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언더파이어와 AOS, 너무 잘 어울리는 궁합이죠?
2011.06.21 19:49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AOS는 블루오션이다” 때는 지난 07년. 드래곤플라이의 김지은 팀장은 액션 RPG로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이하 KUF온라인)’을 제작하던 중 문득 AOS 장르를 떠올렸다. 당시 AOS라면 ‘워크래프트3’의 모드 중 하나인 ‘카오스’가 전부였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리그오브레전드’가 출현하기 전 시점이었던 것. 김지은 팀장은 AOS란 장르에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기존의 액션 RPG였던 ‘KUF 온라인’을 완전히 뒤엎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로부터 3년 뒤 공개된 게임이 바로 지금의 ‘KUF 온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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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순히 장르의 시장성만을 보고 게임을 엎은 건 아니다. 액션 RPG로 제작된 ‘KUF 온라인’은 당시 상황에서 출시 자체가 모험에 가까웠다. 시장에는 동 장르가 갑작스레 수없이 쏟아졌고, 그 중에는 ‘C9’이나 ‘마비노기 영웅전’같은 굵직한 대작게임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이 어려웠다. 김 팀장은 당시 ‘KUF온라인’이 ‘소울칼리버’같은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액션 형태의 전투가 기초가 되는 셈. 이것 자체도 적응하기 어려운데, 전투마저도 다대다 형태로 펼쳐지니 그만큼 플레이어 입장에서 부담도 컸다. 이에 경영진은 가망이 없다고 판단, 프로젝트 중단을 두고 고민을 하다 김 팀장의 의견에 따라 AOS로 바꾸어 다시 만들 것을 지시하게 된다. ◀ 드래곤플라이 김지은 팀장 |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면서 그래픽 파트를 총괄하던 김 팀장은 순간 개발총괄로 임명됐다. 이후 그는 개발팀을 재정비하고 지금까지 게임의 모습을 가꾸는 데 주력해왔다. 외부에서는 드래곤플라이의 개발력을 둘러싼 우려가 많은데, 김 팀장은 업계에서 잘 알려진 건 아니지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팀원들이 많아 “충분히 믿어도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게임명도 ‘KUF온라인’으로 변경됐다. 원래 ‘아발란체’라는 명칭을 썼지만 워낙 오래돼 낡은 느낌도 있었던 만큼, 새로 다시 해보자란 포부까지 담아 지금의 이름으로 고쳐 썼다.
▲ `KUF온라인`의 원래 명칭은 `킹덤언더파이어:아발란체`였다
‘KUF온라인’의 가장 큰 매력이자 흥행요소라면 단연 세계관이다. ‘킹덤언더파이어’ 자체가 수년간 혈통을 이어온 만큼 내적인 요소도 풍부할뿐더러 외부로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 어떻게 보면 AOS로 솎아내기 가장 훌륭한 IP일지도 모른다. 김 팀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그 네임벨류가 탄탄하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으면서 사업적인 영역으로도 확장해 나가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스크도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생기는 ‘부담’이다. 워낙 유명한 IP인 만큼 장점도 많지만, 이를 토대로 무엇인가 만들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가장 중요한 콘텐츠인 ‘영웅’ 캐릭터 하나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 안에 세계관을 어떻게 녹여내느냐, 스킬은 어떤 형태로 갈 것이냐 등 하나하나의 작업이 모두 곤욕이었다. 이 때문에 그와 개발팀은 연결점을 찾기 위해 세계관을 완전히 흡수하는 노력을 감내해야 했다고. 너무 어렵게 만들지 말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AOS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이런 노력은 꼭 필요하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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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공개된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플레이 영상
AOS의 파이를 확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지난 기자간담회를 통해 첫 공개된 ‘KUF온라인’은 ‘카오스’나 ‘리그오브레전드’처럼 탑 뷰 시점이 아니었다. TPS 시점이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걱정됐다. 전에 공개된 ‘로코’나 ‘워크라이’가 비슷한 형태였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AOS의 태생 자체가 탑 뷰였던 만큼, 과연 TPS 시점으로 그 느낌을 살릴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김지은 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 역시 AOS가 탑 뷰에 가장 최적화돼있다는 부분에는 동의했지만, 액션 요소를 가미했을 경우 TPS 시점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
▲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AOS `리그오브레전드`
“탑 뷰가 RTS나 AOS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점은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탑 뷰로 제작했다면 분명 첫인상에서 카오스나 리그오브레전드를 떠올릴 거예요. 아마 베꼈다는 수준으로 비하될 지도 모르죠. 그러나 우리 게임은 액션성을 크게 강화했기 때문에 TPS 시점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조작도 쉽고 액션성도 풍부하고, 여기에 전략적인 요소도 있죠. 이를 차근차근 이해해 나간다면 AOS 장르로써 충분한 매력을 느낄 겁니다.”
