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징기스칸 `동접은 상승, 반응은 글쎄?`
2011.07.01 13:53게임메카 장제석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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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억 제작비가 투입돼 화제가 됐던 중국발 대작 ‘징기스칸 온라인(이하 징기스칸)’이 지난 23일부터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과연 화제작답게 첫 주말에 동접 1만 2천을 가볍게 돌파했고, 게임메카 인기순위에도 23위로 진입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죠.
잠깐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징기스칸’은 몽골 제국의 왕 징기스칸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무협 온라인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그 시대의 왕이 되는 것을 목표로 끝없이 펼쳐지는 전투와 공성전 등을 겪어 나가게 되죠. 정치 시스템까지 곁들여져 있어 꽤나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콘텐츠의 양도 상당합니다. 특히 예전 시대로 돌아가 역사적 사건을 직접 경험하는 ‘극장 시스템’이나 말 위에서 싸우는 ‘마상전투’는 게임의 큰 특징 중 하나죠.
마케팅도 좋았습니다. 서비스사인 라이브플렉스는 TV드라마·영화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탤런트 이계인 씨를 섭외해 게임홍보에 나섰는데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그가 워낙 장군 역할을 많이 했던 만큼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기도 했고, 평소 안티 없는 연예인으로도 유명했으니까요.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 이계인 씨의 반응은 확실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중국 게임’이란 이미지 때문일까요? 아니면 게임 자체가 재미가 없거나 국내 유저와 취향이 맞지 않아서 일까요? 아쉽게도 공개 서비스 이후 게임에 대한 평가는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불안정한 서버 문제도 한 몫 했죠.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징기스칸’과 관련 여러 의견을 남겨주셨는데요, 역시 호평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우선 ID pumba78님은 “징기스칸 보니까 무슨 필드가 10년전 게임만도 못하고 그래픽도 10년전 게임만도 못하고~ 무슨 어처구니가 없던데~징기스칸에 들인 돈이 어째? 미치겠다~ 징기스칸 개발자 중에 먹튀가 있나 보네~”라며, ID lovemankim님은 “웬만하면 남들은 재미있을지도 몰라서 나쁘단 소리 안하는데 징기스칸은 할만한 게임은 아니고 나중에 돈 주고 할 게임은 더더욱 아닙니다. 일단 그래픽은 그렇다 치고 캐릭터 모션이 어색하며 BGM도 한국사람 취향은 아닙니다”라며 다소 아쉽다는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또 ID 노리광님 역시 “게임이 머 양산만 나와 -_- 머 하나 특징이 없어...아주 옛날 처음 하던 구룡쟁패는 아주 아주 무협적인 분위기라도 있었고, 데카론은 당시로서는 놀라운 타격감, 카발은 화려한 이펙트, 아이온은 공중전투, 지금하는 c9는 액션이라도 쩔어주지만 징기스칸은 뭐냐 -_- 징기스칸은 맵 크기만 블록버스터인가?”라고 의견 남겨주셨네요.
이 밖에도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대체로 비슷해 생략하겠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이와 같은 반응은 단순히 게임이 중국산이라는 이미지 때문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게다가 독자 분들 대부분이 직접 플레이한 느낌을 바탕으로 남겨주신 의견이기도 하고요. 이 상황만 놓고 보면 라이브플렉스 입장에서는 절망적일 수 있겠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어차피 ‘징기스칸’은 10~20대가 아닌 30~40 유저 층을 메인 타겟으로 잡아둔 만큼, 이들의 취향에 더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난에도 불구하고 늘어가는 동접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참고로 위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가 있습니다. 지난 28일, 한 포털의 몇몇 블로거가 집단으로 ‘게시 중단’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들 모두 자신의 블로그에 ‘징기스칸’과 관련 게임의 단점이나 좋지 않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글을 포스팅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이유를 알고 보니 라이브플렉스 측에서 명예훼손(게시물로 인한 이미지 피해)을 사유로 중단 요청을 했고, 포털 측에서는 법령(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을 준수하기 위해 이를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이 터진 이후 일부 블로거와 누리꾼들은 ‘게임회사의 횡포’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게임 리뷰는 주관적인 평가가 불가피한 것이고,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일종의 피드백으로 게임에 악영향만 주는 게 아니라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그러면 무조건 게임이 좋다고만 쓰라는 거냐?”라면서 비아냥거리고 있는 분들도 꽤 있지요.
그러나 라이브플렉스 입장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는 단시간 해보고 명확히 게임을 평가하기 어려운 장르이긴 합니다.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게임은 비난하는 내용이 포털에 노출돼 있으니 답답했겠죠. 일부 내용에는 욕설과 비속어도 거침없이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대응전략으로 포털에 중단 요청을 했고, 포털 쪽에서도 합당하다고 판단 위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이죠.
물론 이와 같은 사건은 다른 분야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그만큼 민감한 이슈니까요. 다만 게임 쪽에서는 이런 사례가 지금까지 거의 없어, 크게 이슈되고 있는 듯합니다. ‘게임회사의 횡포’라는 내용의 이번 사건은 블로그뿐 아니라 카페, SNG 등을 통해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이브플렉스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이번 대응이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는 거 같아 조금 안타깝기도 하네요.
▲ 이미지 출처: 하이위즈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