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만에 만든 FPS '슈퍼핫', 이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
2016.02.23 17:56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슈퍼핫' 베타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총 한 자루에 의지해 전장을 누비는 FPS는 참신한 플레이방식을 보여주기는 어려운 장르다. 때문에 많은 대작 FPS들은 좀 더 사실적인 그래픽과 장엄한 대서사시를 담은 싱글플레이, 전 세계에서 함께 즐기는 멀티플레이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식으로 발전했다.
이런 와중에 몇 명의 친구들이 모여 결성한 슈퍼핫 팀이 일주일 만에 만들어낸 ‘슈퍼핫’이 시간을 다루는 독특한 게임성을 지닌 FPS로 입소문에 올랐다. 초기버전 공개 이후, 킥스타터에서 25만 달러(한화 약 3억 812만 원)를 모금하는데 성공한 인디게임 ‘슈퍼핫’은 오는 25일(목) PC로 발매되고, 3월 중 Xbox One으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시간을 활용하면 너도 나도 일당백
‘슈퍼핫’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이동을 하거나 총을 쏘는 등, 유저가 조작을 하고 있으면 시간이 정상적으로 흘러 평범한 FPS처럼 총격전이 일어나지만, 키보드에서 손을 떼면 그 순간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느려진다. 움직이던 적들은 거의 조각상처럼 멈추고, 발사된 총알은 매우 천천히 나아간다.
▲ 반응속도가 느려도 2대1 결투를 이길 수 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따라서 ‘슈퍼핫’에서는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 색다른 방식을 취해야 한다. 시간을 멈추고 적의 이동방향을 고려해 예측사격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안전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이동해야 한다. 고민할 시간은 충분히 주어지지만, 너무 장고하다간 굼벵이처럼 기어온 탄환에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뒤를 생각하지 않고 섣불리 움직인다면 사방에서 날아온 총알을 맞고 게임오버 화면을 보게 된다.
▲ 시간을 멈춘다고 방심은 금물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총기가 재장전되지 않는 점도 게임의 긴장감을 살린다. 탄환이 떨어지면 그 총은 근접한 적에게 던지는 투척무기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대신 던져진 총에 맞은 적은 무기를 놓치게 되는데, 이를 빼앗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슈퍼핫’은 유저의 조작에 따라 시간이 흐른다는 독특한 컨셉으로 수많은 적을 상대하는 FPS에 한 걸음을 고민하게 만드는 퍼즐게임의 재미를 담았다.
▲ 익숙해지면 이런 복도는 금세 돌파가능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FPS 뼈대 위에 개성을 입혔다
‘슈퍼핫’은 1인칭 시점과 WASD로 이동하고 마우스로 주먹질이나 총기 발사 등의 액션을 행하는 FPS의 본질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총을 쥐고 있는 적이 앞을 가로막고, 플레이어는 이들을 쓰러트리며 전진한다. 최근 FPS에 곧잘 접목되는 캐릭터 육성, 장비 수집 요소는 일절 없다. 다만 인디게임 특유의 독창성이 더해져 게임을 특별하게 만든다.
게임모드는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캠페인과 무한하게 등장하는 적을 상대하는 무한모드가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체험판에서는 ‘슈퍼핫’의 주인공이 누구고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가늠해볼 수는 없었다.
▲ 컨셉의 특이함은 메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아울러 총기를 주로 사용하는 게임답게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권총 외에도 소총이나 산탄총이 등장한다. 다만 어떤 총이건 1발만 맞아도 죽기 때문에 총기들의 개성은 한번에 얼마나 많은 총알이 발사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권총은 연사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소총은 연사가 가능하다. 또, 산탄총은 한 번에 넓은 범위로 총알이 흩뿌려지기 때문에 적이 들고 있으면 성가시다.
▲ 한 번에 많은 탄환을 쏘는 산탄총은 피하기 까다롭다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총기 외에도 일본도, 야구방망이 등의 근접무기도 있고, 술병이나 가방 등 잡아서 던질 수 있는 오브젝트도 맵 곳곳에 놓여있다.
▲ 아무 병이나 집어 던져서 총을 빼앗으면 된다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멈춘 부분이 없는 리플레이 영상을 보여준다. 실제로는 멈춰있는 총알을 심사숙고해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적을 쓰러트렸는데도, 마치 총알을 보고 피한 것 같은 ‘신컨’의 플레이 영상처럼 보여주는 셈이다. 다만 시간 조작이라는 게임 특성상 멀티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다.
인디 감성 충만한 비주얼
게임의 첫 인상은 매우 특이한데, 게임이 진행되는 주변 환경은 형태만 또렷하게 보일 뿐 전부 흰색으로 칠해져, 사실적인 환경묘사가 기본인 최근 대작FPS의 대세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등장하는 적 캐릭터 역시 얼굴이나 옷 등의 세부묘사가 배제된 ‘붉은 계란귀신’이고, 유저가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오브젝트는 검은색이다.
▲ 적들은 '결정' 처럼 보인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하지만 게임 자체가 개발력이 부족하거나 무성의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광원효과로 입체감도 확실히 느껴지고 적의 움직임도 자연스럽다. 공격을 받은 적이 깨진 유리의 파편이 사방으로 튀는 것처럼 터지기 때문에 타격감도 살아있다.
▲ 유리가 깨지는 연출도 수준급이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아울러 ‘슈퍼핫’의 그래픽은 게임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3가지 색만을 사용하고 있어, 오브젝트가 한결 더 명료하게 눈에 들어온다. 게임 내에서 반드시 피해야 하는 총알은 혜성처럼 붉은 궤적을 남기며 전진한다. 탄환이 배경에 묻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일은 없다. 탄환의 위치와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고민하는 ‘슈퍼핫’ 본연의 매력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 게임성은 확인했으니 이젠 스토리가 기대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