김 팀장의 생각은 이렇다. 현재 상황을 보면 AOS란 장르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크게 부각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이를 알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당장 AOS를 부각시킬 생각은 없고, 기존과 비슷한 방식(액션)으로 게임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레 장르에 학습되는 형태로 게임을 기획했다. 쉽게 말해 룰을 전혀 몰라도 편안하게 게임을 즐기면서 차근차근 AOS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유도하겠다는 것. 결과적으로 AOS 장르의 파이를 크게 확장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메인 타겟층도 캐주얼 유저로 잡았다. 가볍게 접근해서 재밌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아예 기존 AOS 유저들을 대상에서 제외시키 건 아니다. ‘맛’을 아는 유저들이 TPS 시점에서도 적응할 수 있도록 특수키를 통해 상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거나, 아군 캐릭터들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두었다.
▲ 전반적인 그래픽 퀄리티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전략적인 요소와 게임의 재미
게임 태생과 개발 방향성을 듣고 난 이후, 바로 게임 내용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1차 비공개 테스트를 앞둔 시점이라 그는 말을 아꼈지만, 큰 줄기의 내용은 얼추 들어볼 수 있었다.
우선 ‘KUF온라인’에 영웅(캐릭터)은 비공개 테스트 단계에서 총 12종이 공개된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고 공개 서비스 시기가 되면 최대 24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그 이후에도 영웅은 꾸준히 추가돼 AOS의 가장 큰 재미요소는 단단하게 고정시키겠다고.
영웅 간 상성관계도 명확하게 구분해 놨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높은 영웅, 스피드가 빠른 영웅, 공격력이 뛰어난 영웅 등 종류가 다양하며, 이는 아이템 세팅을 활용하면 일반 RPG처럼 ‘탱딜힐’ 형태로 구성해 활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각 영웅은 일반 스킬 3개, 특수 스킬 1개, 그리고 패시브 스킬 1개로 총 5개의 스킬을 보유한다. 하나의 스킬 당 3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니, 한 게임에서 영웅이 올릴 수 있는 최대 레벨은 15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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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강한 영웅 유닛이야 말로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의 강점이다
다음은 게임 플레이의 방향성. 이는 타 게임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쉬운데, ‘카오스’의 경우 유저 개개인의 컨트롤에 집중된 플레이로 기본 모태라면, ‘리그오브레전드’는 협동에 더 특화돼 있다. ‘KUF온라인’은 후자 쪽에 닮아 있어 컨트롤보다는 협동 중심으로 게임을 전개해 나가게 된다. ‘영웅놀이’의 모태를 ‘협동’으로 포커싱 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당연하겠지만, 이를 위해 전략과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 부분은 후에 상용화 단계에 돌입하더라도 절대 깨뜨리지 않겠다는 게임제작의 절대 수칙이라고.
전략적인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맵의 지형지물 활용과 게임 승리조건이다. 게임 내 특정 맵에는 상대의 본진으로 바로 연결된 지하루트가 있다. 초반에는 그 안에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게릴라 형태로 침공해 진영 파괴를 노리는 전략적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지형지물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할 예정이다. 김지은 팀장은 이러한 지형지물이 타 AOS 게임에 없고, 전략적인 부분을 크게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KUF온라인’만의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승리 조건은 다소 특이하다. 보통 AOS의 경우 상대 본진을 파괴하면 승리하게 되는데, 한판이 끝나는 데 짧으면 30분, 길게는 2시간까지 늘어질 수 있다. 김 팀장은 후자가 부담스러운 유저가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시간 조건’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상대의 본진을 파괴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까지 게임이 종료되지 않으면, 그 안에 쌓은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개체에는 각각의 ‘점수’가 있어, 파괴하거나 취했을 때 바로 바로 적용된다.
김 팀장은 ‘시간 조건’이 타 장르에서는 아주 단순한 시스템이지만, AOS에서는 전략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게임의 승리목표가 두 갈래로 갈라지면 그만큼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 A팀이 B팀을 누르고 있는데, 밀리는 B팀이 점수 먹기로 작전을 바꿨다, 그럼 A팀은 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이게 늦으면 우물쭈물하다가 말릴 수도 있고,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신호가 맞지 않아 역으로 당할 수도 있다. 김 팀장이 승리조건에 시간제를 추가한 까닭은 바로 이런 상황을 기대해서다.
참고로 게임 맵의 경우 5:5와 3:3 전용으로 분류되며, 추후에 1:1도 추가한다고 밝혔다.
▲ KUF온라인은 22일부터 첫 테스트가 시작된다
AOS, 개발자와 유저가 함께 만들어야
김지은 팀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우리 게임, 개발자들도 재밌게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일부는 너무 몰입해 지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실제로 스튜디오 내부를 슬쩍 구경했더니 많은 이들이 김 팀장이 없는 틈을 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참고로 업계에는 “게임 만든 개발자들이 재밌게 하면 그게 진짜 재밌는 게임”이란 속설이 있다(웃음).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We make AOS”라는 말을 했다. 의미는 간단했다. 개발자들은 게임을 힘껏 제작해야 하는 임무가 있고, 유저들은 테스트를 통해 그 게임을 평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서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해 아직 시장에 정착되지 않은 AOS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다. 문제 지적, 쓴 소리 달게 받는다니 테스트에 참가할 독자 분이라면 꼭 기억해 두자.
▲ "게임 명 변경은 의도한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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