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언차티드는 6월에도 쌩쌩, E3 효과는 글쎄
2016.06.30 18:07 게임메카 이찬중 기자
연재코너인 '매장탐방' 취재를 위해 용산과 국제전자센터를 매달 방문하지만 가는 발걸음은 그때그때의 기대감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5월에는 올해 기대작이었던 '언차티드 4'나 '용과같이 극'이 출시되어 기쁜 마음으로 가볍게 달려갔다. 물론 하나 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사실 이번 6월도 출발할 당시만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6월은 콘솔 게임의 대표 행사라 할 수 있는 'E3'가 있는 달이다. 특히 올해는 소니가 발표한 수십 종의 대작 타이틀과 MS 신형 Xbox 2종이 있었기에 기대감은 사실 더 컸다. 게이머들의 분위기가 한 껏 올라 매장을 자주 찾았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기대감과 매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E3' 영향은 사실상 거의 없었다. 다만 '언차티드 4'와 같은 5월 출시 작품들이 아직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 '슈타인즈 게이트 0' 같이 새로 발매된 일부 작품들이 받쳐주면서 매출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 용산전자랜드 동서게임과 나진전자상가...
▲ 그리고 국제전자센터에 위치한 CD마을을 방문했다
멈출 줄 모르는 5월 대작 활약에, 신작이 힘 보탰다
6월 게임매장의 최대공신은 바로 ‘언차티드 4’와 ‘용과 같이 극’이었다. 5월에 순식간에 매진되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던 두 타이틀은 이번 달에도 꾸준히 판매되며 비수기 성적 견인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삼국지 13’, ‘진격의 거인’, ‘스타오션 5’ 그리고 ‘슈타인즈 게이트 0’ 등 여러 신작에도 판매 1위와 2위를 굳건히 지킬 정도로 여전히 뜨거운 인기였다.
매장 관계자들 역시 5월의 대작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고 평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보통 6월에는 손님이 줄어드는 편인데, ‘언차티드 4’ 같은 대작 덕분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며, “특히 ‘용과 같이 극’도 의외로 호평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고 늦게라도 게임을 찾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 5월에 이어,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 두 타이틀
물론, 신작도 힘을 어느 정도 보탰다. PS4로 출시된 ‘진격의 거인’과 ‘슈타인즈 게이트 0’도 판매량에 기여했다. 실제로 두 작품은 위의 대작들에 이어, 가장 많이 판매된 타이틀로 나란히 꼽혔다. CD마을 매장관계자는 “’언차티드 4’와 같은 대작 수준은 아니지만, 이번에 ‘진격의 거인’과 ‘슈타인즈 게이트 0’가 나름 선방하며 전반적인 성적 유지에 힘을 더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 신작들도 성적 유지에 어느 정도 힘을 보탰다
▲ 일부 매장에서는 '진격의 거인'이 6월의 인기 타이틀로 꼽히기도 했다
반면, Xbox 진영은 신작의 부재로 부진했던 5월에 이어, 6월도 특별한 변화 없이 침묵으로 보냈다. 실제로 6월에도 특별한 독점작 출시가 없었고, 그렇다고 5월처럼 프로모션 이벤트도 진행하지 않아 큰 성과를 내기 힘들었다. 동서게임 관계자는 “6월에는 ‘E3’도 겹치고 그래서, 약간은 쉬어가는 느낌으로 넘어갔다”며, “그래도 키넥트 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며, 성적을 유지하는 선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 큰 성과는 없어도, 의외로 꾸준히 나가는 Xbox One
두터운 팬층의 힘, PS비타 간만에 밀어줬다
사실 올해 초부터, 대표 휴대용 콘솔인 PS비타와 3DS는 매장 성적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매달마다 꾸준히 한국어화 타이틀을 내놓았지만, 언제나 소위 말하는 “아는 사람만 찾는 타이틀”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6월에는 그 형세가 조금 달랐다. 바로 PS비타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슈타인즈 게이트’의 최신작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5pb의 과학어드벤처 시리즈 2탄에 해당하는 ‘슈타인즈 게이트’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작품으로, 애니메이션은 물론 만화, 소설로도 소개된 작품이다. 당시 국내에는 PS비타와 PS3로 한국어화를 거쳐 발매됐는데, 본편에 추가판 ‘비익연리의 달링’을 더한 합본팩이 예약 판매에서 순식간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기록한 바 있다.
▲ '슈타인즈 게이트 0' 덕분에 침체된 PS비타도 '활짝'
이번에 나온 후속작 ‘슈타인즈 게이트 0’는 PS4와 PS비타판으로 발매됐는데, PS4판 못지 않게 PS비타판도 만만치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일부 매장에서는 PS비타판을 찾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슈타인즈 게이트 0’의 경우, 전작이 PS비타로 발매된 작품이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름 상승폭을 기록한 PS비타와 달리, 별다른 타이틀이 없던 3DS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신작으로는 ‘마리오와 소닉 리우 올림픽’과 ‘에르미나쥬 이문록 환세요마전’이 출격했지만, 실제로 학생 손님 수가 줄면서 전월에 출시한 ‘마리오와 루이지 RPG: 페이퍼 마리오 MIX’와 ‘마리오와 소닉 리우 올림픽’이 소소하게 나간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 3DS 입장에서는 눈길 끌만한 신작이 절실하다
7월 게임매장, 여름방학에도 기대감은 반반
7월에 대한 평가는 매장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이는 7월 출시작 중에 기대할만한 작품이 현재로서는 딱 하나고, 어떤 면에서는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매장마다 기대치가 다르게 나타났다.
먼저 용산 매장관계자는 “7월에는 여름방학도 시작되면서, 손님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지만 타이틀이 적어 걱정된다”며, “기대작인 ‘슈퍼로봇대전 OG 더 문 드웰러즈’가 버티고 있지만, 하나만 가지고 얼마나 큰 성과를 낼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익숙한 로봇이 등장하는 판권작이 아니라, 큰 기대는 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반면, 국제전자센터의 매장 관계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슈퍼로봇대전 OG 더 문 드웰러즈’ 대작 출시 효과와 더불어, 손님이 크게 늘어나는 여름방학이 자연스레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슈퍼로봇대전 OG’ 신작 외에도 이미 5월부터 6월까지 출시된 작품들이 나름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7월에는 모처럼 상승세를 기록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 이번 7월 기대작 '슈퍼로봇대전 OG 더 문 드웰러즈' (사진제공: BNEK)
Xbox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동서게임도 7월에 대해서는 비교적 밝은 전망을 내놨다. 당장의 효과는 없었지만, ‘E3’를 기점으로 콘솔 관심이 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MS는 이번 ‘E3’에서 신형 콘솔과 하반기 출시 독점작 등을 발표하면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모은 바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8월 출시될 슬림형 모델 ‘Xbox One S’에 대한 유저 관심도 늘어난 편이다.
동서게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아서 섣부른 판단은 이를 수도 있겠지만, ‘데드라이징 4’와 ‘기어즈 오브 워 4’ 등 하반기 한국어화 독점 타이틀들이 발표된 덕분에 7월 하드웨어 판매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며, “여기에 여름방학이라는 특수가 겹치면서, 성적에 상승세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Xbox One S' 국내 판매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