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처럼, 팬심으로 완성되는 영화 '킹스글레이브 파판'
2016.08.25 22:04 게임메카 김헌상 기자
▲ '킹스글레이브: 파이널 판타지 15'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일본을 대표하는 RPG ‘파이널 판타지’ 최신작 ‘파이널 판타지 15’가 기나긴 산고 끝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6년 ‘파이널 판타지 13’ 프로젝트에 소속된 ‘파이널 판타지 13 베르서스’라는 이름으로 첫 공개된 이후 약 10년 만의 일이다. 그 사이에 ‘파이널 판타지 15’로 이름이 바뀌고 히로인이 변경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여기에 전작 ‘파이널 판타지 13’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작을 고대하는 게이머가 많았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15’를 금방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9월 발매를 계획해두고 있었지만, 완성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출시일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10년에 가까운 기다림을 생각하면 2개월 정도는 별 것 아니지만, 그래도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이에 스퀘어 에닉스가 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영화 ‘킹스글레이브: 파이널 판타지 15(이하 킹스글레이브)’다. 오는 25일 국내에 개봉한 ‘킹스글레이브’, 과연 기다림에 지친 팬들을 위로해줄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봤다.
▲ '킹스글레이브' 로고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머리카락 한 올까지 그대로! 화려한 풀 CG
‘킹스글레이브’는 주인공 ‘녹티스’의 나라인 루시스 왕국이 니플헤임 제국에 함락당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루시스 왕국을 다스리는 ‘레기스 왕’, 제국의 지배를 받는 테네브레아 공주 ‘루나프레아 녹스 플뢰레’, 그리고 마법을 사용하는 특수부대 킹스글레이브에 소속된 ‘닉스 울릭’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본편이라 할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 15’에서 자세한 내막이 공개되지 않은 수도 ‘인섬니아’ 함락과 ‘레기스 왕’의 사망 등을 더욱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일종의 ‘프리퀄’인 셈이다.
▲ 이야기의 중심, '레기스 왕'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 한 미모 자랑하는 '루나프레아'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 강력한 '킹스글레이브' 대원 '닉스 울릭'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영화는 이전 흥행에 성공한 ‘파이널 판타지 7: 어드벤트 칠드런’과 같은 풀 CG다. 즉, 등장하는 배경이나 캐릭터 등이 전부 실제가 아닌 CG인 것이다. 그리고 스퀘어 에닉스는 훌륭한 CG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6년 나온 ‘어드벤트 칠드런’에서도 뛰어난 영상미와 연출을 보여줬는데. 여기에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가장 먼저 캐릭터다. ‘닉스’의 피부나 턱수염의 질감, ‘레기스 왕’의 주름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루나프레아’의 눈동자 등 캐릭터 외모를 CG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완성도로 구현되었다. 여기에 움직임까지 최대한 현실적으로 보이게끔 심혈을 기울였다.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는 '리베르투스', 도망치려는 '루나프레아'를 잡는 '레이부스' 등 다양한 장면에서 캐릭터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가끔은 옷자락의 흔들림이나 손가락 움직임 등 미세한 부분이 약간 어색해 보이는 순간도 있었지만 몰입감을 해치는 수준은 아니다. 영화 전체는 ‘실사 뺨친다’고 해도 무방하다.
▲ CG의 완성도는 아주 높다!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여기에 CG를 사용했기 때문에 빛을 발한 부분도 있다. 게임에서 볼 수 있던 화려한 액션이 스크린 안에 그대로 구현된 것이다. 특히 주인공 ‘닉스’가 특기로 사용하는 순간이동 마법이다. ‘파이널 판타지 15’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기를 던지고, 그 무기의 위치로 순간이동하는 기술이다. 영화 속에서도 그 기술을 쓰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데, 푸른 입자가 흩어지는 연출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속도감 등이 게임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이외에도 크리스탈처럼 보이는 마법 방어막이나 제국의 비행선, 거대한 괴물 ‘데몬’ 등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 속도감있는 액션이 묘미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자세한 내용은 게임에서 확인하세요?
‘킹스글레이브’ 전체적인 만듦새는 훌륭하다. 여기에 ‘파이널 판타지 15’ 팬이라면 마지막의 쿠키영상까지 포함해 환호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기자 역시 ‘루시스 왕궁’이나 주인공 일행이 타는 자동차 등 체험판 등에서 확인했던 것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그 때마다 ‘나 저거 알아’라는 생각이 들며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 '플래티넘 데모'에서 보던 '루시스 왕궁'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또, 전체적인 줄거리 역시 ‘파이널 판타지 15’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한다. ‘닉스’는 제국의 침략으로 인해 고향 ‘갈라흐드’를 잃어버린 인물로, 전쟁에서 크게 활약하지만 ‘이방인’ 취급을 받아 갈등을 빚는다. 제국의 침략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니플헤임 제국’ 군대를 이루는 ‘마도병’ 부터 거대한 몸집으로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몬’, 웃음 뒤에 사악한 꿍꿍이를 지니고 있는 제국의 수상 ‘아딘 이즈레아’, 스토리의 열쇠를 쥐고 있는 ‘루시스의 옛 왕’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했다. 이처럼 영화를 보며 게임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 악역인 '엘드켑트' 황제(좌)와 '아딘 이즈레아'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15’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관람객에게 온전한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전체적인 내용이 이후 이야기를 담을 게임 본편을 의식하고 있어, 완결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녹티스’를 ‘미래를 구할 인물’로 언급하지만 ‘녹티스’가 무슨 인물인지는 알기 어렵다. 또, ‘루시스 함락’ 외에 어떤 위기가 닥치는지도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이어진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처럼 '아는 사람만 재밌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녹티스' 등장은 사실상 여기가 끝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팬을 위한 선물, ‘킹스글레이브’
‘킹스글레이브’는 스퀘어 에닉스의 발전된 CG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이다. 2시간 남짓의 러닝 타임 동안 눈이 즐거워지는 액션이 충분한 재미를 주었다. 여기에 게임에 담기지 않는 뒷 이야기를 담아 ‘파이널 판타지 15’에 대한 기대감도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게임을 플레이하면 더욱 폭넓게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영화에 나왔던 요소가 등장하면 반가움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팬이 아닌 사람에게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이전부터 ‘파이널 판타지 15’를 기다려 왔다면, ‘킹스글레이브’는 반드시 챙겨보자.
▲ '파판 15'를 완벽하게 즐기려면 반드시!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