스팀 앞서 해보기’에 오른 미완성작인데 반해, 이 작품은 이미 정식 출시돼 후속작까지 나왔죠. 첫인상은 다소 수수하지만, 하면 할수록 서양 만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디자인과 깊이 있는 게임성에 점차 빠져들게 됩니다.
‘돈스타브’ 배경은 매우 간단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곳에서 눈을 뜬 주인공이, 굶지 않고 삼시세끼 잘 챙겨먹기 위해 죽도록 애쓰는 내용이죠. 무엇보다 먹는 것이 생존의 핵심이란 점이 ‘마션’과 꼭 닮았습니다. 와트니도 산소와 식수는 기계가 해결해주지만 식량이 충분치 않아 위기에 처하게 되죠. 조금 더럽지만, 인분이 다방면에 널리 이롭게 쓰이는 점도 비슷합니다.
‘돈스타브’에는 체력과 허기 외에도 정신력이란 수치가 있는데, 이게 줄어들수록 화면이 흔들리며 침침해지고 온갖 헛 것이 보입니다. 다시금 와트니의 낙관주의가 떠오르는 대목이죠. 여타 생존게임에선 플레이어 본인의 멘탈만 다스리면 그만이지만, 여기에서는 플레이어는 물론 캐릭터의 '정신력'도 게임에서 정해준 방법에 맞춰 따로 관리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게임 속 주인공에게도 무한한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 영상으로 보는 '돈스타브'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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