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넥슨 '피파 3' 실장 타석에… "내 자리를 걸고!"
2016.04.15 20:23 게임메카 김영훈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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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여러분의 인생에서 3일을 통째로 훔쳐간다면 어쩌시겠습니까? 그것도 퇴근 후 어렵사리 짬을 낸 저녁시간과, 황금 같은 주말만 골라서 뺏어간다면 말이죠. 지난 3월 ‘피파 온라인 3’ 유저들에게 이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총 3일치 게임 데이터가 롤백되어 그간의 플레이가 모두 수포로 돌아갔거든요.
문제는 ‘피파 온라인 3’ 롤백 사태가 처음이 아니란 겁니다. 넥슨은 지난 1월에도 한 차례 롤백을 감행해 유저들의 큰 원성을 산 바 있죠. 수많은 유저의 시간을 희생시키는 악수를, 불과 2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저지른 겁니다. 이만하면 제아무리 ‘부처님 가운데 토막’ 소리를 듣는 유저라도 가만히 참아 넘기기 어려운 지경이죠.
롤백 당시 유저들의 반응은 굉장히 격양됐습니다. 우선 게임메카 ID 게이마르ANG님은 “ㅋㅋㅋㅋ진짜 명불허전 넥슨ㅋㅋㅋ 그래도 넥슨이 잘한다던 호9들 입장하시져”라며 고개를 저었고, 게임메카 ID 타마타마님 또한 “진짜 어이가 없는 것도 정도가 있지, 목금토 변기로 넣고 물 내리고 어설픈 보상으로 퉁치시게?”라고 언성을 높였죠.
이처럼 ‘뿔’난 유저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넥슨도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2차 롤백 후 일주일만인 4월 9일 긴급 유저 간담회를 열어 사태의 원인을 해명하고, 보상책에 대해서도 논의했죠. 유저들 앞에 선 넥슨 박정무 실장은 새롭게 도입한 ‘트레이드 2.0’이 문제를 일으켜 게임 밸런스가 뒤틀렸고, 더 큰 피해를 막고자 어쩔 수 없이 롤백을 선택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서 박 실장은 당장의 보상뿐 아니라 앞으로의 재발 방지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만약 3차 롤백이 발생한다면 스스로 자리를 내놓겠다고 선하기도 했죠. 이미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유저들을 저버린 만큼, 어지간한 공약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고 본 겁니다. 유저 간담회에서 실장을 담보로 내세울 만큼, 넥슨의 각오가 확고하다는 뜻이겠죠.
과연 넥슨은 유저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게임메카 ID 돈슨님은 “결국 그는 자리에 물러나게 되고...“라며 박 실장이 자리를 내놓으리란 예언을 남겼고, 게임메카 ID 트레이너님 또한 “잘 들어라. 애초에 기대를 하니까 배신을 당하는 거다. 처음부터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할 일도 없지.”라고 자조했죠. 다만 게임메카 ID E드기어님의 “그래도 저정도면 역시 넥슨이구나 싶네요. 모 게임은 변명만 하기 바쁘던데”라는 말처럼 옹호하는 의견도 적잖습니다.
현재 박정무 실장의 입장은 이를테면 타석에 오른 4번 타자와 같습니다. 벌써 투 스트라이크를 먹었는데 여기서 한번이라도 더 공을 허용하면 그대로 ‘삼진아웃 체인지!’가 되는 상황이죠. 이 경기에서 패하면 잃는 것은 단순한 승점이 아니라, 유저의 신뢰가 될 겁니다. ‘피파 온라인 3’를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넥슨의 그림 같은 선방을 바라 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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